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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미국에 새로운 양국관계 틀 제시한다
대미관계 안정 우선해 북한 문제-무역 등 현안에 일정 양보할듯
사드 배치는 원칙적 반대 입장으로 사실상 묵인 관측
6~7일 미국 플로리다 주 팜비치에서 열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은 향후 일정기간 양국 관계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자리로서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양자 간 관계와 공동 관심을 가진 중대 국제문제에 관해 의견을 교환하면서 상호이해를 깊게 하고 협력을 모색하는 기회이다.
미중 관계를 조정해 통상, 북한, 남중국해 등 둘러싼 갈등과 충돌 리스크를 완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월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이래 미중은 항상 긴밀한 소통 체제를 유지했다. 양국 정상이 두 차례 전화회담을 갖고 주요 당국자 간 상호 교류 등을 통해 각각 핵심사안과 관련한 입장을 대체로 정리한 단계에 이르렀다.
3월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방중해 "미국은 충돌하지 않고 대항하지 않으며 상호 존중하고 함께 윈윈(상생)하는 정신으로 대중 관계를 발전시키고 싶다"는 의향을 전달했다.
이는 중국이 이전부터 반복해 강조한 "미중의 공동 이익은 불일치하는 것보다 훨씬 크고 협력이야말로 유일한 올바른 선택"이라는 입장에 대한 화답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더욱이 틸러슨 장관의 발언이 중국이 그토록 갈망해온 미중 양국 간 '신형 대국 관계'를 인정하는 것으로 해석되면서 '외교적 승리'로 해석되기도 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중국의 '신형 대국 관계' 제기에 일절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틸러슨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전언이라는 형태로 시 주석이 오바마 대통령에게 누누이 강조한 '불충돌 불대항 상호존중'이라는 문구를 꺼내 '신형 대국 관계'에 호응했다고 중국은 판단했다.
중국으로선 취임 전에 '하나의 중국' 원칙에 회의론을 내비친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철회한 것과 함께 틸러슨 장관의 발언에 크게 고무됐다.
그래서 중국은 이런 대국적인 전제에서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관계의 발전 방향을 정립하려는 심산으로 양국 현안에 관해선 원칙적인 거론에 그치는 수준으로 대응하고 싶어 한다.
다만 미국 측이 정상회담에선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대한 대응과 통상-환율 등 경제 문제에 초점을 두겠다며 특히 대북 압력 강화를 요청할 방침이라고 나옴에 따라 곤혹스런 모습을 보이고 있다.
외교부의 정상회담 브리핑에서 '북한 문제'를 일언반구도 하지 않은 중국이 CCTV와 환구시보 등 관영 매체를 동원, 미국의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한국 배치와 한미 연합훈련 실시 등으로 인해 한반도 안정을 해치고 긴장을 고조시킨다고 비판에 열을 올리는 것은 이런 처지를 역으로 방증하고 있다.
사실 북한 문제는 중국에는 무엇보다 두통거리이자 딜레마다. 미국은 "모든 선택방안을 테이블에 올려놓았다"며 대북 선제 군사공격까지 경고하고 있다.
중국은 만일에 하나라도 미국이 북한 노동당 위원장 김정은만을 노려 공격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런 극단적인 사태에 대한 중국의 속내는 명확하다. 김정은 축출 후 들어서는 북한 정권이 미국의 영향권에 있게 되고 결국에는 한국에 의한 한반도 통일로 이어지는 것에는 결사적으로 반대한다.
때문에 중국은 정상회담에서 자국이 처한 사정을 설명하면 자국기업의 대북 지원을 차단하는 등 최대한 협조를 약속하는 대신 미국에 군사조치만은 자제하도록 설득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사드 배치에는 원칙적인 반대 입장을 재천명하는 선에서 사실상 미국의 배치 절차 강행을 묵인할 공산이 농후하다.
막대한 대미 무역흑자를 배경으로 하는 통상무역 마찰 등 여타 현안에 대해선 미국 제품의 수입과 대미투자 확대를 제안하면서 중국의 지위와 영유권을 인정하는 새로운 관계 틀을 구축하자고 요구할 것으로 짐작된다.
중국은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들어 남중국해 인공섬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고 환율정책이나 인권문제를 겨냥한 비판도 수그러든 움직임에 기대를 걸고 있다.
시진핑 지도부는 올가을 1인 지배체제를 확립하는 제19차 당 대회를 앞두고 미중 관계의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대미 관계의 악화 특히 중국 경제와 성장에 타격을 가할 수 무역전쟁 발발은 시 주석의 권력기반을 가장 위협하는 요인으로 간주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정상회담이 실망스런 내용으로 끝나는 것을 극력 걱정하는 중국으로선 상대적으로 미국의 요구에는 어느 정도 양보하는 선에서 '모양 좋은' 마무리에 신경을 쓸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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