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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제신탁투자공사(ITIC) 재편
지난 98년 10월 광저우 국제신탁투자공사(GITIC) 폐쇄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국내 금융기관이 재차 이달 들어 하이난 국제신탁투자공사(HITIC) 파산으로 4백만 달러를 떼이게 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중국의 국제신탁투자공사(ITIC)의 현황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2월 전국 2백39개의 ITIC를 40-50개사로 재편하는 안을 내놓았다.
중앙 정부 산하의 ITIC로는 CITIC(중국국제신탁투자공사)와 중매(中煤)신탁투자유한유한책임공사, 중국경제개발신탁공사 3社만 존속시키기로 결정, 지난 8월 교육부 산하 중국교육과기신탁투자공사가 문을 닫았다.
그러나 지방에선 청산절차를 밟고 있는 GITIC를 제외하곤 DITIC(다롄국제신탁투자공사)와 이번의 HITIC만이 명확한 정리 방침이 세워졌을 뿐이다. 나머지 ITIC의 재편 작업은 별다른 소식이 들리지 안는걸 보면 난항을 겪고 있는게 틀림 없다.
그 배경으로는 3가지가 거론된다. 우선 ITIC 경영이 방만하게 이뤄진 탓에 정확한 재무상태를 파악하는데 시간이 걸리고 있다. 2년전 파산한 GITIC 경우 재무상황을 집게하는 작업이 1년 넘게 진행되고 있다.
DITIC도 98년 10월 채무불이행 상태에 들어간지 2년이 경과해 파산 방침이 겨우 공식 발표됐다. 정부계 금융회사인 ITIC는 대체로 간부의 부패와 연루돼 있어 실태 파악이 정말 어려운 실정이다.
다음으로 대외채무의 상환협상이 좀처럼 진척되지 않고 있다. 중국 정부의 재정지원이 한정돼 있기 때문에 실제로는 지방 정부가 채무를 떠앉고 있다. DITIC 경우는 자산이 부채의 20%에도 못미치고 있다. 그래서 시정부가 채무의 60%를 3개월안에 상환할 것을 약속하고 채권은행이 고통을 분담하는 식으로 겨우 처리됐다.
하지만 다롄만큼 재정이 풍부하지 못한 다른 지방은 DITIC 이상의 채무경감을 요구하고 있다. 채권자인 외국 금융기관은 이에 강한 불만을 표시,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져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ITIC의 장래에 대한 불안감이 팽배하다는 점이다. 원래 ITIC 업무는 수탁받은 자금과 자산을 운용하고 관리하는 것으로 제약돼 있다. 다만 이런 식으로는 사실상 생존이 어렵기 때문에 대부분은 예금 상업대출 증권매매 등의 업무를 같이해 왔다. 정부의 재편안은 이런 규정외 업무를 금지하고 있어 앞으로 수익을 올릴 전망이 희박해 졌다.
거시경제 환경이 호전되면서 중국의 국제신용도 서서히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다. 얼마전 국제적인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는 7개 중국은행 신용등급 전망을 네거티브(부정적)에서 스테이블(안정적)로 상향 조정한 사실은 이를 뒷받침하는 증좌이다.
그러나 ITIC 재편 작업이 지연되면서 국내금융시스템의 대외신용 회복에는 아직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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