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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신문업계 적자생존 시대로
관명매체 중심으로 무풍지대로 군림해온 중국 신문업계가 시장경제의 진전에 따라 적자생존의 시대를 맞고 있다.
이는 공산당과 중앙-지방 정부에 의해 발행되는 거의 모든 신문에 대해 대대적인 민영화를 추진하는 개혁 방침이 세워졌기 때문이다.
경제발전과 함께 전분야에서 급속히 진행되는 시장경제화 물결이 '당-정의 입(대변자)'로 확고한 지위를 누려온 신문에도 파급되고 있는 것이다.
당중앙과 국무원의 중앙판공청은 이달 초 관영매체의 정기구독제도를 개정한 실시세칙을 발표했다. 세칙은 정기구독제의 개정 뿐만 아니라 향후 각 신문사의 경영형태와 폐간 방침까지 언급해 주목을 끌었다. 중국내 신문사의 정리와 통폐합을 사실상 규정하는 대담한 개혁방침이 포함된 탓이다.
이후 시사 주간잡지 신문주간(新聞週刊)은 8월11일자호를 통해 '당-정이 관할하는 신문사의 대부분이 강제적으로 죽음을 강요당하게 될 것이다'라고 지적, 사상최대의 신문 통폐합 작업이 임박했음을 강조했다.
세칙에 따르면 전국지 경우 신문사와 당-정이 인력 경영 발행에서 완전 분리하도록 규정했다. 발행부수의 절반 이상이 개인 독자가 아닌 신문은 발행을 중단하게 했다.
지방지는 각 성-자치구-직할시 차원의 당기관지를 1개로 제한하는 한편 성급 이하 업계지는 폐간하도록 했다.
시사 주간지 재경(財經) 7월20일자호는 9월 말까지 시행되는 이번 개혁으로 전국지 경우 인민일보(人民日報) 광명일보(光明日報) 경제일보(經濟日報) 3개지만 기존 형태대로 존속하고 나머지 당-정 관련 기관지와 업계지는 주관 부서에서 분리해 기업법인으로 신규등록해야 한다.
2002년 현재 중국에서 발행되는 신문은 2137개로 연간 총발행부수가 380억부에 달한다. 이중 전국지는 212개고 나머지는 성급 지방지 771개와 시급 893개, 현급 261개이다.
개혁 조치로 정리-통합 대상으로 된 당-정 산하의 신문은 대략 1000개 이상으로 절반을 넘는 신문이 금후 존폐의 기로에 서게 됐다. 인민대학 여론연구소의 위궈밍(喩國明) 소장은 "전체 신문 가운데 8분의 7 정도가 기업법인으로 운영되고 최종적으로는 50%의 신문이 시장에서 도태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신문사의 민영화가 진척되면서 다른 업종과 마찬가지로 시장 메커니즘이 작동돼 '팔리지않는 신문'은 시장에서 사라진다는 얘기이다.
살아남는 신문은 10% 이하로 까지 점치는 전문가도 있어 중국에서도 이제 신문간 생존을 건 치열한 경쟁이 전개될 전망이다.
지난 49년 공산정권 수립이래 중국에선 공산당이 신문의 경영과 편집권을 사실상 장악해 왔다. '신문은 당의 모든 정책을 실현시키고 인민에 호소하는 첨병, 제창자가 돼야 한다'는 신문공작수첩의 내용처럼 신문은 '당의 대변자'로 자리매김돼 왔다.
그러나 80년대 본격화한 개혁-개방 노선으로 신문사의 경영이 다각화하고 독립채산제를 취하는 등 완만한 시장화가 시도됐다. 당국의 통제를 받지만 독자를 의식한 지면을 내놓는 신문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팔리는 신문은 경영에 직결되고 사회적 영향력과 직원의 처우에도 반영되게 됐다.
이러한 추세는 신문의 종류에서도 나타났다. 개혁-개방을 개시한 80년 361개에 불과했던 신문이 10년후인 90년에는 1446개로 급증했다. 또한 당양화가 진행돼 전국지 말고도 지방지, 전문지가 발행되면서 독자 쟁탈전이 벌어졌다.
이번 신문사에 대한 개혁에 따라 9월부터 일정 요건을 갖춘 민간기업에 신문의 발행권과 판매권을 정식 부여할 예정이다. 주식 취득은 40%까지로 제한되지만 앞으로 지면의 다양화, 경영의 건전화가 가속화하는 것은 틀림없다.
다만 다수의 신문이 도태되면서 파생하는 문제점이 없도 않을 전망이다. 각 신문이 개별적으로 보유한 발행허가번호(刊號)의 무분별한 판매가 예상되며 급속한 개혁이 신문업계에 혼란을 초래할 가능성도 지적된다.
또한 당의 이념-사상을 통괄하는 선전부의 류윈산(劉雲山) 부장은 개혁에 대해 "당이 언론매체를 관리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 시장화가 추진되더라도 보도 자체의 자유화로 이어질 수는 없다고 못을 박았다.
때문에 다양화하는 신문에 대해 당의 對신문 심사-관리가 금후 어느 정도 강도를 시행될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신문개혁 요점
<전국-지방지 공통>
신문사 직원과 당-정부문 직원의 겸직을 금지한다.
신문사는 자주경영, 독립채산으로 하며 장-정부분이 어떠한 명목으로도 신문사로부터 금전을 징수하는 것을 금지한다.
당-정부문 및 이들의 직원이 신문의 경영활동에 관여하는 것을 금지한다.
<전국지>
당-정부문의 동일기관이 발행하는 복수의 신문을 1개로 통합한다.
독립법인의 자격을 보유하고 지난 5년간에 걸쳐 경영상태가 양호한 신문사는 당국의 비준을 받아 신문을 계속 발행할 수 있다. 이런 조건에 합치하지 않는 신문사는 베이징의 신문출판 집단과 국무원이 비준한 전국 조직으로 전환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신문사는 발행을 중단한다.
공적기관의 독자가 많고 개인독자의 구독 부수가 50%에 달하지 않는 신문은 정간한다.
<성-자치구-직할시 지방지>
당에 의한 각 성 자치구 직할시급 기관지는 하나로 통합한다.
성급 이하의 정법 공안 재정 세무 공상 등 각부문의 신문 발행을 앞으로 불허하며 이미 있는 신문도 발행을 중단한다.
창간한지 5년 이상 됐고 경영상황이 양호하며 개인독자가 발행부수의 80% 이상인 신문은 존속시킨다.
<시-현급 지방지>
당에 의한 시급 기관지는 하나로 통합한다. 시급 각 부분이 발행하는 신문은 정간한다.
당에 의한 현급 기관지의 발행은 금후 불허하며 기존의 것도 정간한다.
<실시일정>
이상 조치는 9월 말을 기해 종료한다. 내년 연간 구독수속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계속 신문을 발행하거나 정간하는 신문사는 9월30일까지 신문출판총서에 보고해야 한다. 분리-통합하는 신문사는 연말까지 서류 제출을 연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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