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中백서 ‘무역협상 결렬 전적 미국 책임’ 비난
중국 상무부는 2일 미중 무역협상이 결렬한 책임을 전적으로 미국에 전가하는 내용의 백서를 발표했다.
신화망(新華網) 등에 따르면 상무부는 백서에서 미중 무역교섭이 합의를 보지 못한 것에 관해 "미국 측 언동이 전후로 모순되고 성의가 없었다"며 타결 불발이 미국 탓이라고 비판했다.
백서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연이은 대중 추가관세 발동에 대해 "세계 경제의 선향에도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게 했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1일 미국 수입제품 600억 달러 상당에 대해 5~25%에 이르는 보복관세를 발동했다.
백서는 작년 9월에 이어 2번째로 미중 통상마찰에 관한 중국의 입장을 내외에 거듭 천명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무역협상의 주요 쟁점과 관련해 백서는 중국의 지적재산권 보호에 현저한 성과가 있다면서 기술이전을 강제한다는 미국의 주장이 "사실에 근거하지 않아 전혀 타당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백서는 "원칙에 관한 문제에서는 중국이 결코 양보하지 않겠다"고 언명, 미국에 대항할 자세를 내보였다.
다만 중국이 이 같은 강경자세를 앞으로도 계속 견지할지는 유동적이다.
처음 백서를 공표한 작년 9월 말 중국은 미국에 강력히 맞서겠다는 의지를 표시했다가 가을에 국내 경기가 둔화하자 태도를 일변해 협상 재개로 돌아섰다.
당시 백서는 "관세라는 몽둥이로 협박을 받으면서 협상을 할 수 없다"고 했고 협상 실무대표인 왕서우원(王受文) 상무부 부부장은 "칼로 목을 찌른다 해도 교섭하지 않겠다"고 언명했다.
그러다가 불과 1개월 후인 11월1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고 12월1일에는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정상회담을 개최했다.
중국은 중국제품 2000억 달러 규모에 대한 추가관세를 10%에서 25%로 올리겠다는 위협을 받으면서도 협상에 응하게 됐다.
그때 상무부 고위 당국자는 중국의 궤도 수정 이유를 한마디로 '경제'때문이라고 확인했다.
2018년 10월 중국 증시가 급락하며 수많은 민영기업이 도산했다. 중국으로선 미중협상을 재개해 기업들의 불안을 진정시킬 필요가 절실했다.
현 시점에 중국 경제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1~3월 성장률은 6.4%로 1년 만에 감속이 주춤했으나 4월부터 증치세(부가가치세) 인하에 따른 특수요인이 작용했다.
4월 주요 경제지표는 나란히 악화했으며 5월 제조업 구매관리자 지수(PMI)는 3개월 만에 경기확장과 축소를 가름하는 경계선인 50밑으로 떨어졌다.
중국 당정의 각 부서는 4월 경제지표가 나온 5월 중순부터 외국인을 포함한 경제금융 전문가에 "미국의 속셈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미중 협상의 전망을 어떻게 보는가" 등등을 탐문해 청취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지도부의 지령에 따른 것으로 짐작되는데 겉으로는 강경자세를 취하지만 속으로는 미국에 양보책을 제시하는 '플랜B'를 준비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대체적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