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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今天動向-4월28일] 脫‘韜光養晦’ but ‘海洋崛起’ not now
시진핑(習近平) 중국 중앙군사위 주석은 결국 바닷가에 모습을 비추지 않았다.
26일 오전 9시 랴오닝성 다롄 항 조선소에서 중국 최초의 국산 항공모함을 바다 위에 띄웠다.
항모는 중국의 두 번째 항공모함이다. '중국 보유 랴오닝'으로 명명된 첫 번째 항모는 구소련이 제작하다가 구소련 붕괴로 중도에 건조 작업을 중단, 완성을 포기한 것을 들여다 개조했다.
중국은 독립한 우크라이나에 방치된 껍데기 선체를 1998년 고철 값으로 인수할 당시 해상 호텔로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물론 알고도 속는 '투명한 거짓말'이었다.
중국은 함포와 레이더 장착을 하고 항모로서 기능할 수 있도록 각종 내부 설비와 장치를 설치하여 버젓한 항모로 만들었다.
2012년 9월 취역한 랴오닝 함은 2016년 12월 항모전단을 이끌고 중국이 설정한 해상 방어선 '제1열도선( 第一列島線, 島連線: Island Chains)
第一列島線, 島連線: Island Chains)'을 넘어가 사상 처음 서태평양 해역에서 훈련을 실시했다. 이어 연말과 연초에 걸쳐 중국이 거의 전 해역을 영해로 주장하여 국제적 분쟁을 빚는 남중국해로 이동훈련을 실시하고 대만해협을 통과하여 모항인 칭다오로 귀환했다.
하나 하나가 중국 해군의 새 역사를 쓴 것이지만 랴오닝 함은 선체 본체는 소련제였다. 외국이 만든 골조에 인테리어와 가구만이 자국산이라는 비유를 일축할 수 없는 형편이다.
따라서 선체 제작에서 내부설비까지 모두 중국인의 손을 거친 이번 항모는 사실상 중국의 첫 항공모함인 셈이다. 새 항모의 이름은 아직 공식적으로 발표되지는 않았으나 산둥(山東)으로 내정했다고 한다.
랴오닝함과 마찬가지로 청나라 말 치욕적인 청일전쟁에서 해전 패전을 상기시키기 위한 의도가 담긴 것으로 여겨진다. 이처럼 의의가 깊고 역사적 의미마저 있다.
중국 첫 항모가 대양(大洋)을 누비기 위한 첫걸음인 진수식에는 판창룽(範長龍) 중앙군사위 부주석 등 군 수뇌부와 장병이 참석했다. 중국 무장 역량을 실제로 지휘하는 인민해방군의 최고위 지휘관이 참석하였으나 군 최고 통수권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이다.
당초 이틀 전인 중국 해군 창건일에 진수 행사를 갖기로 하고 시진핑도 참석하려 하였으나 기상 상황 등으로 일정이 미루어지면서 불참하게 됐다는 말이 나왔다.
그러나 궁색하다. 차라리 한반도 사태 악화와 남중국해를 둘러싼 주변국의 경계감을 의식했다는 해석이 군사 전략적, 외교적 맥락에서 더 설득력을 갖는다.
전장 300여m인 첫 국산항모는 랴오닝 함처럼 러시아 쿠즈네초프급으로 스키점프식 이륙 방식을 채용했다. 재래식 동력으로 배수량은 5만t급이다. 배수량 6만7000t인 랴오닝함보다 규모가 작으나 함재기는 랴오닝함의 두 배인 30대 이상이다. 전체적으로 이번 항모가 랴오닝함 보다 성능이 6배라고 평가되고 있다.
덩샤오핑은 마르크스를 만나는 날과 자신의 최대 역사적 업적인 홍콩의 중국 귀속 일자가 경쟁하는 가운데 "휠체어를 타고서라도 중국 땅이 된 홍콩을 가고 싶다"라는 말을 되내었다.
홍콩은 서세동점(西勢東漸) 시기 중국의 치욕의 상징이었기 때문이다.서세동점 시기 중국의 해군력은 동전 양면처럼 홍콩과 치욕을 상징한다.
대(大) 선단도 아닌 영국 함대에 청나라의 수군 전함은 해전다운 해전을 해볼 수 없어 청나라는 무릎을 꿇고 홍콩을 때어내 주어야 했다.
청나라는 아편전쟁 패전 반세기가 지난 뒤에 벌어진 청일전쟁에서 절치부심하여 육성한 북양 함대는 중국이 섬나라로 깔보던 일본의 연합함대에 괴멸됐다.
전함은 서양에서 도입한 최신 철갑선이었고 해군 수병의 충성심도 높았으나 최고 지도자의 전략 부재, 일선 지휘관의 전술 실패와 무능 등으로 인해 속절없이 무너졌다.
이 패전으로 대만섬은 중국땅이 아닌 일본의 식민지가 되었다.중화민국 시기 해군은 유명무실했다. 침략국의 군함은 중국 해안은 물론 내륙 깊숙이까지 거의 대부분 무혈 진입했다.
공산정권 수립 후에도 중국의 해군력 빈약에서 비롯한 굴욕은 계속됐다.공산중국이 해군을 창설한 때는 공산군이 국민정부 수도 난징을 점령하여 국공내전 승패를 사실상 결정한 1949년 4월23일이었다.
창설 당시 해군 병력은 인민해방군 제3야전사에 소속되어 있던 644명이었다. 그때 인민해방군의 전체 병력은 연이은 승전으로 100만명을 크게 넘어선 상황이었으니 그야말로 대하를 이룬 한 잔의 물, '남상(濫觴)'이 아닐 수 없다.
창설 몇 개월 사이 확보한 함정 수는 다음과 같았다.
투항 국민당 해군의 선박과 노획한 선박 183척(4만여t)
전국에서 징발한 중소선박 169척(6만여t)
침몰한 선박 개조 6척(1705t);홍콩 등지에서 구매한 중고선박 48척(2.5만t)
이들 선박은 대부분 노후하여 제대로 해상작전을 수행할 수 없었다.
인민해방군 해군 창설 2개월 전인 2월25일 영국이 1948년 5월 국민당군에 기증한 중량 7000 t의 순양함 총칭함이 공산당에 투항했으나 미국이 B-29 전폭기를 동원, 3일간 집중 폭격을 가해 3월20일 끝내 침몰시켰다.
국민정부 최대 전함인 충칭호가 그대로 있었다면 공산중국 해군력 강화에 크게 보탬이 되었을 것이다.
공산 세력이 중화인민공화국 수립을 선포한 이해 10월 공산군은 대륙에 거의 붙어 있다시피 한 가까운 거리의 진먼다오(金門島)를 공격했으나 국민당군에 의해 참패했다.
변변치 않은 전함에 수송선조차 낙후하여 그 짧은 거리를 건너는 동안에 병력이 이미 녹초가 되었다. 대만 공격은 아예 엄두도 내지 못했다.
1958년 8월 말 다시 진먼다오를 점령하기 위해 화력을 총동원하여 여러 날에 걸쳐 집중 포격을 가하고 나서 인근 해역에서 해전을 벌였으나 국부군 해군에 참패했다.
이 직전 마오쩌둥은 베이징을 방문한 소련 흐루시초프로부터 중소 연합함대 창설 제의를 받았다. 마오는 중국 해군력 빈곤을 조롱하는 흐루시초프의 제안에 삿대질까지 하며 일언지하에 거부했다.
그런 마오이지만 죽을 때까지 해군력을 강화하지 못했다. 마오는 한국전에서 세계 최강 미군을 한반도 허리 이남에 묶어두는 데 성공하고 핵폭탄과 수소폭탄 그리고 탄도 미사일을 개발하여 중국을 군사적으로는 세계 5대핵 강국의 반열에 오르게 하였다.
하지만 그런 마오도 해군력 강화에는 아무런 기여를 하지 못했다. 해군력은 경제력이 뒷받침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결국 해군력 강화의 토대를 마련한 이는 덩샤오핑이다.
덩샤오핑의 개혁개방이 2개 항공모함을 보유한, 그래서 중국 해군력을 더는 무시할 수 없는 오늘을 있게 한 단초가 되었다.
시진핑은 북한 핵 문제가 악화되지 않았더라면 "휠체어를 타고서라도 홍콩에 가고 싶다"란 말을 한 덩샤오핑의 심정으로 다롄 앞바다에 서고 싶었을 것이다.
'중국몽(夢)'을 캐츠프레이즈로 삼은 시진핑은 중국 해군의 '남상'의 날에 대양으로 향하는, 중국인의 손으로 만들고 중국인이 탄 항공모함을 축하하고 싶었을 것이다.
르네상스 시절 '바다를 지배한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는 신조에서 베네치아 지도자가 '바다와의 결혼' 이란 의식을 정례적으로 치렀던 것처럼 중국의 '해양 굴기'를 선포하는 퍼포먼스를 연출하고 싶었을 것이다.
다만 북한 핵 문제 악화로 일본 열도에 정박 중인 로널드 레이건호와 더불어 동태평양의 3함대 속하는 칼빈슨호가 한반도 해역으로 접근하는 상황에서 이 연출은 도리어 중국 해군의 여전히 미국과 까마득한 거리에 뒤쳐져 있는 민낯을 보여주게 된다.
그래서 시진핑은 해양굴기의 퍼포먼스를 다음 기회로 미룬 것 같다.
덩샤오핑은 1989년 천안문 유혈 진압 후 중국이 국제사회로부터 고립되는 상황에서 20자 방침을 지시했다.
그중 핵심 대목은 '이미 있는 능력을 감추고 실력을 기르면서 해야만 할 일이 있을 때라야만 행동을 하라( 韜光養晦 有所作爲)'였다.
시진핑은 총서기와 국가주석의 타이틀을 모두 거머쥔 직후인 2013년 4월 하이난다오에서 열린 보아오 포럼에서 '중국이 주도적으로 할 일을 하겠다(主動作爲)'를 시사하는 발언을 한 적이 있다.
'주동작위'란 용어는 시진핑이 직접 사용하지는 않았고 그해 초 중국 외교부 산하 출판사가 펴낸 주간 외교전문 '세계지식'이 언급한 것이지만 그가 이후 4년 동안 이끈 중국호의 행보는 이를 실천하는 것이었다.
인공섬 기지 건설을 통해 남중국해 영해 주장을 강화하고 항모를 현재 2척을 포함, 모두 6척으로 늘인다는 계획을 세우고 이를 밀어붙이는 사실은 이를 뒷받침한다.
시진핑이 다롄 앞 바다를 찾지 않은 사실은 그동안 잊고 지냈던 덩샤오핑의 지시를 되새김질하는 증거가 아닐까.
미국은 중국의 첫 국산 항모가 진수하는 날 성주에 사드(THAAD 고고도 방어체계) 전격 배치를 공개했다.
그리고 같은 날 최신형 미니트맨 탄도 미사일의 발사 실험을 했다. 미니트맨 미사일은 사정이 1만km을 넘는다. 북한의 핵 시설을 원격 타격할 수 있다.북한을 겨냥하기도 하지만 중국에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하고 있음을 일깨워 주기 위해서다.
사드를 통해 어떠한 창이라도 막을 '방패'를 환기시킨 뒤 더욱 예리해진, 그래서 어떠한 과녁 도 정확히 뚫을 수 있는 '창'의 성능을 과시한 것이다.
이처럼 전략과 무기의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상황에서 제작과 운용 과정에서 '돈 먹는 하마' 인 항공모함에 대한 과도하고 지나치게 서두르는 집착은 해군력을 무리하게 따라잡으려 하다가 영국과 미국에 무너진 독일과 구소련의 전철이 생각나지 않을 수 없게 한다.
미국의 이런 환기에 시진핑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盲瞰圖子>
▶[주간조선] 덩샤오핑의 유언과 시진핑의 선택(박승준 인천대 중어중국학과 초빙교수) 2013년 12월 09일 발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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