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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頓悟頓修]2019년 홍콩·북한, 1989년 동독·1990년 빌뉴스
1990년 발트 3국 중 하나인 리투아니아의 수도 빌라(빌니우스)에의 중앙 광장에서 '인간의 얼굴을 한 사회주의'는 '인간의 얼굴'을 보여주었다. 분노와 경앙 그리고 초조를.
그리고 그 1년 뒤 페레스트로이카와 글라스노스트 리고 신사고 외교 를트로이카로 앞세우며 냉전 세계 질서의 신전들을 무너뜨려 온 '삼손 고르비'가 '머리털'이 잘린 신세가 되었다.
'델릴라의 머리 가위질과 '삼손의 최후 힘쓰기'를 한 번에 해치운 인물은 보리스 옐친 이었다. 소련 연방 의 러시아 공화국 대통령에 선출되자불과 반 년 만에 이를 해치웠다.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은 1991년 12월25일 소련 대통령직에서 사임하기 1년 전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시 중앙광장에서 한 젊은 청년 면전에서 무너졌다.
고르비가 게급장을 떼고 벌인 '썰전'에서 이름도 기억되지 않은 무명의 젊은이는 돌물매조차 없이 '골리앗'을 무너뜨린 '다윗'이 되었다.
약소국 리투아니아의 독립에 대한 강렬한 염원과 대담함이 세계 파워 폴리틱 세계 질서의 '넘버 투 맨'을 자제심을 잃고 스스로 쓰러지게 만든 것이다.
고르비는 이해 말 노벨 평화상을 궐석 수상했다. 고르비를 두고 고대 그리스의 플라톤이 주장한 '철인왕( 哲人王)'의 현신이라고 찬사가 나오기도 하였지만 되짚어 보면 이는 겉만 본 것이었다.
다음해 말 고르비는 하늘 꼭대기 '천상에서 땅 밑바닥 '지하 나락'으로 수직 강하 추락하는 비극의 주인공이 되었다.
'신들의 황혼'의 비극적 주인공이자 깜깜한 밤으로 빠져들기 직전의 찬란한 슬픔의 낙조였다.
빌뉴스 광장의 썰전을 TV 모니터를 통해 지켜보았을 옐친은 '미래누벨 박(새로운 파도)의 겉모습 내부에 도사리고 있는 '바스티유 수문장'의 '유령 하나'를 읽어냈던 것 같다.
그리고 이를 현실화하는데 거침없이 전진했다.
결국에는 자신이 누구보다 일찍 정확하게 파악한 것을 만들고 만 것이다.
이러한 극적인 반전을 이루기 위해 '옐친의 돌물매'는 모스크바 광장에 들이닥친 탱크 위에 올라서는 것이었다.
그리고 빌뉴스 광장에서 절규한 무명 청년에 호응한 프로그램이면 충분했다. 피와 생사의 공포까지 무릅쓰지 않아도 됐다는 말이다. .
옐친의 '네오 누벨 박'은 고르비의 그것에 비하면 아주 무척 초라했다. 러시아 공화국을 제외한 소련 연방공화국을 구성하던 나머지 14개 공화국은 사실상 모두 독립했다.
리투아니아와 라트비아 그리고 에스토니아 등 발트 3국과 조지아( 소련 연방시절 그루지아) 등 4개국을 제외한 나머지 소련 연방의 공화국은 '독립국가 연합체'라는 새로운 레짐을 마련하기는 했으나 그 연결고리는 강철 연환에서 새끼줄로 변했다.
소련이란 붉은 거대한 제국이 러시아라는 팔다리가 잘려나간 훨씬 약해진 국가로 쪼그라졌다.
하지만 그것이 누벨 박의 결과물인 신대륙이었다.
그리고 옐친은 고르비가 세우려다 실패한 달걀을 반동강 내어 확실하게 세운 컬럼버스가 되었다.
2019년 6월 홍콩은 코페루니쿠스적 전환의 소용돌이 속이다.
100만명의 시위군중이 불과 일주일 사이에 2백만으로 늘어난 순간 '2019년의 홍콩'은 1990년의 빌뉴스'가 되었다.
마지막 한 수를 남겨둔 것처럼 보이는 듯 하였던 '일국양제'는 '바스티유 감옥의 빗장'이 되고 말았다.
'일국양제'의 일국 완성과 공고화에 방점을 둔 범죄인 인도법안 강행 통과에 불퇴전의 의지를 굽히지 않았던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전광석화와 같이 이의 무기한 연기를 발표하고 심지어 홍콩 시민에게 사과까지 했다.
물론 '강철 여인'이란 대처 코스플레의 그이지만 단지 중화인민공화국, 즉 공산중국의 주석 시진핑의 아바타일뿐이다.
그런 시각에서 보면 시진핑은 '고르비의 1990년 빌뉴스 굴욕'을 당한 셈이다.
덩샤오핑의 설계와 꾸준한 선전 공세에 힘입어 중화권의 '누벨 박'을 자임했던 일국양제는 2019년 어느날 아침에 깨어나보니 앙시암 레짐의 상징 '바스티유'가 됐다.
어제의 '미래 물결'이 보수반동과 역류의 패러독스가 된 것이다.
1990년 어느날 모스크바가 아직은 조용할 때 발트해의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 광장에는 무서운 불티가 튀고 있었다.
6.4 천안문 유혈진압 30년 뒤 베이징의 천안문 광장은 아주 조용했다. 그러나 그 기념일 8일 뒤인 6월12일 남중국해에 면한 홍콩에서는 1989년 그날의 베이징의 열기를 압도하였다.
초원을 순식간에 불태울 수도 있는 불티가 튀기 시작한 것이다.
바둑판에서 중앙의 대마가 무너질 위기를 막을 시간을 벌기 위해서는 우선 일단 수를 좌변이나 우변에 놓아야 한다.
시진핑은 불가피하게 북한을 방문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고르비가 1990년 부드러운 분위기 조성을 위해 우아한 부인 라이사를 빌뉴스 광장 한복판에 동반해야 했던 것처럼 시진핑도 재색 겸비의 중국 인민가수 퍼스트 레이디 펑리위안을 평양으로 데려가야 했다.
적어도 홍콩에 쏠린 시선을 평양으로 돌리도록 하기 위해서는 평양 미녀 뿐만 아니라 베이징의 미녀도 불가결했다.
1989년 11월9일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기 전 고르비는 동독 건국40주년 기념행사 참석을 위해 베를린을 방문했다.
당시 환갑을 앞둔 초로의 남자 고르비는 77세의 할아버지인 동독 서기장 에리히 호네커와 깊은 키스를 나누었다.
이는 유럽 공산당원 간의 친밀한 동지애 표현이었다.
그렇지만 고르비는 개혁에 미온적인 호네커에게 '늦는자에게 화있을 진저' 라는 뉘앙스의 강한 경고를 했다고 한다.
베를린 장벽 건설 책임자였던 호네커는 동독인의 헝가리 등 동구권 개혁 국가들을 통한 엑소더스 대책 마련에 여전히 주저하였다.
결국 호네커는 황태자로 부르던 젊은 에곤 크렌츠 등 모스크바 바라보기 측근에 의해 쫓겨 났고 베를린 시당 서기 샤보프스키의 '베를린 장벽 지금 당장 개방'이란 실언이 희망과 기대가 도미노처럼 오보를 증폭 생산시킴으로써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말았다.
베를린 방문 시 고르비의 키스는 모든 것의 붕괴를 예언한 '죽음의키스'였다.
고르비와 호네커 두 사람의 정치 생명을 단축한 죽음의 키스였을뿐만 아니라 볼셰비즘 체제의 종말을 예고한 죽음의 키스였던 것이다.
평양을 방문한 시진핑은 김정은과 키스는 하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키스가 없으니 저주의 예언은 없는 것인가.
그러나 베를린 장벽을 무너뜨리고 동구권 몰락과 소련 해체를 가져온 지렛대는 '말'이었다.
그러니 우리는 시진핑의 행동보다는 그가 공개적으로 던진 말과 비공개적인 말을 모두 샅샅이 알아 보아야 할 것이다.
<스위프트-류야저우-버크왈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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