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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北島의 ‘대답’과‘일무소유’
※ 로고는 2003년 중국 허난성에서 발견된 눈(目) 모양의 글자로 지금까지 발견된 문자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관련기사 보기
한 고교 후배가 카톡을 통해 한 주에 2~3 차례 꼴로 세계의 시의 바다에서 정성스레 길어 올린 시를 보내주고 잇다.
며칠 전에는 비정치 성향의 몽롱파 시인에서 출발했으나 이제는 국제적으로 중국의 저명한 저항 시인의 한 사람으로 자리매김되고 잇는 베이다오(北島)의 시 한수를 보내왔다.
1989년 천안문 시위 당시 천안문 광장 벽에 지천명을 막 넘어선 51세의 시인이 써붙여 걸었다는 그 시의 제목은 '대답'이었다.
그 시를 읽고 천안문 광장의 남녀 대학생이 우리나라 80년대 시위 현장에서 양희은의 '아침 이슬'처럼 함께 불렀던 추이젠(崔健) '일무소유'의 절규에 대한 대답처럼 느꼈다.
추이젠이 '어제와 오늘'을 외쳤다면 베이다오는 '오늘과 먼 미래'를 예언한 셈이다.
다음은 베이다오의 시 '대답'과 추이젠의 '일무소유' 가사다 <盲瞰圖子>
대답
베이다오(北島)
천박함은 천박한 자들의 통행증,
고상함은 고상한 자들의 묘비명,
보라 저 도금한 하늘에,
널브러진 사자(死者)들의 그림자가 가득 휘날린다.
빙하기는 지났건만,
왜 도처엔 얼음뿐인가?
희망봉은 발견되었건만,
왜 사해(四海)는 수많은 배들이 서로 다투는가?
내가 이 세상에 올 때에는,
단지 종이 · 오랏줄 · 그림자,
그리고 심판 전,
판결문을 읽기 위한 목소리를 가져왔을 뿐이다:
너에게 알리노라, 세계여
나-는-믿-지-않-는-다!
너의 발아래 천 명의 도전자가 있다 할지라도,
나를 천한 번째 도전자로 삼아다오.
나는 하늘이 파랗다는 걸 믿지 않는다,
나는 천둥의 메아리를 믿지 않는다,
나는 꿈이 거짓임을 믿지 않는다,
나는 죽음의 대가가 없다는 걸 믿지 않는다.
만일 바다가 제방을 무너뜨리는 것이 기정사실이라면,
모든 쓴 물을 내 가슴속에 들이 부으리,
만일 육지가 솟아오르는 것이 기정사실이라면,
인류에게 생존의 봉우리를 다시금 선택하게 하리.
새로운 호전의 기회와 반짝이는 별들이,
훤히 트인 하늘을 수놓고 있다,
그것은 오천 년의 상형문자,
그것은 미래의 사람들이 응시하는 눈. ―「대답」
김도연 역
일무소유(一無所有)
추이젠(崔健)
난 일찌기 쉬지 않고 물었지,
넌 언제 나와 함께 갈 거냐고.
하지만 넌 오히려 줄곧 내가
아무 것도 가진게 없다고 웃었지.
너에게 내가 추구하는 걸 줄께,
내 자유 또한 줄께.
하지만 넌 오히려 줄곧 내가
아무 것도 가진게 없다고 웃었지.
오, 넌 언제 나와 갈거니!
오, 넌 언제 나와 갈거니!
발아래 이땅이 지금 가고 있네,
내 주위로 이 물이 지금 흐르고 있네.
하지만 넌 오히려 줄곧 내가
아무 것도 가진게 없다고 웃었지.
왜 넌 끝내 그런 웃음만 짓느냐?
왜 내가 너만 추구해야 하느냐?
설마 너의 면전에 내가 영원히
아무 것도 가진게 없을줄 아느냐?
오, 넌 언제 나와 갈거니!
오, 넌 언제 나와 갈거니!
발아래 이땅이 지금 가고 있네,
내 주위로 이 물이 지금 흐르고 있네.
내가 오래도록 널 기다렸다는 걸 고백하지,
내 마지막 바램은 바로 너라는걸 고백하마.
내가 네 두손을 잡아올리면
넌 바로 나랑 함께 가는 거야.
지금 네 손은 부들부들 떨고 있어,
이 시간 너는 눈물 흘리고 있다구.
너 지금 나한테 고백하는 거지?
나의 아무것도 없음을 사랑하지?
오, 넌 언제 나와 갈거니!
我曾经问个不休
你何时跟我走
可你却总是笑我
一无所有
我要给你我的追求
还有我的自由
可你却总是笑我
一无所有
噢……你何时跟我走
噢……你何时跟我走
脚下的地在走
身边的水在流
可你却总是笑我
一无所有
为何你总笑个没够
为何我总要追求
难道在你面前
我永远是一无所有
噢……你何时跟我走
噢……你何时跟我走
脚下的地在走
身边的水在流
告诉你我等了很久
告诉你我最后的要求
我要抓起你的双手
你这就跟我走
这时你的手在颤抖
这时你的泪在流
莫非你是在告诉我
你爱我一无所有
噢……你这就跟我走
噢……你这就跟我走
噢……你这就跟我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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