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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김정은에 한미훈련 중단 요구 부추겨
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5월8일 다롄(大連)에서 열린 제2차 북중 정상회담 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중단하도록 미국 측에 요구하라고 부추겼다고 아사히 신문이 17일 보도했다.
신문은 중국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12일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 국무위원장의 한미 연합훈련과 관련한 요구에 이해를 표시한 것은 중국의 이 같은 의향이 반영된 것이라고 전했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다롄 정상회담에서 김정은은 북한이 억류한 한국계 미국인 목사 등 3명을 석방할 용의가 있다고 시 주석에 밝혔다.
이에 시 주석은 "행동 대 행동 원칙을 바탕으로 먼저 움직이는 것이 유리하다"며 평가한 다음 그 대가의 하나로서 한미 연합훈련의 중지를 미국에 요구하라고 권유했다고 한다.
김정은은 평양으로 돌아간 다음날 미국인 억류자를 풀어주고 나아가서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풍계리 핵실험장을 폭파하는 등 비핵화에 노력하는 자세를 취했다.
베이징의 북한 소식통은 "우리가 제일 우선하는 것은 체제 보장이다. 한미 군사훈련 중단 요구는 애초 (북중 정상회담 전에) 염두에 두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북한 중앙통신은 김정은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상대를 적시하는 군사행동을 멈추라"고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과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전쟁 게임을 하면서 협상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한미 연합훈련 중단을 시사했다.
한미 연합훈련 중지에 부정적이던 해리 해리스 전 태평양군 사령관도 주한 미국대사 인준 청문회에서 "대규모 훈련을 일시 중단해야 한다"고 말하는 등 트럼프 행정부로서는 북한의 요구에 응하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장기간 계속해온 한미 연합훈련은 중국에도 안전보장상 큰 위협이다.
북한의 핵실험 등으로 한반도를 둘러싼 지역에서 긴장이 높아지는 와중에 중국은 작년 3월 이래 북한의 핵개발과 한미 연합훈련을 동시에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중국이 한반도 안정을 강조하면서 북미 간 협상에 영향을 미치려는 배경에는 주한미군의 전력을 약화하려는 속셈이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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