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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今歷단상-5월8일]북베트남 기뢰봉쇄...美 새옹지마 단초
리처드 닉슨이 북베트남 모든 항구에 대한 기뢰 봉쇄령을 내린 때는 그가 역사적인 중국 방문을 마친 후 불과 2개월 아흐레 후였다. 1972년 5월 8일이었다.
2018년 5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 열도에 영국, 호주 와 캐나다 전함들을 불러 모았다. 여차하면 북한으로 통하는 해역에 '포세이돈 창의 띠'를 칠 기세였다.
북한과 사상 첫 정상회담의 카운트다운을 리얼리티쇼의 진행자처럼 생방하며 전형적인 '당근과 채찍'의 투트랙 전략을 구사한 것이다.
일본 열도 해역에 미국 함대와 일본 해상자위대 함대뿐만 아니라 아시아권 국가인 호주의 군함은 물론 유럽 대륙의 영국과 미주의 캐나다 군함들까지 끌어 들인 것은 북한을 넘어서 중국과 러시아도 겨냥하는 세계 전략전 전개라고 보아야 한다.
그 한해 뒤인 2019년 5월 트럼프 행정부는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을 결렬시킨 뒤에도 한편으로는 미소를 지으면서 해상 압박을 더욱 강화하는 비대칭적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1972년 닉슨은 중국 방문으로 인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하고 잊힌 역사의 한 페이지가 됐지만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소련을 방문했다. 이 역시 역사적 전략적 행보였다.
이처럼 공산 두 초강대국을 상대로 균형추 외교를 펼쳐 어느쪽으로도 기울어지지 않은 수평을 맞춘 뒤 북베트남에 대해 해상봉쇄를 가하는 초압박 강수를 밀어붙이자 북베트남은 결국 두 손을 들고 베트남 파리 평화협정 조약에 도장을 찍었다.
미소중을 삼각 꼭짓점으로 하는 삼각 국제 초강대국 권력구조 틀에 세력균형 메커니즘을 구축함으로써 베트남은 '사면화가(四面和歌)'의 호위망에 둘러싸이게 했다.
'죽은 호치민의 북베트남'은 물러서지 않을 수 없을 때 물러설 줄 알았다.
1973년 1월27일 베트남 파리 평화협정 조인이 이루어졌다. 이는 북베트남이 1954년 수립된 베트남 남북 분단 체제를 무력적으로 무너뜨리지 않겠다고 약속하는 것과 미국이 베트남 주둔 미군 병력을 완전 철수한다는 것을 교환한 것이었다.
파리회담의 북베트남 측 특사 공산당 정치국원 레 둑 토는 평화조약에 동의하면서 미국 측 카운터파트 백악관 안보담당 특별 보좌관 헨리 키신저 앞에서 눈물을 뿌리기까지 하였다고 한다.
그는 1973년 베트남 평화협정 체결의 공을 인정, 키신저와 공동으로 수여한 노벨 평화상 수상을 거부했다.
'가용된 분단은 진정한 평화가 아니다"라 말과 함께. 키신저는 당연히 수상했다.
베트남 파리 평화협정에 미국은 만족했고 북베트남은 마지 못해 사인했다.
미국은 이해 3월29일까지 주둔 군대를 완전 철수하였다. 협정 준수를 위해서였다. 미군 병력만 최대 50만명이 주둔했던 베트남 땅에 미군 병사 한 명 남아있지 않게 된 것은 조약 서명 불과 3개월 이틀 뒤다.
'밀물처럼 밀려왔다가 썰물처럼 빠졌다'라는 표현이 전혀 과장된 것이 아니다.
북베트남은 협정의 의무사항을 지킬 생각이 '전혀 전혀' 없었다. 베트남 파리평화 협정의 약속을 '보호할 가치가 없는 정조로 여겼다.
'악마의 사전' 풀이에 따르면 '약속은 상대방이 한 약속을 지키도록 할 때까지만 지키는 것'라고 적혀 있다.
미국은 당사자는 물론 관련국들을 끌어들여 얼기설기 '골디우스의 매듭'을 설치했으나 정작 '칼'에 대한 '방패'는 남베트남에 대한 넌덜머리에 시달렸기에 의도적으로 마련해 두지 않았다.
미국도 이점에서는 북베트남과 마찬가지로 '악마의 사전 약속' 풀이에 '아주 아주' 충실하게 따랐다.
어쨌든 1972년은 닉슨으로서는 개인적으로나 정치인으로서나 최절정기였다.
역사적인 중국 방문과 소련 방문이 이해에 모두 이루어졌다. 중국과 소련 방문 모두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첫 방문이었다.
이해 말 치러진 대선에서 닉슨은 재선에 성공했다. 이로써 닉슨은 대통령으로서 1976년 미국 건국 200주년 행사를 주재하는 영광의 자리를 예약했다. 당시까지의 역대 선거인단 최대 표차의 압승이었다.
미국 유권자는 죽의 장막을 여는 외교적 성과를 거둔데다 재정적으로 '밑 빠진 독' 역할을 한 베트남전 수렁에서 빠져 나오게 한데 대한 확실하고도 충분한 보답을 했다.
그러나 천국에서 나락으로 급강하 추락은 바로 그 절정기이던 해인 1972년에 잉태됐다. 워터게이트 사건이었다.
닉슨은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1974년 8월8일 사임했다. 미군 철수완료 직후부터 사실상 재개된 베트남전은 닉슨이 최고 통수권자 자리에서 물러난지 채 9개월도 못 넘긴 1975년 4월30일 북베트남군이 남베트남 수도 사이공의 대통령궁에 진입, 두옹 방 민 남베트남 대통령을 포로로 잡아끌고 나옴으로써 북베트남의 무력적화 통일로 끝이 났다.
이는 미국 역사상 첫 번째 전쟁 패배였다.
단기적으로 살피면 베트남전 수렁 탈출로 가는 신의 한수'로 자부했던 북베트남 해상봉쇄는 도리어 ''날개 없는 최악수였다.
하지만 보다 높이 올라 긴 시간을 반추하는 시각에서 바라보면 미국은 초고비용-최저 효율의 희망 없는 '소마(小馬)'를 과감하게 버렸기에 '대마' 공격에 집중할 수 있어 결국 '대마'를 잡았다고 볼 수도 있다.
이 관점에 선다면 그 출발은 미국 대통령 닉슨의 1972년 북베트남 해상봉쇄다.
그리고 그 마지막은 19년 뒤인 1991년 1월25일 소련 대통령 고르바초프의 사임이었다. 이는 소련의 '되돌이킬 수 없는' 해체였고 그 이후 장기간 미국의 유일 초강대국 시대가 열렸다.
미국으로서는 베트남전 종결로 돈 먹는 하마이자 국제사회에서 명분의 입지를 최소화한 전략적 불량자산을 깨끗이 청산할 수 있었고 이후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 시대 소련과 군비경쟁에 집중함으로써 소련을 거덜 나게 하여 스스로 붕괴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닉슨의 북베트남 항구에 대한 기뢰 봉쇄령→베트남 파리 평화 협정 체결→베트남 공산화→소련 아프간 침공과 신냉전 개시→미소 군비경쟁→동구권 붕괴와 소련 해체 등 경과는 미국 버전의 새옹지마가 아닐 수 없다.
글머리에서 언급했듯이 현재 트럼프 행정부는 북미회담을 앞두고 투 트랙 전략의 일환으로 영국, 호주와 캐나다 해군력을 끌어들여 일본 열도 주변에 해군 전력을 집결시키고 있다.
북한의 김정은 정권이 핵 폐기를 끝내 거부할 경우 북한에 대한 해상봉쇄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정권은 1972년 닉슨에 의한 북베트남 해상봉쇄령을 아전인수 할 수도 있다. 배짱을 부릴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한국 국민도 이러다가 남베트남처럼 적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기우에서부터 북한 핵보유 인정, 북핵 위기의 저강도 진행 하에 퍼주기 재연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다채로운 스펙트럼의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1972년 당시에는 남베트남이 미국 세계전략의 불량자산이었으나 2019년 오늘에는 북한이 중국의 전략적 불량자산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핵심이다. 판을 결정하는 것은 핵심이지 주변이 아니다.
세계 국제역학 질서 측면에서 1972년과 2019년은 같아 보이나 본질적으로는 다르다. '사이비(似而非)' 다.
중국 고사 새옹지마에 빗대어 본다면 닉슨의 북베트남 기뢰 봉쇄와 베트남 전 파리협정이 말이 제발로 들어온 것이고 베트남전 종결이 미국 입장에서는 아들이 말을 타다 떨어져 다리를 못 쓰게 된 것이다.
고사의 뒷부분이 해피엔딩이듯 미국의 새옹지마는 다음과 같이 전개되었다.
미국이 '베트남전 트라우마'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은 1991년 조지 부시(아버지 부시) 대통령이 1차 이라크 전쟁(걸프전)에서 승리를 거두면서였다.
10년 후 조지 W 부시 (아들 부시) 대통령은 2001년, 2003년 아프간 침공과 이라크 침공을 단행,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는데 베트남 전 때와는 달리 상대국의 수도를 점령하는 2차대전 전략 개념을 채택했다.
1차 이라크전 당시 아버지 부시가 유프라테스 강에서 전진을 멈춘 것은 한국전과 베트남전 처리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었다.
전투기 조종사로 2차 대전에 참전했던 아버지 부시와는 달리 베트남전 당시 주방위군 근무로 전쟁의 총탄을 피했던 아들 부시는 미국 본토의 심장부가 테러 공격을 당하는 상황에서 냉전 당시의 제한전이 아닌 2차대전 방식의 전면전을 선택한 것이다.
이는 냉전 종식으로 미국이 유일 초강대국이 된 상황 변화가 큰 몫을 했다. 베트남전에서는 소련과 중국이 이미 미국이 17도선 이남의 유지라는 제한적 전략 목표 아래 전쟁을 수행하고 있는 가운데 북베트남의 버팀목 역할을 견지했다.
또한 미국이 냉전 말기 주적 소련과 군비 경쟁에 집중하면서 무기 분야에서 첨단기술의 발전과 군사전략 목표를 신속하게 이행할 수 있도록 뒷받침한 가공하게 업그레이드된 현대적인 병참 지원 등 향상력도 큰 역할을 했다.
이런 가운데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 오사마 빈 라덴의 2001년 9·11 테러 성공은 '초대박의 치명적 독배'였다.
빈 라덴과 그의 후견자 역할을 자임해온 아프간 탈레반 정권의 최고 지도자 오마르와 이라크의 최고지도자 사담 후세인은 미국이 베트남전 패배를 선물 매도' 계기를 마련한 1968년 1월31일 베트콩의 테트공세를 상기하며 느긋해 하였지만 미국 지도자와 국민은 1968년처럼 분열하지 않고 60년 전 1941년 12월7일 진주만 기습 때처럼 일치단결했다.
결국 사담, 빈 라덴과 오마르는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집요한 미국의 추적과 공격 앞에 죽었고 그들의 체제도 붕괴했다
이를 미군의 군사전략 변화의 관점에서 살펴보자.
2차대전의 참전군인이었으며 한국전과 베트남전을 지켜보았던 아버지 부시는 미국의 최고 통수권자로서 한국전 당시의 군사 전략적 실패를 의식했다.
한국전 때 서울 수복 뒤 압록강과 두만강 등 한중 국경선까지 진격한 것은 미국이 전혀 예상치 않았던 신생 공산 중국의 개입을 불러 왔다고 미국 전략가들은 복기했다.
미군이 대동강선과 원산만 선에서 머물렀다면 공산 중국의 개입은 없었을 것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아버지 부시는 유프라테스선을 이라크의 '두만강-원산만'선으로 간주했던 것이다.
물론 아버지 부시는 베트남전의 과오를 의식, 사담 후세인 정권의 막강한 군사력을 완전 괴멸시켰다.
이는 사담의 이라크가 쿠웨이트 침공과 같은 도발을 더 이상 엄두조차 하지 못하게 하는 한편 이라크 권력 이너서클이 자체적으로 사담을 제거하기를 기대했다.
사담의 사위들이 중심이 되어 사담 제거가 시도되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그러나 2001년 9.11 테러와 같은 새로운 형태의 전쟁이 벌어지자 미군은 10년 사이 한층 업그레이드된 전략개념 아래 전쟁을 벌였다.
그것은 2차대전 때와 마찬가지로 적국의 수도를 점령하고 또 그 최고 지도자를 '참수'하는 결과를 가져올 때라야만 군사적 의미에서 전쟁의 종식으로 본다는 것이었다.
아들 부시가 2001년 아프가니스탄 침공과 2003년 이라크 침공에서는 주저 없이 수도인 카불과 바그다드까지 진격했고 그 최고 지도자인 오마르와 사담을 추적했다.
사담을 체포하여 이라크 법정에 세워 그 반대세력에 의해 교수형으로 처형되게 하였다. 그리고 아프간 탈레반 정권의 최고 지도자 오마르는 피신 중에 병사하도록 몰아갔다.
이로써 미군은 바뀐 군사전략 구체적으로 적국의 수도 점령과 최고 지도자 참수라는 결과를 성취했다.
걸프전과 이라크 침공은 공화당 정권 하에서 이루어졌지만 알카에다 빈 라덴에 대한 '참수'는 2011년 민주당 정권에 의해 수행됐다.
빈 라덴의 '처형 집행'은 그가 미국 민간시민을 2천명 가까이 살해하였고 국가가 아닌 테러 조직의 우두머리였기에 법적 절차를 밟지않고 미국이 직접 집행했다.
그것도 빈 라덴이 은신하고 있던 파키스탄이 동맹국임에도 불구하고 사전에 알리지 않았다.
미군 특수부대 네이버실 대원들에 의한 빈 라덴의 처형 장면은 백악관에 실시간 원격 영상 중계됐다.
그 장면은 대통령 버락 오바마와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도 지켜보았다.
오바마는 미군 최고 통수권자이다. 그러나 또 한편 노벨 평화상 수상자이다. 여성인 힐러리느 어느 순간 입을 막아 잔혹한 장면 때문에 터져 나온 비명 소리를 막았다고 한다.
정리하면 21세기에 들어선 뒤부터 미국의 군사전략은 적대세력과 전쟁을 벌일 경우, 상대국의 수도를 점령하고 그 최고 지도자에 대해서는 '참수 작전'을 집행한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참수작전에 대한 미국의 직접 집행 여부는 미국인에 대한 직접 살해 여부와 국가 최고 지도자 여부가 고려된다.
국가 최고 지도자의 경우는 그 나라 국민에 의해서거나(리비아의 므아마르 카다피 ), 간접적인 방법(아프간 오마르)이거나 법적 절차(를 이라크의 사담 )밟는다.
그러나 알카에다처럼 NGO일 경우 특수부대 대원에 발견 즉시 사살이라는 집행 명령이 사전 부여됐다.
<스위프트-류야저우-버크왈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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