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앙 외사공작 위원회
'중앙 외사공작위원회'는 중국의 외교 방향을 정하는 사실상 최종 결정기구로 올해(2018년 )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회의 기간 중에 설치됐으며 지난 5월 15일 시진핑 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중앙 외사공작위원회 주임 자격으로 1차 회의를 소집했다.
이 시점은 시진핑 국가주석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랴오닝성 다롄 항에서 7일과 8일 양일간 회담을 가진지 일주일 뒤였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 (미국 시간, 중국 시간 5월 11일) 트위터를 통해 북미 정상회담이 6월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다고 공표한지 나흘 후였다.
※ 로고는 2003년 중국 허난성에서 발견된 눈(目) 모양의 글자로 지금까지 발견된 문자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관련기사 보기
다롄 북중 정상회담은 2011년 12월17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급사로 김정은이 권좌에 오른 뒤 2018년 3월 말(3월25일~28일) 중국을 처음으로 방문하고 3월26일 베이징에서 첫 북 중 정상회담을 가진 뒤 불과 1개월 열하루 만에 이루어진 김정은과 시진핑 간 두 번째 회담이었다.
따라서 북미 정상회담과 관한 논의가 심도 있게 이루어졌을 것으로 추정되나 중국 관영 언론 매체는 일체 이에 관해 언급하지 않았다.
'중앙 외사공작위원회'는 새로 창설한 것이 아니라 기존에 있던 당중앙 외사영도소조를 확대 강화한 것으로 판단된다.
전인대 기간에 설치된 사실에 미루어 이 기구는 당과 정부에 같은 이름으로 설치된 것으로 짐작된다.
군사 부문의 최고, 최종 의사 결정기구인 중앙군사위원회가 동일한 인적 구성과 조직 체계인 동시에 동일한 역할을 수행하면서 당 중앙군사위와 국가중앙군사위로 당정에 모두 설치된 것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전인대 기간 홍콩 영자지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는 중국공산당이 '외사영도소조'와 '당 중앙 대외연락부' 그리고 국무원 상무부의 당 조직을 통합하여 외교 정책 방향을 다루는 강력한 단일 조직을 만든다고 보도했다.
의회 격인 전인대 기간 중에 설치한다고 해도 기본적으로 당이 주도하여 만든 당 조직임을 분명히 했다.
전인대에 총리 선출과 감찰위 주임 선출 결과가 보도되었으나 시진핑이 맡는다고 앞서 중화권 언론이 보도한 주임과 위원 선임 명단이 관영 매체가 보도하지 않은 것은 이 조직이 당과 정부기관이라는 이중성을 지니기 때문으로 보인다.
중국공산당의 당 우위 원칙과 비밀주의 관행이 여전히 견지되기에 말끔하게 정리 보도되지 않고 산발적으로 그 구조와 역할 그리고 인적 구성 내용이 뜬금없이 공개되어 왔다.
올해 3월 당 중앙 외사공작위원회의 설립과 그 역할에 관한 보도가 중화권 언론을 통해 무성하게 보도되었으나 그 인적 구성이 공식적으로 공개된 것은 5월15일 첫 회의가 열린 다음날 보도를 통해서다.
일단 정부 내에서 외사공작위원회의 위상은 올해 전인대에서 신설된 국가감찰위원회와 더불어 국무원과 별개의 독립적인 별도의 기구이다.
감찰위원회는 당 중앙기율 검사위원회와 마찬가지로 사정 업무를 담당하는 기관이나 감찰위가 공산당원과 비공산당원을 망라한 모든 공직자를 대상으로 하는 반면 기율검사위는 그 대상이 공산당원으로 한정된다.
사정 대상은 감찰위가 더 크나 위상은 기율검사위가 더 높다. 공산국가의 당 우위 원칙에 따라 기율검사위 부서기가 감찰위의 수장인 주임을 맡아 기율위가 감찰위를 지휘, 통제하는 구조다.
외사공작위는 국가주석을 주임으로 국무원 총리를 부주임으로 하고 있어 국무원보다 위다. 앞서 언급한 대로 감찰위 수장인 주임은 양샤오두(楊曉渡) 정치국위원 겸 기율검사위 부서기가 맡아 국무원 아래다.
공산중국 즉 중화인민공화국의 최고의사 결정은 5년마다 열리는 당 대회가 하고 당 대회 이후는 매년 1년에 한 차례씩 개최되는 당 중앙위 전체회의(중전회)가, 그 사이에는 정치국 상무위원회가 담당하는 구조다.
중국공산당을 대표하는 당수격인 총서기가 포함된 공산중국의 최고 결정권을 보유한 7인 상무위원으로 구성되는 정치국 상무위의 의사 결정을 보좌하기 위한 논의 기구로 외교와 재정, 경제 등 중요 분야를 다루는 중앙영도소조를 여럿 두고 있었는데 그중 핵심 소조가 외교와 안보를 담당하는 외사영도소조였다.
외사영도소조 다음으로 중요한 소조가 재경영도소조이며 군사 분야는 중앙군사위원회가 별도로 설치되어 있다.
당 중앙 상무위 산하 비공식 기구인 외사영도소조를 당 대회 때가 아닌 전인대 기간 중에 확대 개편 , 공식화한 것은 경제 외교가 날로 중시되고 관련 인원과 기구가 당과 정부에 분산되어 통합 지도와 방향 결정에 차질을 준다는 판단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동서 냉전 시기 형식적으로나마 국무원 외교부를 지도하는 위상을 지녔던 당 중앙 대외연락부가 소련 체제 해체와 동구 공산권이 붕괴한 뒤 북한 전담 기구로 축소되어 명맥을 유지해 오다 북한 측으로부터 조차 홀대 당하는 위상 추락도 대외 연락부축소와 상당 인원이 외사 공작 위로 흡수된 한 요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대외 연락부는 완전 소멸되지는 않고 당 기구로서 존속됏다).
2017년 11월 중국공산당 19대 후 북한 핵 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시진핑 총서기 특사 신분으로 북한을 방문한 쑹타오(宋濤) 당 중앙 대외연락부장이 김정은 북한노동당 위원장을 만나지도 못하고 귀국했었다.
<2018년 9월 5일 추가>
2018년 9월 4일 리잔수 전인대 상무 위원장이 9월 9일 북한 정권 수립 70 주년을 맞아 북한 방문한다고 발표한 중국 당국의 주체가 당 중앙 대외연락부여서 대외 연락부가 북한 등 공산주의를 표방하는 국가와의 당 외교 담당 카운터파트 기구로서 여전히 존속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외사공작위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주임> 시진핑 당 총서기 겸 국가 주석
<부주임> 리커창 정치국 상무위원 겸 총리
<판공실 주임>양제츠 정치국위원 전 외교 담당 국무위원, 앞서 외교 부장과 주미 대사 역임
<위원>왕치산 국부주석, 전 정치국 상무위원 겸 기율검사위 서기, 앞서 대미통상 외교 담당
왕이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전 외교 부장, 앞서 주일 대사 역임
5월16일 신화망에서는 외사 공작 위원회 첫 회의를 전하면서 왕이 외교부장을 거명하지 않았는데 그는 당시 유럽을 방문 중이었다.
양제츠는 앞서 5월5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외사공작위원회 판공실 주임 신분으로 전화회담을 가진 것이 보도되면서 그가 외사 공작위의 일상 행정 업무와 실무를 맡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신화통신 보도에 따르면 5월15일 회의는 왕후닝 정치국 상무위원 겸 서기처 서기와 한정 상무위원 겸 상무부총리도 참석하였는데 이들의 직함에 외사공작위 위원 호칭이 붙여지지 않았다.
통신에서 "1차회의는 중앙외사공작위 위원이 출석하고 유관 부서 영도인 중앙과 국가기관 관련 부문 책임자가 배석한 가운데"라는 표현이 나온 것을 보면 정치국 확대회의처럼 정치국
정위원 후보위원(정치국 회의에 참석, 의견을 말할 수는 있으나 표결에 참여할 수는 없다) 외사공작위원회의 위원 외 다수 관련자가 참가한 '확대회의' 방식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판단된다.
1987년 1월 후야오방 총서기의 총서기 직 사임은 정치국 위원 외에 당 원로와 중요 실력자들이 참여한 확대회의에서 결정된 바 있다.
또한 1966년 5월16일 문화대혁명의 강령적 문건인 마오쩌둥의 5·16 통지'를 통과시킨 정치국 회의도 정치국 위원 외에 다수 실력자가 참석한 확대회의로 열렸다.
따라서 외사공작위원회의 첫 회의는 확대회의 방식으로 열려 중국 지도부가 1987년 1월 후야오방 실각을 불러일으킨 1986년 말 중국 대학가를 휩쓸었던 학조(學潮) 사태, 즉 대학생 반정부 시위 사태와 문화대혁명 발동 전야의 상황처럼 대단히 심각한 사안으로 다루었음을 보여준다 하겠다.
왕후닝은 장쩌민, 후진타오 그리고 시진핑으로 이어진 3대에 걸쳐 총서기 밑에서 정책연구실을 맡아온 경력으로 인해 '3대 브레인'이라는 별명을 듣기에 충분한 인물이다.
그는 미국통으로 대미외교와 전략의 틀을 설계해온 것으로 알려져 왔으며 장쩌민 방미 시 '미국 스타일'의 정치 몸짓과 퍼포먼스를 장쩌민이 연출토록 하여 공산중국의 선전 방식이 아닌 홍보 방식을 활용, 상당한 효과를 보았다.
한정 상무부총리는 평창 동계올림픽 때 한국을 방문한 바 있다. 이러한 면면을 살펴 볼 때 외사공작위원회의 첫 회의는 '싱가포르 북미 정상 회담'에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보아야 한다.
외사공작위원회의 사실상 전신인 외사영도소조는 총서기가 조장을 맡아왔다. 외사영도소조가 외사공작위원회로 확대 강화되기 전에도 소조의 수장인 조장은 시진핑 총서기였다.
그러나 최고 권력 실세와 명목상 제일인자가 다를 경우 일치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1992년 한중수교 당시 외사영도소조 조장은 장쩌민 총서기가 아닌 리펑 총리였다.
당시 최고 실권자는 '평당원' 덩샤오핑 전 중앙군사위 주석이었고 1989년 6월 천안문 유혈 진압 후 총서기에 선출되고 같은 해 11월 군사위 주석 직도 인계받은 장쩌민은 여전히 리펑에 실권 면에서 밀린 처지였다.
당시 한중수교의 최종 결단은 덩샤오핑이 내렸으나 노태우 대통령과 대중수교 핵심 라인을 상대한 협상 실무 최고책임자는 외사영도소조 조장 리펑 총리였던 것이다.
실권자와 명목 지도자가 다른 이원체제일 경우 중앙영도소조는 당의 최고 의사 결정기구인 정치국을 압도하는 경우가 있는데 대표적인 예가 문화 대혁명기의 '문화혁명 소조'다.
1966년 5월16일 마오쩌둥은 류사오치 당 부주석 겸 국가주석과 가까운 실권파 펑전이 조장을 맡아왔던 '문혁 소조'를 해체하고 5월28일에 새로운 문혁소조를 구성했다.
개편한 문혁소조는 정치국 상무위에 속했으나 정치국을 패싱하여 마오쩌둥과 직결된, 당 정치국 상무위 군림하는 당시 공산중국 권력의 최고 의사 결정 기구이자 집행 기구의 역할을 했다.
소조에는 훗날 4인방의 구성원인 장칭과 장춘차오가 들어있었다.
문혁소조의 조장은 마오의 비서이던 천보다였으나 간판이었고 실세는 장칭과 장춘차오였다.
기존 외사영도소조의 조장을 맡았던 시진핑은 개편 강화한 외사공작위의 수장인 주임 직책을 맡았다.
시진핑은 19대를 계기로 마오와 덩과 같은 '지존'의 존재로 부상한 사실을 감안할 때 외사공작위의 핵심 실세는 왕치산 국가부주석으로 보인다.
문혁 소조에서 기획은 장춘차오가, 선전은 장칭이 주도하는 등 역할 분담을 하였는데 외사공작위원회에서는 왕치산이 양수겸장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왕치산은 1차회의 10일 뒤인 5월25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방문한 자리에서 '한반도의 안전보장은 중국의 핵심이익'이라고 말했는데 이는 전례 없이 강도 높은 발언이다.
이는 대만을 '분리 할 수 없는 일부분'으로, 또 티베트를 '분리할 수 없는 세력 판도에 속한다'라는 규정에 지근거리까지 육박한 민감한 표현이다.
시진핑 1기에서 기율검사위 서기로서 시진핑의 아바타로 부패척결 살생부의 작성자이자 집행자였던 왕치산은 '시황제 시대'로 접어든 시진핑 2기에서는 외교전략에 관한 한 시진핑으로부터 백지수표를 받았다고 보아도 좋을 것 같다.
한편 외사공작위의 판공실 주임을 맡은 양제츠가 주목된다. 그는 주미대사, 외교 부장 그리고 외교 담당 국무위원을 역임하면서 줄곧 외교 로얄로드를 걸었다.
하지만 양 주임은 대외적 임팩트가 강하지 않던 것도 사실이다.
부드러운 면모를 보여온 양제츠는 대미외교가 가장 심각한 상황에서 중책을 떠맡았다.
양제츠는 부시 가문과 맺은 '관시'로 인해 대미 관계가 밀월 시대에서 긴장 시대로 접어들 변곡점에서 주미대사로 발탁되는 '직승기 출세', 즉 헬리콥터 상승을 했다.
그는 조지 W 부시(아들 부시) 대통령 초기 미 정보 정찰기와 중국 공군기 간 충돌 사건을 주미대사로서 잘 처리하였으며 9.11 테러사건 이후 새로운 중미 밀월시대를 여는데 상당한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그는 미국 정권이 다시 공화당에서 민주당으로 바뀐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외교부장과 외교담당 국무위원을 역임하면서 민주당 측 인사들과도 폭넓은 관계를 구축한 것으로 보인다.
외사공작위원회 판공실 주임이란 직책은 1989년 천안문 유혈 진압의 1등공신으로 중앙 군사위 부주석으로 군부 실세인 양상쿤의 동생 양바이빙이 맡았던 군사위 비서장 직책과 같은 역할과 기능을 외사공작위에서 할 것으로 짐작된다.
양상쿤-양바이빙 형제는 덩샤오핑의 배경과 인사 권한과 감독과 행정 실무를 확고하게 장악하였기에 1992년 10월 덩샤오핑의 결단으로 군부에서 밀려날 때까지 '양가장'이란 별명으로 불릴 정도로 막강 파워를 행사했다.
왕치산과 양제츠의 외사 공작위콤비는 어떤 모습을 보일까 주목된다.
<敬天菊隱子>
경천(敬天)은 1905년 약육강식 국제질서 속에 조국 대한제국이 헤어나오지 못하고 멸망할 것임을 그 외교 전장터의 최전선에서 가장 먼저 알게 된 뒤 패전지장으로서 책임을 스스로 짊어지고 조국의 비참한 미래에 대한 울분에서 자신의 목숨을 버린 대한제국 주영 서리공사 이한응(李漢應)의 자(字)이다.
국은(菊隱)은 그의 호(號)이다.이한응 열사의 자인 '경천은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한다'라는 우리나라 국조 단군의 가르침과 통하고 '국화처럼 숨어있다'라는 뜻의 그의 호는 가을 서리 속에서도 청초한 자태를 꿋꿋이 지킨 그의 생을 압축한다.
31세로 스스로 십자가에 매달린 그는 죽어 썩은 한 알의 밀알이 되어 우리 조국의 부활을 예비했다.
몸은 비록 약소국의 힘 없고 무력한 외교관이었으나 그의 국제 정세 판단은 세계 정세를 정확히 짚었고 그리고 강대국의 잘못된 행로가 불러올 세계 인류 모두의 비극적 시련을 앞질러 꿰뚫어 보았다.
이한응의 안목과 자세를 기린다는 마음에서 그의 자와 호를 합성한 필명을 국제정세를 거시적으로 또는 아주 촘촘하게 살펴볼 때에 사용하겠다.
스위프트-버크왈드>
▶ 끝나지 않은 고독 이한응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