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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今歷단상-6월27일] 시진핑 대국외교 테스트 蔣, 毛 아니면 鄧이냐
기세등등하던 일본이 패망의 카운트다운에 들어가 있던 시기 장제스는 동맹국 미국의 강한 압력을 받고 모스크바로 대표단을 파견해야했다.
명목은 중소간 우호협력동맹 조약이나 실상은 미국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과 소련 이오시프 스탈린 수상 간의 밀약을 추인하기 위해서였다.
루즈벨트는 1945년 2월 소련 크림반도 얄타에서 열린 미영소 수뇌 회담에서 소련의 대일전 참가 약속을 얻어냈다.
그 대가로 일본이 1931년 만주사변을 일으켜 만주국이란 괴뢰국을 세운 만주지역에 대한 제정 러시아의 이권을 보장해 주었다. 사전에 중국 측과 의견 교환은 없었다.
1943년 12월 말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미영중 3자 수뇌회담에서 장제스의 위상을 한껏 세워주었던 루즈벨트는 정작 중국의 핵심 이익에 관한 논의에서 중국을 '푸대접'이 아닌 '무대접'한 것이다.
장제스는 중국 자체 역량으로는 만주를 회복할 수 없는 처지인지라 루주벨트의 생전 마지막 세계전략(루즈벨트 1945년 4월 사망)을 대단히 떨떠름하게 여기면서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장제스는 중국에게는 '악수'이지만 받아들이되 피해를 최고화한다는 것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소련군의 만주진공이 이루어진 뒤에서야 서명한 사실은 장제스의 고민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는 처남 쑹쯔원과 아들 장징궈를 대표단에 참여시켜 최대한 중국의 이익을 지키려 노력은 했지만 결과는 소련에 제정 러시아의 제국주의적 유산의 몸통을 회복시켜주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장제스는 국공내전 기간 중에도 대국외교 게임에서 또 다른 치명적 패착을 범한다.
미국 기업에 중국 전역을 몽땅 개방한 것이다. 막 자라나던 중국 기업들은 도산 도미노에 빠져 버렸다.
장제스는 소련과 미국과 대국외교에서 모든 것을 내주는 최악의 양보를 한 것이다.
소련에 대한 이러한 양보는 윈스턴 처칠이 2차대전 초기 영국이 제 2의 노르만 침공을 당할 것이 아니냐는 위기감에 싸여 있던 때 루즈벨트 앞에서 허리에 두르고 있던 목욕 타올을 흘러 내리는 모든 것을 내보인 퍼포먼스가 상징하는 것처럼 절실했을 수 있다.
어찌됐든 처칠이 미국의 전폭적인 지원을 얻어내듯이 장제스는 소련에 대한 과거의 굴욕을 상기시키는 양보를 통해 미국의 핵투하와 소련의 참전이라는 미소 콤비 블로를 일본에 먹이는데 필수 불가결한 기여를 했다.
일본의 녹다운이 있었기에 중국 대륙을 장악하던 일본 군대를 일본열도로 쫓아낼 수 있었다.
그러나 국공내전 승리를 위해 취한 미국에 대한 지나친 양보는 중국 대륙 전체를 도리어 마오쩌둥의 공산당에게 넘겨주는 결과를 가져왔다.
마오는 소련과 미국 등 양대 초강대국과 게임에서 장제스보다 더 취약한 을의 처지였다.
마오는 국공내전 승리로 광대한 중국 대륙을 차지한 직후 모스크바로 날아가 스탈린의 의도적인 모욕적 홀대를 견디며 끈질기게 요구하여 스탈린으로부터 만주 제정 러시아이권 포기를 얻어냈다.
애치슨 '선긋기' 게임이 없었더라면 마오는 그런 소득을 얻어내지 못했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나폴레옹이 워털루 회전에서 모든 면에서 이겼음에도 승리가 웰링턴에게 돌아간 것은 웰링턴이 버틸 수없으르 때까지 버텼기 때문이었다.
전쟁이 총을 동원한 외교로 볼 수 있다면 공산 중국의 한국전 개입은 미국과의 대국 외교 전략 게임으로 볼 수도 있다.
이 대국 외교에서도 마오쩌둥은 이길 수 없는 전력과 패배한 경험이 한번도 없는 아르마다를 상대로 버티기를 통해 트루먼과 아이젠하워로 이어지는 미국 민주-공화 양당 행정부로부터 양보를 얻어냈다.
항우와 유방, 유비와 조조 그리고 제갈공명과 사마중달 등 중국 역사상 라이벌 중에서 인기를 끈 쪽은 패자 쪽이다.
비록 패배했다고는 하나 항우와 유비 그리고 공명은 상대방을 뛰어넘는 차고넘치는 장점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장제스도 불굴의 의지와 최악의 순간에서도 희망을 찾아 이를 키워 살려냈다. 장이 지닌 지도자의 자질은 승자인 마오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그렇기에 역사의 라이벌 중 패자에게 따뜻한 눈길을 주는 것이다.
하지만 패자들에게는 공통적으로 시대의 흐름을 제때 간파하지 못했거나 더 나아가 역행했다는 결정적 결함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간과하기 쉽다.
오사카에 가는 시진핑은 마오일까 장일까
'1940년대의 마오쩌둥'은 2019년에는 '미래의 물결'이 아닌 도리어 '역류'일지도 모른다.
2019년 오사카에서 1949년과 1950년의 마오쩌둥을 각주구검(刻舟求劍)한다면 시진핑은 '1946년 장제스'의 물길 속으로 빠져 버릴 수도 있다.
2019년의 오사카의 시진핑은 1949년 천안문 망루의 마오쩌둥이 아니라 죽음을 앞둔 덩샤오핑을 되새김질해야 할지 모른다.
덩은 후계자들에게 도광양회(韜光養晦)를 주문했다. '칼빛을 숨기고 초승달이 보름달로 커질 때까지 실력을 기르라는. 백년동안 엎드려 있어야 한다라는 말과 함께.
스위프트-류야저우-버크왈드> 마오를 본따고 있지만 그런 마오가 과거 했다는 스타일이 역사의 흐름인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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