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또 하나의 버블 경제? - NYT
중국이 2003년 경제성장률이 9.1%라고 발표하기 이틀 전인 18일 미국의 뉴욕타임즈는 ‘중국은 다음 번의 거품인가? (Is China the Next Bubble?)'이라는 도발적인 제목의, 장문의 기사를 게재했다.
중국이 지난해 이룩한 경제적 성취는 전반기 사스(SARS :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엄습하였던 사실을 상기하면 경이롭 까지 하다.
사스가 한창 심각할 당시 극단적인 비관론자들이 내놓은 ‘중국 경제의 좌초’ 전망을 비웃기라도 하는 듯이 중국은 중국 자신이 설정한 목표치인 7%보다 2.1% 포인트 높은 경제성장을 이룩했다.
중국의 이 무서운 성장세는 언제까지 계속될까. 또 그동안 제기돤 갖가지 문제점은 순조롭게 극복될까 아니면 폭발할까.
놀라운 성취에 대한 감탄과 장미빛 전망이 과잉인 상황이라 ‘거안사위(居安思危)’의 시각이 절실히 요구된다. 중국 경제가 우리 경제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 되었기 때문에 더더욱 이러한 시각은 소중하다.
다음은 뉴욕타임즈지의 기사를 요약, 정리한 것이다. 여기서 한 가지 유념할 것이 있다.
중국의 경제의 문제점을 파고든 이 기사가 ‘크루그먼 효과’를 염두에 두고 쓰여 졌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지금부터 10년 전인 1994년 아시아 경제가 무섭게 성장하고 있을 때 미국 MIT대의 폴 크루그먼(Paul Krugman) 교수(현재는 프린스턴대 교수)는 <아시아 기적의 신화>라는 논문을 통해 아시아 경제성장이 효율성에 바탕을 둔 것이 아닌 자본과 노동의 단순한 집약으로 이루어졌을 뿐이라고 평가절하 하며 위기를 예고했다.
이러한 주장은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를 통해 사실로 입증된 것 같았지만 10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돌이켜 보면 그의 지적은 아시아 경제의 아킬레스건을 들춰낸 데 불과했다.
화살을 맞은 아킬레스는 거꾸러졌지만 그렇다고 그리스 군이 붕괴하지는 않았다. 다른 무엇보다 중국 경제의 오늘이 바로 이를 입증해준다.
이러한 ‘색안경’을 쓰고 이 기사에 접근한다면 ‘너무 잘나가고 있어 오히려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는 ’중국 경제를 보다 냉정하게 바라보는 눈을 갖는데 기여할 것이다. <차이나워처 注>
1980년대 말 일본의 거품 경제가 한창일 때 도쿄(東京) 중심가에 위치한 황궁의 땅값이 미국 캘리포니아 주 전체 땅값과 맞먹었다.
1990년대 중반 태국과 인도네시아 거품경제 당시 투기자와 다국적 기업들이 앞 다투어 동남아시아의 기적에 투자를 했다.
미국도 1990년대 말 인터넷과 정보통신 산업에서 거품이 일었다. 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았고 실업률은 최저기록을 갱신했다.
이들 거품은 모두 갑작스럽게 꺼졌고 수백만 가정의 저축이 날아갔으며 많은 사람들이 직장을 잃었다.
중국경제 투자측면서 거품 우려 불러일으켜
2004년에 들어서도 중국경제는 여전히 불침 항공모함처럼 보인다. 일본, 동남아시아 그리고 미국도 거품경제 초기에는 이런 모습이었다.
그러나 맹목적인 공장건설, 투기자본의 과도한 유입, 치솟는 은행 대출 등의 과잉현상은 중국 경제가 특히 투자 측면에서 현재 거품 상태에 빠져 있다는 인식을 갖게 만들고 있다.
거품은 터지기 전까지 몇 년간 버틸 수 있다. 그러나 일단 터지게 되면 아무런 타격을 주지 않은채 꺼지는 법이 없다.
어느 누구도 경제 침체가 중국에 얼마나 해를 끼칠지를 제대로 가늠할 수 없다. 더군다나 중국은 현재 농민의 대거 도시 이주 등 심각한 사회변화를 겪고 있다. 공산당은 매년 성장을 지속시키면서 정통성을 유지하고 있다.
중국정부도 문제점을 의식하고 있다. 지난 몇 주 동안 중앙은행은 은행대출을 줄이도록 지시했다. 이와 함께대형은행 2 곳에 구제금융을 제공하고 주식매각과 긴축경영을 하도록 요구했다.국무원은 지난 3년 동안 생산능력이 크게 증가한 알루미늄과 철강 부분에서 더 이상의 공장을 짓지 말도록 했다.
중국이 세계경제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또 세계의 정치적 안정에 긴요하기 때문에 중국이 경제적 곤경에 처할 가능성에 대해 경제학자들과 중국 전문가들이 진지하게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개혁개방이 시작된 이래 중국이 놀라운 성장을 계속할 때마다 경제적 붐은 마냥 계속되지 않을 것이라는 경고가 끊임없이 제기되었다.
그러나 해가 거듭하면서 중국은 그러한 경고가 잘못된 것임을 입증했다. 물론 중국 경제가 제 궤도에서 이탈한 적도 있다. 잠간 동안이지만 심각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고 외환보유고가 고갈되었던 1990년대 초반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중국의 경제는 중국의 기준으로 보아서도 최근 눈부실 만큼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호경기, 아니 과열경기라는 점을 드러내지 않으려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중국은 8.5%의 경제성장을 이룩한 것으로 나왔다(이 기사가 나온 이틀 뒤 중국은 지난해 9.1%의 경제성장을 이룩했다는 새로운 통계를 발표하였다).
사스로 인해 2분기 동안 성장이 사실상 정체했음에도 이 같은 고성장을 기록한 것이다.
독립적인 경제학자들은 지난해 하반기 중국의 경제가 연간 기준으로 11%내지 13% 성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투자부문 성장세 둔화될 것으로 전망
이러한 가운데 문제점은 이미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정전 사태는 에어컨과 냉장고를 갖춘 많은 가정들이 공장과 전력 사용을 놓고 경쟁함에 따라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2001년까지 보호되어 왔던 자동차 시장의 판매가격이 국제수준으로 낮춰짐에 따라 지난해 자동차 판매가 75% 증가했다. 자동차 공장들은 이 같은 소비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공장을 확대하고 있다.
대부분의 중국 전문 경제학자들은 적어도 공장 건설과 같은 투자측면에서는 올해 중에 성장이 둔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과정은 고통스러울 것이다.
미국의 경우 2001년과 2002년 통신장비 시장이 포화상태에 도달하게 됨에 따라 투자의 약세를 보였다. 그 결과로 이 계통에서 수만 명이 일자리를 잃었고 미국 투자자는 큰 손실을 보았다.
그러나 중국의 소비는 활발하며 저축률은 높다. 때문에 경제침체가 발생하더라도 소비자들 대문에 그 침체는 심화될 것 같지는 않다. 크레디트 스위스 퍼스트 보스턴(Credit Suisse First Boston)의 이코노미스트 타오둥(Tao Dong)은 “(중국경제는) 투자 부문에서는 경착륙(a hard landing)을, 전체적인 경제 성장 분야에서는 연착륙(a soft landing)을 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소비 분야에서는 어떠한 형태의 착륙도 없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중국 경제의 위기는 간접적 경로를 통해 세계에 영향을 미친다. 중국경제의 위기는 다음과 같은 형태로 전개될 것으로 그려볼 수가 있다. 투자 부문에서의 침체의 악순환이다. 이는 가장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그것이 현재로서는 발생 가능성이 높지 않지만 만일 발생한다면 가장 심각한 결과인 정치적인 혼란 혹은 사회 안정의 상실로 이어질 수도 있다.
광둥성 동관에서 컴퓨터 케이블 제조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한 독일인 사업가는 “중국에서 과잉설비 투자는 사업가를 주저하게 만드는 이슈가 아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앞으로 경기가 더 좋아질 것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국내 투자자이건 외국투자자이건 모두 똑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 다국적 기업의 경영자들은 중국을 보다 많은 것을 얻기 위해서는 투자를 계속하는 외에 다른 도리가 없는 시장으로 간주하고 있다. “좋은 기업이라면 그 것이 국내기업이건 다국적 기업이건 간에 마켓 셰어를 늘일 수 있다”라고 핸드폰 제조업체인 노키아사(Nokia Corporation)의 페카 알라-피틸라(Pekka Ala-Pietila) 회장은 말한다.
민간부문 공공부문 막론 투자 평균 수준을 상회
문제는 너무 많은 기업들이 그런 계산을 하고 너무 많이 투자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중국 경제성장의 절반은 투자 관련 지출이다. 민간부문의 프로젝트 뿐만 아니라 고속도로와 댐 등 공공분야의 투자도 정상적인 수준을 훨씬 뛰어 넘었다.
스미스 바니(Smith Barney)의 통계는 1980년대의 일본, 1990년대 중반의 동남아시아, 그리고 1990년대 말의 미국이 모두 몇 년간 평균 수준 이상의 투자를 하였음을 보여주고 있다. 많은 분야에서 설비 과잉이 이루어졌고 결국 거품은 터졌다.
원자재 비용 폭등하면 경쟁력 사라져
중국은 자신만의 특별한 취약점을 키워왔다. 걸신들린 듯이 제조업을 발전시켜 석유와 같은 제품의 가격을 상승시켰다. 그런데 중국은 석유 소비에 있어 미국 다음의, 세계 두 번째의 시장이다. 낮은 임금과 싼 토지비용으로 인해 공장 경영인들은 원자재가 그들 기업의 가장 큰 비용이 되게 했다. 그 결과 원자재 비용이 폭등하면 그들 제품의 경쟁력은 사라진다.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이번 겨울 도매물가에서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것이라고 보고했다. 하지만 문제는 이 것이 소매물가에 얼마나 빨리 전이되느냐하는 것이다. 소매물가 상승은 정치적으로 중요한 도시 거주자들을 동요시킬 것이다.
소비물가가 크게 상승하면 은행들은 이자율을 올리라는 압박을 받게 된다. 이자율이 오르면 대출 비용의 상승으로 중국 기업들의 경쟁력은 더욱 더 저하될 것이다.
중국은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투자의 대폭 감소를 막을 수 있다. 중국의 은행시스템은 아무리 많은 빚을 지고 있는 기업일지라도 그 기업이 정치적 커넥션을 갖고 있다면 충분한 대출을 제공한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사업 사이클 하에서 이러한 지연은 보다 심각한 파국을 초래하는 결과에 이를 것이다.
중국은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미국에 1,250억 달러를 수출했다. 같은 기간 중 미국으로부터 수입한 액수는 단지 220억 달러였다. 미국과의 교역에서 발생한 흑자는 이 기간 중 중국의 총생산의 9%에 달한다. 정상적인 것이 아니다.
미국과의 교역의 급속한 확대와 지속적인 수지 불균형은 중국의 수출을 미국 선거전의 타킷이 되게 하고 있다. 지난 몇 달 동안 미국의 무역관리들은 컬러 TV에서 가구와 브래지어에 이르기까지 중국산 물품에 대해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는 법률적 절차를 밟아왔다.
전면적인 무역전쟁을 회피할 목적으로 베이징은 일본의 예를 따르고 있다. 그것은 구매사절단을 미국에 파견하는 것이다. 지난 2개월 동안 중국은 110억 달러 어치의 미국 제품을 사들이겠다고 약속했다. 물론 이 규모는 중국 측 계산에 따른 것이다. 이중에는 중국 현지 완성차 생산을 위한 제네랄 모터스 사의 부품 수입과 같이, 어차피 이루어지게 되어 있는 것도 포함되어 있었다.
미국의 수입제한 확대 중국 및 주변국 경제에 타격
아직까지 중국 제품에 대한 미국의 수입제한은 그 비율이 아주 낮다. 그러나 그 제한이 커지면 그 것은 곧바로 중국 경제의 침체로 이어질 것이며 중국에 부품을 제공하는 아시아 국가들에게도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다. 그 부품은 중국에서 조립되어 수출되기 때문이다.
중국 경제의 침체는 결국 은행의 위기를 가져올 것이다. 중국의 은행은 부패와 정치적 영향력에 점철이 되어있다. 중국의 은행은 부실대출 규모가 전체의 45%로 관측되고 있는데 이는 아주 높은 비율이다.
중국의 은행들은 지난해부터 새로운 대출관행을 빠르게 정착시키려 하고 있다. 수출업자, 외국 투자자, 그리고 투기꾼들은 많은 액수의 달러를 예치해야 한다. 달러 소지자가 인민폐의 가치를 떨어드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은행들은 많은 예치금을 기초로 대출을 확대했다. 그 결과 지난해 대출은 21.4%가 증가했다.
“세계경제는 미국의 재정적자 확대와 중국의 대출 증가에 의해 부양되고 있다. 만일 이러한 흐름에서 하나라도 삐끗하면 여타 지역의 경제는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된다”라고 스미스 바니(Smith Barney)의 아시아 채권 수석 전략가 아자이 카푸르(Ajay Kapur)는 말한다.
저축을 하려는 중국인들은 그들의 돈을 국유은행에 맞기는 외에 보관할 다른 방도가 없다. 이들 예금들은 모두 정부가 보장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은행 시스템이 수렁에 빠짐에 따라 이러한 안전성도 위협을 받고 있다.
중국 관리들은 채권 판매를 통해 과잉대출과 인플레이션을 막을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만일 중앙은행이 채권을 달러를 사들이는 속도보다 더 빠르게 팔 수 있다면 이론적으로 은행은 이전보다 현금을 적게 갖게 된다. 이렇게 되면 대출의 과잉 증가와 통화공급을 줄일 수 있어 결과적으로 인플레이션을 막게 된다는 것이다.
골드만 삭스(Goldman Sachs)의 이코노미스트 량 훙은 만일 최근처럼 달러를 사들이기 위해 수십억 위안을 추가로 경제에 쏟아 넣는다면 중앙은행은 결코 이를 흡수할 수 없을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중국의 금융 통제망을 뚫고 '핫머니(hot money)'가 중국으로 급속도로 유입되고 있다. 량 훙은 “중국 중앙은행이 통화공급에 대한 통제력을 잃을까 우려된다”라고 말하고 있다.
지난 세기 마지막 25년간 서구인들에게 가장 인상적인 것은 바로 중국 경제의 급속한 성장이었다. 그러난 수억의 중국인들에게 그 시기는 다른 의미를 갖고 있다. 그 것은 중국을 한 세기 이상 짓누르던 전쟁과 내부 갈등으로부터 벗어났다는 것이었다.
천안문 유혈진압 이후 비록 공포에서 비롯된 것이기는 하지만 중국은 비교적 정치적 안정을 유지했다. 그러나 그러한 안정의 기운이 점차 엷어져 가고 있다.
후진타오 주석은 경찰의 권한을 축소시키려하고 있고 사회을 좀 더 개방적으로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 인권단체들은 노동자들과 해고된 근로자 및 퇴직자 들 사이에서 시위가 증가하고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이들의 시위의 배경에는 치불임금과 복지혜택의 축소가 도사리고 있다. 또한 중국 내 많은 사람들은 홍콩에서 지난 7개월 동안 민주화 인사들에 의해 조직된 대규모 시위가 여러차례 발생한 사실을 알게됐다.
이러한 움직임 중 어떤 것이 중국의 안정을 뒤흔들 만큼 강력한 것이 될는지는 각자가 추측할 바이다. 보다 민주화된 체제로의 평화적 전환은 그 이행이 천천히 이루어진다면 가능할 수 있다.
그러나 경제가 급속하게 둔화된다면 정치적 불안정이 뒤따르게 될 것이다. 그 것은 중국 뿐만 아니라 세계 다른 지역 전체에도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이다.
관련기사
▶중국 통화팽창 사이클 진입
▶중국 경제과열 현상 거품우려
▶中 10개 성-시 올 겨울 전력부족 심각
▶中 금융체제 심각한 위협 직면
▶中경제 어디서 얼마나 과열되고 있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