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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今歷단상-6월29일] 정신 승리와 선전 승리
중국 대표적 근대 문학가로 꼽히는 루쉰은 소설 '아큐정전'을 통해 자신의 잘못에서 비롯된 실패를 반성하지 않고 또 이에서 비롯한 싸움에서 진 것조차 인정하려 들지 않는 중국인의 뒤틀린 심사를 '정신승리' 우기기 행태라고 비판했다.
소설에서 주인공 아큐는 싸움에서 심하게 두들겨 맞고도 나는 싸움에서 졌다고 생각하지 않으면 승리한 것이라는 논리로 자신을 위안했다. 이것이 바로 '정신승리'다.
중국공산당이 국민당에게 쫓겨 옌안으로 도망간 것을 '장정'으로 미화한 것도 '정신승리'의 한 사례라 할 수 있다
장정(長征)은 뜻으로는 '머나먼 원정'이지만 실상은 '대패주'다.
국공내전에서 승리하여 중국 대륙을 차지한 중국공산당은 아큐식 '정신승리' 방식으로 과거의 대참패를 승리로 둔갑시켜 버렸다. 이는 분명한 역사 물구나무 세우기다.
북한도 중국 따라하기를 하고 있다.
북한은 명백한 남북교전의 대참패인 제1 연평해전을 모두의 기억에서 지우기 위해 온갖 방법을 지속적으로 써왔다.
1999년 6월15일 1차 연평해전에서 북한은 함정 여러 척 침몰과 수십 명의 북한군이 사망한 반면 우리군은 병사 몇명이 손가락 정도만 다쳤을 뿐이었다. 이는 해군력에서 북한이 19세기 수준이라면 우리는 20세기 수준임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남북이 대치하는 상황에서 이는 상대방에게 급소를 보여주는 것이었다. 이런 실상은 북한 측 입장에서는 머리카락 보일라 식으로 꽁꽁 숨겨야했다.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간 사상 첫 남북 정상회담서 합의한 내용을 1차 연평해전 발발일에 맞추어 발표한 것과 2차 연평해전 도발을 6월 달에 맞추어 한 것 등은 덧칠을 거듭거듭 하여 보이지 않게 하자는 의도가 읽힌다.
제1 연평해전의 발발 20주년이 되는 2019년 6월15일에 북한 목선이 동해 삼척항에 슬그머니 들어와 남한 전국을 들끓게 하고 있다.
4명의 북한인이 탑승한 목선은 동해 NLL을 넘어와 우리 해군 그리고 해안 방어를 맡은 육군과 경찰의 다중 경계망을 유유히 휘저었다.
2명은 귀순하겠다고 하고 2명은 귀순 의사가 없다고 하여 돌려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군사훈련서 청백으로 나뉘어 침투 파워게임을 하는데 한쪽이 상대방의 기름창고 혹은 무기고 등 중요 시설에 내부에 표적을 붙이면 붙인 쪽이 승리하는 것으로 결판이 난다.
문제의 목선이 우리 경계망 상황을 살펴보기 위한 일종의 정찰 공작선박으로 판명난다면 우리는 워게임에서 완패한 셈이다.
1999년 6월15일의 제1 연평해전이 한산도 대첩에 비유한다면 2019년 6월15일 '북한 목선 삼척 침투 성공'은 '칠천량 해전 패배'에 비유할 수 있겠다.
이순신 장군이 지휘한 한산도 대첩은 을지문덕의 살수대첩과 강감찬의 귀주대첩과 더불어 우리나라 역사상 3대첩 중 하나로 꼽힌다.
이순신 장군의 라이벌 우원균이 지휘한 칠천량 패전은 병자호란 때 '쌍릉 전투‘와 6.25 때 '현리 전투'와 함께 우리 역사상 3대 패전으로 지목된다.
이제 북한의 핵개발로 6.15 남북 공동선언이 퇴색되어 가는 마당에 북함 목선이 북한 공작선이라고 한다면 6월15일은 북한 '다윗' 목선을 상기하는 날이 될지도 모르겠다.
공산중국에 '정신승리'가 있다면 북한에는 '선전 퍼포먼스 '성공을 통한 선전 승리가 있다.
이를 무너뜨리기 위해서는 덧칠 속에 묻힌 진실된 기억을 되살려내는 것이다.
<스위프트-류야저우-버크왈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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