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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今歷단상-6월21일] 25년전 동쪽서 온 화타이자 저승사자
1994년 6월15일부터 18일까지 북한을 방문한 지미 카터는 북한 입장에서는 살아날 방법을 처방해준 '화타'였다.
카터는 당시 미국 집권당인 민주당 출신의 전직 대통령이었지만 개인 자격으로 평양을 방문했다.
그는 김일성 북한 주석과 회담을 갖고 영변 핵시설 동결을 끌어 냄으로써 클린턴 행정부의 영변 핵시설 폭격 카운트다운을 멈추게 했다.
클린턴 행정부는 '카터 처방'에 떨떠름한 자세였으나 결국 이를 받아들였다.
김일성이 핵무기 개발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은 4반세기가 지난 오늘의 시각에서 보자면 공수표였다. 물론 클린턴 행정부도 이를 결코 믿지 않았다.
브레이크를 걸겠다는 계산이었지만 북한 정권은 국민 수십 만을 굶어죽이는 희생을 무릅쓰면서까지이를 밀고간 비상식적 정권이었다. 속는 척하는 것을 속이게 만들었다.
미국입장에서 보면 종양 제거 수술 시기를 놓치게 하여 수술 아닌 다른 방식으로는 치료가 난망하고 메스를 대면 고위험 고비용이 불가피한 암을 키운 오진의 처방이다
다른 한편으로 카터는 저승사자였다.
카터가 평양을 떠난지 24일 뒤인 7월8일 김일성은 사망하고 말았다.
김일성은 카터를 극진히 대접하려 대동강 뱃놀이도 하였다. 당시 우리나이로 83세인데다 평소에도 입술이 파랄 정도로 심장이 아주 좋지 못하였던 김일성은 '죽음의 뱃멀미'을 '고난의 행군'으로 여기고 스스로 감수했다.
김일성은 카터와 합의한 남북 정상회담을 '화타 처방'으로 간주, 이의 준비에 무리하였다.
이는 뱃놀이로 약화될대로 된 심장을 회복 불가능한 위험 상황으로 몰고간 '죽음의 처방'이 되었다.
카터는 대통령으로 재직 중이던 1979년 한국을 방문, 박정희 대통령과 회담을 하고 한미 간 아주 대단히 불편한 관계를 해소했다.
그러나 유신 정권에 대한 카터 행정부의 목조이기가 다소 느슨해진 그해 10월 유신 정권은 김영삼 의원 제명 등 정치 악수를 거듭하여 부마사태를 불렀고 그 와중에 박정희는 측근 중 측근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의 총구 아래서 숨을 거두었다.
15년 시차를 두고 남북을 방문, 남북한의 숨통을 열어준 뒤 도리어 최고지도자가 모두 비명에 가자 '카터는 커터'라는 말이 유행하기도 하였다.
이런 공교로운 사태 전개를 가장 의식한 인물은 다름아닌 김정일이었다. 단지 우연의 일치였으나 김정일은 '미신'으로 치부하기에는 꺼림칙했던 모양이다. .
북한 김정일 정권 당시 카터가 악화일로를 걷던 북미 관계를 풀기위해 또 다시 북한을 방문했을 때 김정일은 출국, 그와 만나주지 않았다.
사반세기 전 북한 정권의 숨통을 열어준 '화타'가 동쪽에서 왔다면 그 25년 뒤인 2019년 북한이 고대하는 '화타'는 서쪽에서 찾아왓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처방 비방'은 어떤 것이며 '커터 후유증'은 이번에는 없을 것인가.
<스위프트-류야저우-버크왈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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