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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頓悟頓修] ‘최고 존엄’의 아관파천 관전 포인트
푸틴 타임, 고르비 타임, 히틀러 타임 아니면 트럼프 타임
김정은과 블라디미르 푸틴 간 첫 대면의 관전 포인트 중 소소하지만 자못 의미심장한 것일 수도 있는 하나는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의 '코리언 타임' 을 국제무대에서 대체한 '푸틴 타임'이 어떻게 작동할 것이냐 다.
정상적이라면 '푸틴 타임'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첫 대면에서도 작동될 것이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중요행사 때 지각하기로 악명이 높다.
여러 정상들이 참석하는 국제회의에서도 '푸틴 타임'은 종종 가동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아셈정상 회의에서 정말 오랜만에 또 참말로 본의 아니게 '코리언 타임'을 가동시켰으나 '푸틴 타임'만한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GDP 규모를 러시아 한 계단 앞선 11위 나라이기는 했으나 '차르'를 기다렸던 인내는 '우리 이니'에게는 없었다.
그 결과 정상들 합동 기념사진이 문재인만 유일하게 빠진 '인증 샷'으로 역사에 기록됐다.
'미국에서 대한미국'과 '카자흐에서 훈장 당일 취소'와 함께 외국 나가면 빠짐없이 저질러지는 외교망신 시리즈의 탑 쓰리에 속하는 것이었다. 어쨌든.
모순 구조이며 토토로지인 '예외 없는 규칙은 없다'와 '예외는 반드시 있다'라는 법칙은 물론 '푸틴 타임'에도 적용된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어떤 것이 될까.
'푸틴 타임'의 원조 격인 '고르비 타임'일까.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은 1991년 제주 방문 때 약속 시간을 어겨 노태우 대통령은 하루를 넘긴 다음날 새벽까지 기다려야 했다.
'보통사람'은 환하게 웃었으나 새벽 아침 뉴스를 통해 이를 본 우리 국민은 파산한 고관대작으로부터 졸부 취급을 받는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미소가 트레이드마크인 고르비는 피곤해서인지 억지웃음마저 인색했다. 우리는 30억 달러를 주기까지 했는데 말이다.
그래도 핵강국으로 미국보다 양적으로 우위인 푸틴이 트럼프를 의식하는 의전을 생각한다면 '트럼프 타임'을 흉내낼지 모른다.
트럼프는 11일 태평양을 건너온 문 대통령에게 '2분 면담'을 할애했다. 분당 5조원 상당이다.
트럼프는 한국 정부로부터 막대한 무기구입 약속을 받았다고 떠벌려 문재인을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트럼프는 구체적 언급은 하지않았으나 문재인이 서울 공항에 도착하기 이전에 우리가 약속한 무기 구입 규모모는 10조 원 심지어 15조 원이 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아니면 암살 기도를 방해하기 위해 히틀러가 구사했던 약속시간 빨리 또는 아주 늦게 나오는 '히틀러 타임'을 구사할 수 있다.
또 다른 가능성은 '저스트 타임'의 '칸트 타임'을 예외적으로 작동시킬 수도 있다.
그런데 그것은 줄게 아무 것도 없다는 시사일 수도 있다.
도리어 '최고 존엄' 이 '푸틴 타임'을 작동시킬 수 있다.
하노이에서 뺨맞고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눈 흘기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다.
그러나 푸틴으로부터 인구에 회자되는 "냉면이 목구멍에 넘어갑네까"라는 말을 햇던 북한 리성권 조평통 위원장이 약속시간에 잠깐 늦은 전 통일부 장관 조명균에 쏘아붙였던 말과 같은 러시아 버전의 질책을 듣게 될지도 모른다.
아마도 하고는 싶지만 또 '남쪽 대통령'과 차별화를 극적으로 보이기 위해 간절히 필요한 액션이기는 하지만 어려울 것이다.
히틀러는 2차대전 말기 스페인의 프랑코로부터 모욕을 당했다. 약속시각에 히틀러는 '칸트 타임'이었으나 프랑코는 '푸틴 타임'이었다.
히틀러는 화를 내느라 스페인의 참전을 압박하는데 힘을 기울이지 못했다. 프랑코의 승리요 히틀러의 패배였다.
프랑코의 의도된 지각에 히틀러가 말려든 것이다.
그러나 블라디보스토크에 20시간 기차를 타고간 김정은은 1896년 아관파천을 재현하는 것과 같은 처지다. 푸틴이 6자회담 재개를 요구할 것이라는 전망인데 현 상황은 북한으로서는 사면초가다. <스위프트-류야저우-버크왈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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