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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피지 대표처 철수로 국제활동 공간 위축
중국의 압박으로 국제 활동 공간이 좁아들고 있는 대만이 남태평양 피지의 대표처 철수로 한층 곤경에 몰렸다.
중앙통신은 17일 피지 정부가 타이베이 주재 대표처(대사관격)를 철수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대만 외교부 왕페이링(王珮玲) 대변인은 이날 타이베이에 있는 피지무역관광 대표처의 카라이 부이바우 대표가 본국 훈령을 받아 대표처를 철수하기로 했다고 통보해왔다고 발표했다.
왕 대변인에 따르면 부이바우 대표는 피지 정부가 전 세계에 있는 재외공관 전체에 대한 점검조사를 실시하고서 대만 주재 대표처를 폐쇄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대만 외교부는 피지 당국의 이번 철수 결정에 이해를 표시했다고 왕 대변인은 전했다.
외교부는 피지 대표처의 철수와 관련해 필요한 행정상 협조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하는 한편 대표처에서 근무하던 대만인 직원 문제 등을 적절히 처리해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외교부는 피지 대표처 철수에도 불구하고 피지 주재 대만 대표처의 운영과 활동은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만은 1971년 피지에 상무대표단을 설치했다가 중국과 피지가 수교하자 1976년 대표단을 철수하고 '야둥무역센터(亞東貿易中心)'를 설치했다.
이후 1996년 피지는 대만과 준외교 관계를 맺고 대표처를 타이베이에 개설했다.
중국은 양안 관계의 기반이라고 간주하는 '하나의 중국' 원칙에 합의한 '92공식(共識)'을 공개 수용하지 않는 차이잉원(蔡英文) 총통 정부에 대한 위협을 확대하고 있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지난 3월 대만과 그 동맹국 간 관계가 국제법상 근거가 없는 것이라며 대만 외교 활동 무대를 차례로 없앨 방침을 분명히 했다.
당시 왕 부장은 대만과의 양안 관계에 대해 "대만 외교에는 미래가 없다"고 경고하면서 "세계에는 '하나의 중국' 밖에 존재하지 않으며 대만은 중국의 일부로 이는 국제사회가 모두 인정하는 것"이라고 언명했다.
중국은 대만과 단교한 아프리카 감비아와 국교를 작년 3월 회복했고 12월에는 역시 대만과 관계를 끊은 서아프리카 섬나라 상투메 프린시페와 수교했다.
대만은 1990년대 중반까진 30개 국가와 국교를 맺었지만 현재는 21개국으로 줄었다. 남은 수교국 대부분은 중남미와 태평양의 도서국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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