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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今歷단상-4월24일] 어부지리, 새옹지마
페스트가 중세 유럽의 역사 흐름을 바꾸었듯이 사스란 질병이 중국 정치의 흐름을 요동치게 하였고 중요 정치가 여럿의 막판 행로를 극적으로 바꿔쳤다.
2003년 4월 중국판 글라스노스트 사건이기도 한 사스 사태 이전 멍쉐눙(孟學農)과 왕치산(王岐山)의 정치적 운명은 대조적이었다.
그해 1월 베이징 시장에 선출된 멍쉐눙이 '떠오르는 태양'이었다면 왕치산은 낙조였다.
하이난성 서기에 선출된 왕치산 역시 승진이었으나 중앙에서 천리길이 넘는 곳이 임지니 사실상 정치적 유배였다.
그러나 사스 사태로 멍쉐눙은 잘못도 없이 해임당하고 그 빈자리를 왕치산이 맡게 됐다
왕치산의 능력을 인정하고 있던 주룽지가 그를 인민은행장으로 밀었는데 장쩌민과 후진타오가 중앙 요직을 나눠먹기 하는 바람에 하이난성까지 가버린 것이었다.
하지만 사스 사태 후 수습과정에서 바로 이같이 장과 후의 인물이 아니라는 사실 때문에 왕은 '황금 사다리'에 올라타게 되었다.
산마루에서 실족은 아무리 그것이 심각해도 만회할 수 있다. 그러나 정상 부근에서 한 번 삐끗하면 만회란 기적에 가깝다.
멍쉐눙은 끝내 회복하지 못한 반면 왕치산은 그 기적 같은 기회를 하늘이 내려준 동아줄로 만들었다.
시진핑 집권 뒤 그에게 '사정 칼'이 부여되자 그는 장쩌민과 후진타오 등 전임 최고 지도자의 은혜를 받은 바 없고 도리어 찬밥 대접을 받았기에 좌고우면함이 없이 장과 후의 측근들을 깡그리 무자비하게 조자량 헌칼 쓰듯 베어버릴 수가 있었다.
왕치산은 현재 국가부주석이다. 서열은 정치국 상무위원 다음의 8번째이지만 그의 위상은 '예비 섭정'에 가깝다.
시진핑 집권 1기 동안 단호 과감 그리고 무자비한 악역에 대한 보상이다.
물론 위기와 기회가 공존한다. '제2의 저우언라이'가 될 수도 있고 ' ' 또 다른 린뱌오'가 기다리고 있다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멍쉐눙은 산시성 성장으로 제임 중이던 2008년 대형 인명피해를 낸 대규모 산사태 사고로 또 다시 인책 사임해야 했다.
이 역시 멍의 과오는 아니었다. '천재'이지 '인재'는 아니라는 말이다. 억세게 운이 없는 인물이다.
2010년에도 공청단파의 수장으로 멍의 정치적 보스인 후진타오 총서기가 멍의 능력을 아껴 중앙 직속기관 위원회 부서기란 중앙에 자리를 마련, 재기의 길을 터주었으나 결국 권토중래하지 못했다.
왕치산은 '어부지리'요 '새옹지마'다. 멍쉐눙은 '엎어져도 코가 깨진다'의불운을 두 번 연거푸 겪고 결국 소리 소문 없이 정상 부근에서 보이지 않는 존재가 되었다.
<스위프트-류야저우-버크왈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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