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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今天動向-7월1일] -20 +30 得香望台 Hkexit
홍콩 중국 귀속 20주년은 미국 소설가 오 헨리의 단편 '20년 후'를 떠올리게 한다.
20년 전 절친한 친구이던 두 사람은 20년 후 지명 수배자와 경찰관으로 만난다.
둘 다 20년 후 만나자는 약속을 지켰다. 한 사람은 못 알아봤고 순찰 경찰관인 다른 한 사람은 모르는 척했다.
수배자는 20년 전 추억과 그간 자신의 삶의 여정을 떠들었고 다른 한사람은 제3자인양 응대했다.
경찰관은 자신의 정체를 알리지 않은 채 자리를 떴고 기다리던 수배자는 경찰관의 정보를 건네받은 다른 경찰관에 체포됐다.
수배자는 약속 시각이 지나면 지체 없이 떠나겠다고 하였다. 물론 경찰관 앞에서 그 이유를 알리진 않았다.
그 경찰 친구는 그에게 피할 여유를 주지 않았다. 약속도 지켰고 본분도 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우정은.
홍콩은 1997년 6월 영국 식민지였다. 식민지가 된지 156년째였다.
1997년 7월1일 0시 이후 홍콩은 중화인민공화국의 특별행정구가 되었다. 올해로 20주년이 된다.
20년 전 하나가 됐던 두 쪽은 20년 세월 흐른 지금 다른 목소리와 자세로 오늘을 맞는다. 한쪽은 20년 전 약속을 강조하고 다른 한쪽은 변화를 외쳤다.
양쪽 다 미래를 말한다. 한쪽에서는 '꿈'을, 그 반대편에서는 '이상'을. 같은 듯하나 내용은 정반대다.
공산 중국의 현 지도부는 홍콩 주권 귀속 이후 20년간 성과를 바탕으로 하여 ''일국양제(一國兩制)'를 대만 해협 너머의 대만섬까지 확산하고자 하는 다부진 꿈을 꾸고 있다.
하지만 3년 전 태동한 홍콩의 '우산 혁명' 세대는 직접 선거, 자유와 인권의 유토피아를 향하고 있다.
그들은 '메이드 인 영국 트로이 목마'의 폐허 위에 '메이드 인 홍콩 트로이 목마'를 스스로 세웠다.
'목마'는 '베이징으로 달리기 보다는 ''Hkexit'를 추구한다. 유럽연합에서 분리하지만 유대는 유지하는 '브렉시트'의 2016년 영국인 선택은 2014년 홍콩인의 우산 혁명 시도가 자극을 주었고 이는 또 홍콩인에 힘을 북돋고 있다.
국가주석이 되고서 처음으로 홍콩을 찾은 시진핑의 행보는 마치 소련 해체 직전의 리투아니아를 찾은 미하일 고르바초프를 연상시킨다.
고르비는 무력이 아닌 설득으로 소련 연방 붕괴의 첫 도미노 패가 넘어지는 것을 막으려 사력을 다했다. 광장에서 반소적인 리투아니아의 젊은이들과 얼굴을 붉히며 토론을 벌였다.
세계의 눈이 취재 카메라 렌즈를 통해 지켜보는 가운데 고르비는 호소와 경고로 어르고 달래고 협박했다.
리투아니아 미래 세대는 세계 최고 권력자의 낮은 자세에 감격하지도 않았고 과거를 연상하게 하는 위협에 조금도 주눅 들지 않았다.
고르비는 부인 라이사가 남편의 곤혹스런 처지를 돕고자 끼어들자 "입 닥쳐"라고 소리쳤다.
이로써 '시지프스'의 위대하나 출발이 잘못되어 비극적인 그래서 무모한 바위 정상 올리기는 끝이 났다. '시지프스와 바위'는 산 정상에서 바닥으로 떨어질 변곡점에 선 것이다. 둑에 작은 구멍이 뚫리는 것을 결국 막지 못했다.
이는 소련 연방 해체를 불러왔다. 거대하고 단단하게만 보였던 존재가 마치 눈사태가 나듯 순식간에 허물어졌다.
물론 리투아니아와 홍콩은 전혀 다르다. 리투아니아는 붉은 제국주의 국가에 의해 점령당한 나라였다.
그러나 홍콩은 제국주의 영국이 인류 역사상 가장 더러운 전쟁인 아편 전쟁을 통해 탄생된 식민지였다.
시진핑 역시 고르비와 같은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지만 고르비와는 비교할 수 없는 '굴기 중국'의 경제적 부상과 '민족적 대의명분'이라는 자산을 갖추고 있다.
시진핑은 홍콩 주권 회복 20주년 기념식 참석을 위해 29일 홍콩을 찾았다.
그는 공항 연설에서 세 가지를 짚었다. 첫째는 당연히 '1국양제'였다. 하나의 국가 안에서 서로 다른 체제를 공존시킨다는 20년 전의 약속을 "순조롭게 영원히 성공하도록 확실히 하겠다"고 말했다.
두 번째는 경제성장이고 셋째는 시민 생활 개선이었다.
시진핑은 곳간에서 인심 난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20년 전 식민지 홍콩에서 만끽했던 자유와 인권이 날로 사위어져 가는데 대한 홍콩인의 위기 의식을 잘 파악하고 있다.
행정장관 직선 요구 등 민주화 운동가들의 주장에 특별행정구 홍콩 대중이 크게 호응한 것은 '혁명'에 있다가 보다는 이 때문으로 보고 이의 개선을 약속한 것이다.
시진핑 지도부는 식민지 홍콩 시절 정치 문제가 경마보다 인기가 밀렸던 사실도 잘 알고 있다.
마지막 식민지 총독이 산타클로스 선물처럼 무책임 하게 던져 놓고 간 정치 민주화를 '얼싸안고 바라보다가' 결국에는 기어이 부셔버리는 '장난감'처럼 간주하게 될 것이고 홍콩인은 종국에는 '이를 준 사람 조차 잊어버리는 아이들'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의 한 고위 관리가 1년 전 '국민 개돼지론'을 설파, 국민을 분노하게 만들었으나 다른 한편으로 뼈아프게 자신들을 되돌아보게 한 것처럼 말이다.
따라서 시진핑의 약속은 '새장' 울타리 안에서 변화이다.
시진핑이 홍콩 땅을 밟기 하루 전인 28일 입법회 의원인 네이선 로(羅冠聰) 데모시스토(香港衆志) 주석과 렁쿽훙(梁國雄) 전 사회민주연선 주석, 2014년 민주화 시위 '우산운동' 주역 조슈아 웡(黃之鋒·21) 데모시스토 비서장 등이 홍콩 주권 귀속의 상징물 골든 바우히니아(金紫荊) 상 주변에서 시위를 벌였다.
그들이 시위를 벌인 골든 바우히니아 상이 있는 광장은 7월1일 시 국가주석이 참석한 가운데 홍콩 귀속 20주년 기념식전이 열리는 홍콩섬 회의전람센터 앞에 있다.
이들 민주파 시위대는 골든 바우히니아 상에 올라 행정장관과 입법회의 보통선거 실시,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간암 말기에 걸린 중국 민주활동가 류샤오보(劉曉波)의 무조건 석방을 요구하는 현수막을 내걸었다가 출동한 경찰에 해산되고 강제로 끌려갔다.
홍콩 경찰이 이들에게 적용한 연행 이유는 공중 소란죄였다.
시진핑도 시위 주모자도 이 해프닝이 '한 점의 불꽃'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
중국 당국은 '밟아 끄고 비비고 비벼' 불시를 꺼트려야 한다고 다짐하고 있다. 민주파 인사들은 당연히 불씨를 살려 '초원을 불태우기'를 염원한다.
20주년 기념식 날 대규모 민주화 시위가 예상되는 가운데 홍콩은 사실상 계엄 상태에 들어갔다. 천안문 사태 기념일 전야의 베이징을 방불케 한다.
시진핑은 기념식 뒤 홍콩의 젊은이와 소통의 자리를 마련한다고 한다. 1990년 리투아니아의 수도 빌라의 고르비를 연상시키나 고르비 경우처럼 '계급장 떼고'가 아니라 '철저하게 용의주도하게 잘 설계될'것이 분명하다.
시진핑은 홍콩 주둔 인민해방군 기지도 찾았다.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는 마오쩌둥의 명제를 스스로에게 또 홍콩인에게 그리고 더 나아가 중국인과 세계인에게 강조하여 각인시키려는 행보다.
홍콩 마지막 총독으로 민주화 운동의 산타클로스이자 '오디세이'였던 크리스 패튼은 20주년을 앞두고 영국 정부가 홍콩 문제에 대해 중국 정부에 압력을 가하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그는 3년 전 우산 혁명으로 '트로이 목마'의 부활에 크게 고무됐을 것이다.
독일 정부는 류샤오보의 출국 치료문제와 관련 중국 정부와 교섭을 했다. 물론 중국 정부는 독일 정부의 본의가 어디에 있던 반중 민주파의 주장에 추임새를 넣는 것이 틀림없는 이 제안을 일언지하에 거부했다.
미국 정부는 홍콩 주권 반환 20년간의 성취를 치하하는 덕담을 하고서 인권과 정치 민주화 추진을 강조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아울러 미국 국무부는 중국을 인신 매매국 분류에서 최하등급으로 떨어뜨리는 발표를 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들어서 처음으로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를 승인했다. 이와 동시에 미국 군함의 대만 항구 정박 길도 트였다.
이는 파나마 단교 이후 니카라과와 외교 관계가 끊길 위협받는 상황으로 인해 잔뜩 긴장한 대만의 차이잉원 정권에 대한 '가뭄 속 소나기'이자 '복음'이었다.
시진핑 입장에서는 잔치를 앞두고 곳곳에다 재를 뿌린 것이었다.
특히 '홍콩을 굳히고 대만을 바라본다.'는 '득향망대(得香望台)'의 꿈을 부풀려온 시진핑과 중국 지도부는 트럼프가 확언한 '하나의 중국‘에 안심하다가 찬물을 뒤집어 썼다.
또한 미국 재무부는 중국 단동에 소재한 중국은행에 북한 핵 개발과 관련, 금융제제를 가했다. 중국 금융기관이 북한 핵 사태와 관련 제제받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마카오 방코 델타 아시아 은행 '시즌 투'이다. 마카오 델타 아시아 은행과 마카오에서 살다가 지난 2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암살된 김정남이 연상된다.
여기에 오토 웜비어와 류샤오보로 북한과 중국 인권탄압이 동시에 이중주 하듯 부각되는 가운데 양국을 연계한 제재 조치를 취했다. 시기가 아주 절묘하다.
홍콩 주권 귀속 20주년은 -20과 +30의 분기점이다. 덩샤오핑은 홍콩 주권 귀속 뒤 50년간 고도 자치를 허용하겠다고 약속했다.
미래 30년은 앞서의 20년보다 더욱 불확실하고 갈등도 증폭될 것이다.
-20이 기대와 불안 속에 밀당이 이루어진 시기였다면 +30은 양쪽 모두 대박이냐 쪽박이냐를 놓고 사생결단이 걸린 제로섬의 팽팽한 싸움을 벌일 것으로 예상하게 한다.
<盲瞰圖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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