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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늘 내일] 미중 休中戰 1951년과 같고도 다르다
習, 4행교리와 분할 후 각개격파
트, '맥아더'기용과 '사령부를 포격'
2018년 12월1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미중 정상회담을 마친 직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파안대소했다. 카운터파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웃지 않았다. 그 표정을 두고 근엄한 표정이었다고 해석한 이도 있다.
미중 부에노스아이레스 정상회담 결과를 두고 세계 언론의 공통된 단어는 '휴전'이다.
중미 양측은 올 3월부터 '트럼프 발(發)' 미중 무역전쟁을 치고받기를 거듭하며 치열하게 진행하면서 정리된 '교전 포인트들'(미중 역조, 지적재산권 보호 문제와 기술 불법 탈취 등)을 놓고 90일 동안 협상을 갖기로 합의하였고 2019년 1월1일을 기해 미국이 발동하기로 이미 예고한 2000억 달러 상당 대미 수출 중국산 제품에 대한 15% 추가관세 부과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중국 측은 미국 측의 이 같은 양보에 호응하여 미국 농산물 수입을 크게 늘이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미중 무역전쟁 휴전' 이란 표현은 적확하지 않다.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전쟁 과정에서 발동한 중국산 제품 500억 달러에 대한 25%의 추가관세는 여전히 작동 중이다.
또한 2000억 달러 상당 중국산 제품에 대한 미국의 10% 추가관세 역시 부과 중이다.
단지 이들에 대해서도 1월1일부터 15%의 추가관세를 더 부과하여 1, 2차 보복 관세 부과 제품(총 500억 달러 상당)과 마찬가지로 25%로 올리기로 한 것을 중단하여 10%선으로 일단 묶어둔다고 90일간 발동 유예를 약속한 것일 뿐이다.
전투는 계속하지만 전선을 확대하지 않는다는 식이다.
이는 1951년 6월 한국전 상황을 연상하게 한다. 당시 트루먼 행정부는 '새로운 전쟁론'에 입각 만주 폭격을 주장한 더글러스 맥아더 유엔군 사령관 겸 극동지역 사령관을 3월 전격적으로 해임, 더 이상 북진은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1950년 10월 기습적으로 한국전에 개입, 한국전 발발 이전 북한이 장악하던 한반도 북부 지역을 회복한 중공군(공산 중국의 인민 지원군)은 1951년 1월 다시 서울을 점령하기도 했으나 전열을 재정비한 유엔군과 국군의 반격을 받아 다시 38도선 이북으로 밀려났고 더는 남진이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었다.
이런 가운데 1951년 6월23일 소련 유엔주재 대사 야코프 말리크가 한국전 휴전을 제안했고 미중 양측은 이를 '불감청 고소원'의 마음으로 덥석 받아들였다.
휴전회담은 시작되었으나 한반도 허리에서 1951년 3월 무렵 형성된 대치전선을 경계로 전투는 계속되었다. 그리고 휴전은 금방 이루어질 것이라는 미국의 예상과는 달리 2년1개월 뒤에서야 성사됐다. 그 사이 한반도 허리에서 벌인 소모전은 치열하게 전개됐고 중공군은 미군의 공습에 지구전으로 버텨냈다.
1951년 6월의 미중 상황은 '화중전(和中戰)'인데 2018년 12월의 중미관계 양상도 총탄만을 주고받지 않을 뿐 비슷하다.
시진핑은 부에노스아이레스 중미 정상회담 테이블에서 현안 문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 모습을 보였으며 그동안 중국 언론과 선전 매체들이 강하게 거부하였던 사안에 대해서 더 시원하게 양보하는 약속을 하여 미국 측을 당황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시진핑의 파안과 트럼프의 떨떠름한 표정은 진 것처럼 보이는 측은 승리감에 도취했고 기대 이상으로 많은 양보와 실질적인성과를 얻어낸 측은 상대에게 말렸다는 생각에 빠진 것으로 느끼게 한다.
역사적 회담에 임하는 정치 지도자들은 과거를 반추하기 마련이다. 2018년 12월1일 시진핑은 1951년 6월 마오쩌둥을 상기하고 1947년 연안 공방전의 주역이던 아버지 시중쉰(習仲勛)을 떠올리지 않았을까.
마오의 전략은 정강산에서부터 그가 죽을 때까지 '4행 유격전술 교리'가 관통하여 성장, 발전한 것으로 관측된다.
마오의 4행 전술은 다음과 같다.
적이 진격하면 우리는 후퇴한다 敵進我退
적이 진지를 구축하면 우리는 교란한다 敵據我擾
적이 피로에 지치면 우리는 공격한다 敵疲我打
적이 퇴각하면 우리는 추격한다 敵退我追
마오는 이 전술로 압도적인 국민당군의 공세에서 살아남았고 일본군의 침략을 버텨냈으며 결국 국공내전에서 승리, 중국 대륙을 차지하였다. 더 나아가 한국전에서는 세계 최강의 미군을 맞아 미국에게 사상 처음으로 승리하지 못하는 전쟁 결과를 맛보게 했다.
마오의 또 하나 전략 핵심 개념은 '지구전론'이다.
마오는 '4행 유격전술 교리"와 '지구전론'을 배합하여 강대한 상대방과 싸움에서 승리하거나 패배하지 않았다.
시진핑의 아버지 시중쉰은 마오 전략의 수제자라고 지칭해도 손색이 없다. 시중쉰은 국공내전 초기 공산군이 최종 승리를 거둘 수 있는 극적인 반전의 전기를 마련한 옌안 공방전의 주역이었다.
시중쉰은 한국전 참전 중공군 사령관으로 활약하게 되는 펑더화이와 함께 장제스의 심복 후쭝난(胡宗南)이 지휘하는 국민당군의 정예대군을 공산군의 지휘부가 소재한 전선 후방의 옌안 지역 일대까지 끌어들였다. 옌안마저 넘겨 보급선을 길게 늘어뜨리고 병력을 분산시킨 뒤 각개 격파하였다.
국민당군은 궤멸적 타격을 받고 옌안을 도로 내주고 참담한 후퇴를 해야 했다. 이는 대만 철수로까지 이어진 길고 긴 패배 장정의 서곡이었다.
펑더화이는 한국전에서 옌안 공방전 승리 전략 패턴을 두 차례 구사해 큰 승리를 거두었다.
한국전 초기 낭림산맥을 타고 들어가 한반도 북부에 북진한 국군과 유엔군을 동서로 분할한 뒤 각개 격파, 평택 원주선 까지 밀어붙였다.
국군과 미군이 전열을 정비, 다시 38도선 이북으로 전진한 1951년 5월에는 국군 대병력을 유인하여 자신의 전선 후방 깊숙이 끌어들인 뒤 미군과 국군 경계점의 보급 요충지를 끊어 국군에 궤멸적 타격을 안겼다.
▶ 참고 자료 현리 전투
시진핑이 미국 측이 당황할 정도로 시원하게 양보를 하고난 뒤 파안했던 데는 지구전을 벌일 기회를 잡았다는 판단 때문이 아니었을까.
그런데 2018년의 트럼프는 1951년의 트루먼이 아니었다.
트럼프는 미국으로돌아오자마자 1980년대 슈퍼 301조를 동원하여 결국 플라자합의( Plaza agreement )를 이끌어냄으로써 미국에 막대한 무역 적자를 안겨온 일본과 서독을 무릎 꿇렸던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대중 무역전쟁 휴전회담 대표로 임명했다.
라이트하이저는 일찌감치 부터 대중 강경파가 대다수인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도 강경파 중 강경파로 지목돼온 인물이다.
그는 1947년생으로 트럼프 보다 한 살이 적다 71세다. .
중국으로서는 '흘러간 물레방아'의 재가동이요 '사라지고 있는 줄 여겼던 노병'이 흙바람을 몰고 다시 전선에 돌아오는 느낌일 게다.
1951년 71세 맥아더는 중국 만주 공격을 주장하다가 계급장이 떼어졌으나 2018년 71세의 라이트하이저는 '중국과 벌이는 전쟁'의 최고 지휘관으로 중용됐다.
시진핑이 '맥아더의 임명'과 같은 트럼프의 회심의 인사에 당혹함이 가시기도 전에 초메가톤급 사태가 발생했다.
세계 굴지의 통신장비 기업으로 비상의 날갯짓을 하고 있는 중국 최대 휴대폰 제조 회사로 미국애플과 한국 삼성전자를 빠르게 추격하고 있는 화웨이(華爲)의 창업자 상속녀이자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제2인자 위치를 맡고 있는 멍완저우(孟晩舟)가 캐나다에서 미국 요청에 따라 체포당한 것이다.
캐나다 검찰은 자국 내에서 멍완저우를 긴급 체포하여 미국 측에 인도, 미국 법정에 서게 할 태세이다.
혐의는 화웨이의 통신장비를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는 이란에 판매했다는 것이다.
멍완저우가 중국 재계 피라미드의 최고 상층부에서도 열 손가락 안에 드는 위상을 주목하고 여기에 긴급 체포와 범죄인 국외 인도라는 떠들썩한 사태를 초래한 혐의점 내용을 오버랩하면 '사령부를 포격하라'는 1966년 문화대혁명 발동 전야 마오의 말이 생각나지 않는가.
미중 무역전쟁은 시진핑의 바람대로 '지루한 지구전'이 될지 맥아더가 1951년 외쳤던 '새로운 전쟁'의 시작인지 지켜볼 일이다.
<스위프트-버크왈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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