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毛澤東 전 주석, 영어 구사력 상당했다
중국에 공산 정권을 수립하는데 절대적인 공헌을 한 마오쩌둥(毛澤東 1893~1976년) 전 국가주석이 생전에 상당한 영어 구사력을 발휘했던 것으로 밝혀져 뒤늦게 화제가 되고 있다.
화교용 통신 중국신문사 온라인판 중신망(中新網)은 11일 마오쩌둥의 영어 실력이 어느 정도였는지를 과거 일화와 본인의 발언 내용을 인용해 소개했다.
통신에 따르면 꾸준한 독서를 통해 역사와 문학 등에 해박한 지식을 쌓은 마오쩌둥이 일반적으로 만년에 이르러서야 영어를 배우기 시작했다고 널리 알려졌으나 이는 잘못 전해진 것으로 그가 영어를 처음 학습한 것은 17살 쯤이라고 한다.
1910년 고향집을 떠난 마오쩌둥은 신식학당 둥산(東山) 소학에서 일본 유학행 출신 교사에게서 영어를 배웠다,
마오쩌둥의 영어 수준에 대해선 영어에 능통했던 것으로 자타공인하는 저우언라이(周恩來) 전 총리가 평가한 적이 있다.
저우 전 총리는 "마오 주석이 알고 있는 영어 어휘 수가 나보다 훨씬 많다"고 공치사가 아니라 정색을 하며 칭찬했다.
마오쩌둥은 1966년 10월1일 천안문 광장에서 열린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17주년 경축사 내용 중 '자산계급반혁명노선'이란 문귀를 놓고 당내 대립이 야기되자 영어 용어를 써가며 분규에 종지부를 찍게 했다.
그는 '자산계급반동노선'이라는 완화된 용어를 제시하면서 관련 용어가 "원래 Counter-revolutionaryLine(반혁명노선)에서 Anti-revolutionaryLine(반대혁명노선)으로 고쳐졌고 최종적으론 ReactionaryLine(반대노선)을 사용하는 게 좋다"고 명쾌하게 설명했다.
마오쩌둥과 저우언라이 사이에 영어와 직접 연관된 에피소드가 있다. 1974년 12월23일 병환의 몸을 이끌고 저우가 창사(長沙)를 찾아 마오에게 제4기 전인대 준비상황을 보고했다.
이때 마오는 '문혁 4인방' 중 하나로 후계자 물망에 올랐던 왕훙원(王洪文) 부주석을 가르키며 "덩샤오핑(鄧小平) Politic가 그(왕)보다 강하다"고 밝혀 사실상 덩의 정치적 지위를 확립해 줬다.
마오쩌둥이 사후 덩샤오핑이 최고실력자로 등장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은 이 사건은 역사적으로 '창사 결책(長沙決策)'으로 불린다.
통신은 마오쩌둥이 방중한 외국 요인과 회담할 때도 자주 영어를 사용했던 것으로 전했다. 일례로 마오쩌둥은 1975년 4월18일 북한의 김일성 주석을 만났을 당시 제일성이 '웰컴(Welcome)'이었다.
마오쩌둥은 이어 중국어로 "내 영어발음이 그다지 좋지 않다"고 부끄러운듯 말하면서 김일성을 맞이했다.
그는 정상회담을 마친 김일성이 자리에서 일어나려 하는 순간 "잠깐, 조선에선 식사할 때 아직 젓가락을 쓰고 있습니까? Two sticks?"라고 다시 영어를 사용했다.(젓가락은 영어로 'two sticks'이 아닌 'chopsticks')
또한 마오쩌둥은 1970년 12월18일 미국의 신문기자 에드가 스노와 5시간에 걸친 인터뷰를 하는 동안 단어 20개를 이용해 문화대혁명을 설명할 정도로 상당한 영어실력을 과시했다.
다만 마오쩌둥은 자신의 영어 구사력이 대단치 않는 겸양을 보였다고 한다. 미국의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과 대담하는 자리에서 그는 "영어단어를 여러 개 알고 있기는 하지만 문법은 잘 모른다"고 토로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