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 18/11/13 08:45



시진핑, 리잔수 북한 파견 대미관계 의식해 결정...WSJ

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북한 9.9절 행사에 본인 대신 측근인 리잔수(栗戰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을 보내는 것은 북한과 미국 사이의 미묘한 관계를 의식한 결정이라고 월스트리트 저널(WSJ) 등이 5일 보도했다.

매체는 복수의 전문가를 인용해 그간 당연시 여겨온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방북이 무산한 것은 북미 비핵화 협상이 답보 상태에 있는 점을 감안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올들어 3차례에 걸쳐 방중했기에 시 주석의 답방이 유력했지만 이런 이유로 리잔수를 전인대 상무위원장이 아니라 당총서기 겸 국가주석의 '특별대표'로서 북한에 보낸 것이라고 매체는 지적했다.

일부 전문가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한반도 긴장완화에 노력하면서 대중 관계도 개선했으나 북한 비핵화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자 시 주석이 방북해 9.9절 군사 퍼레이드에 참석한 것을 자제하게 만들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카네기 칭화(淸華) 글로벌 정책센터 연구원 자오퉁(趙通)은 시 주석이 "미국에 도발적으로 비춰질 행동을 피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을 것"이라며 시 주석의 최우선 과제가 미국과 통상마찰을 해소하는 일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베이징 외교 관계자 사이에서는 시 주석이 북한 정권 수립일인 9.9절에 참석자 중 하나가 아니라 자신이 주역이 될 수 있는 형태의 방북을 희망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2011년 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북한 최고지도자에 오른 이래 방북한 중국 지도자로는 리 상무위원장이 최고위급이 된다.

앞서 2015년 북한 노동당 창건 70주년 군사 퍼레이드 때는 중국공산당 정치상무위원회에서 서열 5위인 류윈산(劉雲山)사상 담당 상무위원이 참석한 바 있다.

이와 관련 홍콩 영자지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SCMP)도 이날 중국이 굳이 리 상무위원장을 북한에 파견하는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화해의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비핵화를 둘러싼 북미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것은 중국이 그 배후에 있기 때문이라고 불만을 표시하자 시 주석은 자신이 직접 9.9절 행사에 참석하는 대신 심복인 리잔수를 보낸 것이라고 풀이했다.

중국은 미중 통상마찰이 장기화하는 와중에 북중 접근에 트럼프 대통령이 신경을 곧추세우자 미국을 자극하면서 시 주석이 직접 방북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고 신문은 관측했다.

앞서 중국은 핵과 미사일 개발을 계속하는 북한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결의안에 가세하면서 관계가 악화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북한이 경제발전에 주력할 방침을 밝히고 한국, 미국 등과 관계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한반도 정세가 변하자 북중 관계도 회복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3월 전격적으로 처음 방중한데 이어 2차례 더 랴오닝성 다롄(大連)과 베이징에서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짐에 따라 중북은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일련의 정상회담에서 정상간 상호방문을 강화하기로 합의하면서 시 주석의 첫 방북 시기가 주목을 샀으며 9.9절 식전에 참석할 가능성이 유력히 점쳐졌다.

김정은 정권 출범 이래 중국 지도부 일원이 방북한 것은 2015년 북한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식에 등장한 당시 류윈산 정치국 상무위원이 가장 높았다.

이런 점에서 중국 측이 방북 인사를 서열 3위로 올려 리잔수 위원장을 평양에 보내는 것은 북한을 어느 정도 배려했다는 분석이다.

2018/09/05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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