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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頓悟頓修] 북한의 도발 택일 알고리즘
‘일요일은 참으세요(Never on sunday).’
그리스 여배우 멜리나 메르쿠리가 1960년 출연한 로맨틱 코미디 영화의 제목이다.
고대 그리스 비극을 현대 버전으로 한 '페드라'와 더불어 메르쿨리의 대표작인 영화에서 여배우는 매춘부이기는 하지만 그리스 고전비극을 정기적으로 관람하며 고전 지식을 쌓고 활발한 사교활동으로 뭇 남성으로부터 '여신'으로 추앙받는 여주인공 역으로 분했다.
줄거리는 이 기묘한 이중생활에 강하게 자족하는 메르쿨리와 미국의 물질주의에 환멸, 그리스의 고전에서 활로를 찾아보려 그리스에 온 미국인이 그녀를 매춘생활에서 벗어나게 하려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밀당 이야기다.
오드리 헵번이 출련한 '티파니에서 아침'을 주제가로 한 '마이 페어 레이디'와 비슷한 주연남녀의 설정과 줄거리다.
메르쿨리는 그리스 파파도폴로스 군사독재 정권이 아테네 대학생의 유혈 시위 후 이에 호응한 군부의 봉기로 붕괴하고서 귀국하여 문화부 장관을 지내기도 하였다.
일요일 아침에 이 영화가 갑작스럽게 생각난 것은 휴일 새벽 뉴스에서 바로 하루 전인 토요일 4일 오전 9시 직후 북한 단거리 발사체의 훈련 도발 관련 갖가지 뉴스를 접하면서 이모저모 되씹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4일 오전 9시 직후 시각은 토요일인 4일부터 5일 어린이날을 거쳐 대체휴일 월요일 6일까지 3일간 황금연휴가 시작되는 첫날 아침이다.
또 이날은 중국과 러시아가 서해에서 실시하는 연합 해상 군사훈련의 마지막 날이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중국 5.4 운동 100주년 기념일이기도 했다.
동해에서 실시한 단거리 발사체 훈련은 우리나라와 미국 그리고 일본과 함께 서해에서 의미심장한 중러 연합함대 훈련도 겨냥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6자회담의 상대방 5개국을 모두 겨냥한 '1석5조'의 액션이다.
현 북한 정권 1인자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할아버지 김일성이 남한을 군사 침공한 날은 1950년 6월25일로 일요일이다. 공휴일이었다.
김정은의 아버지 김정일이 북한 2인자로서 전두환 대통령의 목숨을 노리고 아웅산 테러 도발을 감행한 날은 1983년 10월9일로 우리 국민들이 모두 쉬는 날이었다.
북한이 사상 첫 핵실험을 감행한 날도 10월9일이다. 2006년 이날은 중국에게는 건국절 연휴 마지막 날이기도 했다.
4일 청와대는 긴급 국가안보회의를 열었으나 문재인 대통령은 참석하지 않았고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과 정경두 국방장관이 주재했다.
문대통령은 일단 '휴일 중'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판을 깨지는 않은 것으로 전략적으로 판단하겠으나 판을 깨지 말라'는 요지의 경고대응을 한 것처럼 저강도 도발이라는 판단 하에 저강도 대응한 것일 수도 있다.
물론 마조히즘적 대응이라는 부정적 시각에서는 '오지랖' 발언을 의식한 것일 수도 있다. 좀 좋게 평가하자면 '개가 짖어도 연휴는 달린다'라는 호들갑하지 않는 여유 있는 대응으로 견강부회 할 수도 있다.
북한의 도발 택일 알고리즘에 일요일과 기념일 등 국가적 기념일이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은 1950년 6월25일 일요일 이래의 도발일지를 살펴보면 자연스레 나오는 귀납 추론이다.
이런 마당이니 북한이 도발의 기습 효과를 이루기 위해서는 또 결정적 도발을 당하지 않으려는 우리, 북한의 상대방 측에서는 새로운 도발 택일 알고리즘이 나와야 하지 않을까.
“이제 더 이상 공휴일은 없다( Never again on holiday).”
<스위프트-류야저우-버크왈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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