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 19/05/20 11:59



[今歷단상-5월11일] 선전 메시지의 빈곤 그러면 빌린다

19세기 말 사회사상의 백화제방이 유럽에서 일어날 때 피에르 조제프 프루동은 사회주의 이념을 비판한 저서 '빈곤의 철학'을 내놓았다. 제목은 강한 임팩트의 선전 효과를 가져다 주었다.

이를 의식한 마르크스는 '철학의 빈곤'으로 응수했다.

마르크스는 프루동의 메시지를 흉내낸 것이었지만 청출어람이었다.

1966년 중국에서 마오 추종의 조반파와 류샤오치를 지지하는 당권파가 베이징 안개정국 속에서 싸움을 벌일 때 당권파의 핵심 인사들이 저우언라이를 찾아왔다고 한다. '카더라 전설'의 냄새가 물씬하는 하지만. 경청할 가치가 없지 않다.

1927년 8월 취추바이(瞿秋白)가 천두슈(陳獨秀)를 쫓아냈듯이 1935년 1월 마오 등 국내파와 저우언라이 등 프랑스파가 연합하여 코민테른의 철저한 감독 하에 있는 볼셰비키 그룹의 영도자 보구(博古)를 끌어내린 것처럼.

또한 2년 전인 1964년 10월 소련에서 브레즈네프 일파가 흐루시초프를 실각시켰듯이 그들은 마오를 당 중앙회의를 통해 몰아내자고 하였다.

그때 저우는 이에 반대하며 "우리는 그를 이길 수 없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는 정확한 판단이었다.

마오는 1935년 중국공산당의 지배권을 장악한 뒤 당내 반대세력을 하나씩 둘씩 제거해 나갔고 장제스를 물리치고 대륙을 차지했다.

심지어 미국, 소련과 벌인 대결에서 적어도 패배하지 않았다. 그런 그를 우리가 어떻게 꺾을 수 있느냐는 게 저우언라이의 토로였다.

선전전에 있어서도 저우가 보기에는 마오는 '부처님 손바닥'이었다. 자신을 포함한 모두를 합쳐도 이길 수가 없다는 말이었다.

조반파가 크게 밀리던 상황에서 "사령부를 포격하라"란 마오의 이 짤막한 메시지는 전세를 반전시킬 수 있는 강력한 동력을 제공했다.

이는 레닌의 선전 메시지를 연상하게 하지 않을 수 없다. 레닌이 1917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와서 던진 메시지 '모든 권력은 소비에트로' 라는 이 세단어 문장으로 러시아 2월 혁명을 통해 집권한 사회혁명당을 무너뜨릴 수 있는 반전의 계기를 구축했다.

이밖에도 레닌의 임팩트 강한 메시지는 언뜻 생각나는 것만도 '종교는 아편이다', '지식인은 쓸모 있는 바보' 등 인데 짧으면서도 그 흡인력은 아주 아주 강하다.

마오도 못지않다. '권력은 총구로부터 나온다', '미국은 종이호랑이다' 등등.

레닌과 마오와 같은 창조력이 풍부한 선전가가 아니면 빌려와서 써야 한다. 적에게서라도.

나치독일의 선전상 괴벨스 메시지는 명품은 없어도 그 효과는 강력했다. 그가 죽을 때까지 독일 국민이 나치스에 등을 돌리지 않은 것도 그의 선전 주술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괴벨스의 선전 메시지와 기법은 소련공산당을 그대로 베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덩샤오핑은 자신이 부처님 손바닥을 넘지 못하는 '손오공'임을 자임했다. 그래서 창조자가 되기보다는 뛰어난 모방자가 되는 일을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그 백미가 바로 '실천은 진리를 검증하는 유일한 표준'이다. '실천은 진리를 검증한다'는 마오의 메시지에 비해 보면 창조성과 임팩트에서는 크게 못 미치지만 그 효과는 강력했다.

덩샤오핑은 그러면 충분하지 않은가는 자세였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2주년 기념 기자와 가진 1대1 대담을 놓고 그 후폭풍이 거세다.

그 결과 그 이전 필자가 한 번도 알지 못했던 여기자가 전 국민의 입에서 천당과 지옥을 오고가는 처지가 됐다.

반면 2주년의 정작 주인공인 대통령은 블랙아웃 됐다.

'독재자' 운운 질문이 임팩트의 포커스인데 문 대통령이 모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취임초 검사와 벌인 대화에서 "이제 막 가자는 거죠"라고 한 것처럼 또 그 자신의 최고 정적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통령이 되기 전 라디오 진행자와 한 인터뷰에서 "저하고 싸우자는 거예요"라고 응구 대첩한 것처럼 솔직하게 임팩트 있게 응대했다면 후폭풍의 주역은 여기자가 아닌 문 대통령 자신이 되었을 것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머리는 빌려도 건강은 빌릴 수 없다"라는 강한 임팩트의 메시지를 남겼다.

이는 "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라는 메시지와 함께 YS의 임팩트 강한 명품 메시지다. 둘을 쌍벽 메시지로 보아줄 수도 있겠다.

그러나 창조력도 없고 빌릴 수도 없는 이들도 있다.

'빈곤의 철학'과 '철학의 빈곤'이 둘 다 없는지 단지 하나만 있는지 새겨 보아야 할 일이다.<스위프트-류야저우-버크왈드>


2019/05/11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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