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 18/12/11 04:03



[頓悟頓修] 대머리 다윗과 過猶不及의 녹색

바이블 구약을 소재로 한 영화 중에서 수에 밀린 이스라엘 군이 햇빛 반대쪽의 산등성이로 올라가 각 병사이 방패 전면을 반질반질하게 닦아 대형 거울로 만들어 횡대형으로 늘어선 뒤 압도적으로 우세한 수를 믿고 공격해 올라오는 적군의 눈을 조준해 비추어 눈을 부시게 하여 선두 대오를 흩트려뜨린 뒤 내리닫기 밀고 내려가 반격 승리를 거두는 장면을 본적이 있다.

24일 치러진 대만 통일지방 선거에서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의 텃밭인 가오슝시에서 차이잉원 총통의 측근이자 12년 동안 3기 연속 가오슝 시장을 역임한 전 가오슝 시장의 비서실장 출신인 민진당 후보를 물리쳐 야당 국민당의 '다윗'이 된 한궈위(韓國瑜) 당선자는 대머리다.

대만이 민주화된 이래 20년 동안 민진당이 한 번도 다른 정당에게 내주지 않았던 철옹성 가오슝에 국민당 그것도 야당 신세가 된 국민당의 후보로 나선 한궈위는 블루셋의 골리앗에게 맞서는 다윗의 심정이었을 것이다.

그는 자신의 신체적 콤플렉스라고도 할 수 있는 '대머리'를 '다윗의 돌물매'로 삼았다.

한궈위는 '대머리로 가오슝을 환하게 밝게 하자'라는 선거 슬로건을 내놓았다.

대중과 스킨십을 일상화해야 하는 정치인에게 대머리는 대체로 핸디캡이다. 콤플렉스로 여기는 경우도 많다.

소련 최초이자 마지막 대통령 미하일 고르바초프(고르비)는 검은 반점이 뚜렷한 대머리를 개의치 않았다. 그러나 홍건적으로 입신하기 전 잠시 중노릇을 하기도 하였던 중국 명나라 초대 황제 주원장은 대머리에 병적으로 민감했다. 심지어 무심코 '독(禿)'자라는 글자를 쓴 관료를 잡아 죽이기까지 하였다.

일본 전국시대 오다 노부나가는 일본 통일 실현 직전에 그가 '대머리'라고 불렀던 측근 아케치 미쓰히데에게 급습당해 할복 자결 뒤 분신하여 생을 마쳐야했다.

시저 즉 카이사르도 대머리로 이에 몹시 열등감을 느꼈다고 전해진다. 리비아 국가원수 무아마르 카다피가 대머리인줄은 그가 피살당한 뒤에 서야 알려졌다.

그런데 한궈위는 대만의 또 다른 '한류(韓流)'로 자임하며 자신의 정치적, 신체적 약점을 고르비처럼 개의치 않는 태도를 뛰어넘어 이를 정치 상품으로 만듦으로써 '방탄 소년단'을 연상시키는 초대박을 연출했다.

그의 지지자 227명은 머리를 박박 밀어 민대머리로 하여 '방패 거울 선봉대'가 된 것이다. 227명은 227만 가오슝 시민 수를 상징한다.

대만 독립을 외치며 중국에 맞서 '다윗' 코스플레를 한 민진당 후보는 한궈위 선거운동 227명의 '민대머리 퍼포먼스'로 순식간에 '골리앗'이 되었다.

1980년대 팔레스타인에 의한 맨주먹 투석 항쟁 시위인 인티파다가 가열되었을 때 미국 시사주간 타임은 '골리앗이 된 다윗'이란 표제 아래 팔레스타인 시위 진압으로 지칠 대로 지쳐 잠시 졸고 있는 '다윗의 별'의 이스라엘 국기를 단 병사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표지 커버로 다루었다.

양안 관계의 '다윗' 그러나 이제는 '대만 섬의 골리앗'과 '대만 섬의 다윗'의 싸움은 다윗의 승리로 끝났다.

한궈위의 또 다른 선거 슬로건 중 압권은 '물건은 팔고 사람은 불러들이자'인데 이는 양안 관계의 완화로 중국 관광객을 불러들이자는 의미와 20년 민진당 장기 집권 동안 젊은이가 떠난 가오슝에 젊은이를 다시 불러 모으자는 뜻도 함께 담겨 잇다.

'대머리 다윗' 한궈위는 '한류'의 초태풍이 되어 대만섬 전역을 강타했다.

선거 전 '녹색' 일색이었던 대만 섬의 정치 지형도 색깔은 선거 후 ‘쪽빛(藍0'의 천지가 되었다. '한류 초태풍'이 결정적이었다.

이번 대만 통일지방 선거는 질적 측면에서 2014년 선거의 복사판이다. 야당은 대승했고 집권당은 참패했다.

수도 타이베이와 제2도시 가오슝 등 인구 70%가 거주하는 6개 직할 시를 포함 22개 현, 시장을 선출하는 이번 통일지방 선거에서 4개 직할시를 포함 13개 곳을 차지하던 집권 민진당은 가오슝 등 2개 직할 시를 포함 7곳을 잃고 6곳을 지킨 반면 제1야당 국민당은 기존 6곳에서 15곳으로 늘었다.

이는 민진당이 2014년의 여세를 몰아 2016년 1월 총통 선거와 총선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했던 것처럼 2020년에 국민당의 정권 탈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그러나 정치는 생물이다. 2004년 민진당의 천수이볜 총통이 '트루먼 승리' 기적을 이루어냈듯이 참패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던 민진당 주석 직을 즉각 내놓은 차이잉원이지만 재선될 가능성은 완전히 배제할 수없다.

대만에서 총통 직선이 실시된 이후 천수이볜도 그 후임 마잉주도 재선 선거에서 뚜껑을 열기 전에는 패배 전망이 대세였으나 승리하였다. 따라서 좀 더 지켜보아야 한다.

2016년 1월 선거로 민진당이 지방 권력과 의회 권력 그리고 대권마저 과반수의 싹쓸이 승리를 거두자 민진당의 장기 집권과 국민당의 날개없는 추락을 전망하는 관측도 적지 않았다.

대만에서 태어난 내성인을 기반으로 한 민진당과 대륙 출신의 정복 왕조 성격의 국민당 간 선거 전쟁은 이재 끝났다는 식이었다. 내성인은 87%이고 대륙 출신의 외성인은 10%를 조금 넘는 정도이며 날이 갈수록 그 비율은 줄어둘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번 선거는 이러한 전망을 완전히 무너뜨리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

'녹색'으로 상징되는 민징당은 2014년 통일지방 선거와 2016년 1월 총통 선거 및 총선에서 싹쓸이 대승을 한데 대한 도취감에서 지나치게 오버했다.

차이잉원 총통은 그러한 자신감에서이었을까 실용적이기 보다는 선거 용 측면이 강한 환경 선동적 탈원전 공약을 너무 급하게 실현시키려 서둘렀다. 그 결과 대만 전섬이 블랙아웃에 빠지는 상황이 벌어지기까지 했다.

이번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국민투표에서 탈원전 정책지속 여부는 찬성 4대 반대 6으로 완패했다. 차이잉원 정부는 자신이 출산하고 키운 '탈원전 영아'의 목을 스스로 목 졸라 죽여야 한다.

대만 유권자는 또한 국민투표에서 그동안 올림픽에 참가하기 위해 사용하였던 '차이니즈 타이베이'란 명칭에서 '차이니즈'를 떼버리자는 안건도 부결시켜 버렸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 분명하지만 대만인의 독립 의지를 과시하기 위해 이를 국민투표에 회부했으나 도리어 대만 독립 반대 의사가 다수임을 확실하게 확인한 셈이다.

'급하게 먹으면 체한다.'는 우리의 속담처럼 과유불급(過猶不及)'이었다.
차이잉원은 노회한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자 시절 전화에 홀려 중국이 마지노선으로 요구한 '하나의 중국‘ 그러나 표현은 각자가(一中各表)'로 거칠게 요약할 수 있는 ’92공식(九二共識)‘에 대해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는 레드라인을 넘어 버렸다.

그 결과 차이 집권 이후 중국의 압박으로 수교 5개국이 떨어져 나갔다.

차이잉원 정부도 올림픽 대표 창가 명칭 변경을 너무 앞서간다고 주저하였으나 대만 독립론의 '빅 브라더 ' 전 대만총통 리덩후이는 '출애급'을 밀어 붙였다. 그러나 '홍해'는 갈라지지 않았다.

트럼프는 '두개의 중국' 카드로 톡톡히 실리를 챙겼다. 대만에 많은 무기를 팔았으며 중국으로 하여금 '대만 불침 항공모함론'의 공포를 불러 일으켰다.

이번 대만 지방선거 직전에 로널드 레이건 호의 홍콩 기항이 이루어졌다.

동맹국 한국 문재인 정부가 레이건호의 제주 기항을 지연시킨 것을 본 중국의 양보이니 이는 트럼프로서는 대단한 성과다.

29일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는 G20 회의를 앞두고 트럼프는 아주 시원하게 시진핑에게 줄 선물하나는 확실히 마련했다.
그것은 'One China KEEP ON RUNNING'이다.

대만 중간 선거 결과를 보고받고 매버릭은 이런 말을 속으로 되뇌지 않았을까.

'Thank you, fool lady' 라고.

<스위프트-버크왈드>

2018/11/27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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