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 19/06/25 22:20



[今歷단상-6월11일] 가장 매운맛은 쓰촨 아닌 후난

1993년 여름 후난성 취재여행 첫날 성도 창사시의 한 호텔에서 아침을 뷔페식으로 먹었는데 요리가 무척 매웠다.

안내하던 중국인이 내 표정을 보고 짐작한듯 한 마디 던졌다.

“쓰촨요리가 맵다 하지만 쓰촨 사람들도 후난요리의 매운맛에는 혀를 내두르지요.”

쓰촨요리는 혀끝을 톡 쏘지만 후난요리는 혀와 입안 전체를 얼얼하게 만들 정도였다.

매운 요리를 잘 먹는 사람은 독하고 강인하다는 말이 있는데 공산중국 지도자들을 살펴보면 맞는 말인 것 같다.

2만5천리 장정의 혹독한 시련에서 살아남아 압도적 열세를 극복하고 공산혁명을 승리로 이끈 마오쩌둥은 후난성 출신이고 세 번의 숙청을 겪었음에도 오뚝이처럼 재기하여 끝내 최고권력자가 된 덩샤오핑은 쓰촨성에서 태어났다.

마오와 덩은 경쟁자들과 비교하여 볼 때 모든 면에서 앞서지도 못했고 몇몇 중요한 지도자 자질면에서 마오와 덩을 크게 앞선 이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강인함과 인내심에 있어서는 마오와 덩이 라이벌들보다 뚜렷이 우뚝했다.

이런 결정적 장점은 어린 시절부터 삼시 세끼 고추를 먹으며 단련하며 키워왔기 때문은 아닐까.

‘후난 사람 한 명만 살아 있어도 중국은 망하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듯이 강인함에 있어서는 쓰촨인보다 후난인을 더 쳐준다. 마치 고추 매운맛처럼 말이다.

덩샤오핑이 마오와 맞받아치기보다 그의 사후를 기다렸던 것은 현명한 처신이었다.

강한 성격의 인물이 강인함에 있어 자신보다 낮다고 볼 수 없는 상대와 강대강으로 직접 맞붙었다가는 조금이라도 약한 쪽이 질 것이며 그 싸움에서 지면 돌이킬 수 없는 패배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리리싼, 펑더화이와 류사오치 등은 후난성의 고추맛을 재대로 보여 준 공산주의 지도자들이다.

리리싼은 건곤일척의 승부수를 문자 그대로 걸었고 펑더화이와 류사오치는 반골의 끝판왕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줬다.

리리싼은 너무 서둘렀고 펑더화이와 류사오치는 더 강한 '고추맛'의 마오와 대항했다는 불운으로 인해 회복 불가능한 좌절을 맛보아야 했다.

후난성은 둥팅호를 사이에 두고 면한 후베이성과 함께 과거 초나라 영역이다.

초나라 출신 항우가 진나라를 무너뜨리고 일단 천하의 패권을 장악했다.

그러나 항우를 무너뜨리고 진나라를 승계하여 지속 가능한 제국 체제의 한나라를 세운 이는 유방이다.

유방은 촉나라를 근거지로 하였는데 그곳은 바로 현재의쓰촨성이다.

화끈함에 있어서는 리리싼이 마오를 앞서지만 리는 순간의 불꽃으로 스러졌다.

마오는 초원을 불태웠지만 지속 가능성에 있어서는 덩샤오핑에게 확실하게 못 미친다. 마치 항우가 유방에게 그랬던 것처럼.

가장 최고의 매운 맛을 맛보려면 후난 고추를 먹어봐야 한다. 하지만 매운 요리를 자주 자주 즐기려면 쓰촨요리를 택해야 한다.

<스위프트-류야저우-버크왈드>

2019/06/11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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