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 19/09/15 14:29



‘재무의 천재’ 장융, 알리바바 새시대 개막

"신사업 내실 다지며 구미 시장 확대가 과제"

중국 최대 정보기술(IT) 그룹 알리바바(시가총액 5000억 달러)의 사령탑에 '재무의 천재' 장융(張勇 47) 최고경영자(CEO)가 새로 올랐다.

장융 CEO는 알리바바를 창업해 20년 동안 카리마스적인 경영수완을 발휘하면서 중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인터넷 기업으로 성장시킨 마윈(馬雲 55)의 회장직을 물려받아 명실상부한 수장이 됐다.

작년 돌연 은퇴를 예고한 마윈 회장이 후계자로 장융 CEO를 지목하자 사내외에서는 창업멤버 가운데 고르지 않은데 대한 불만이 터져나왔다.

알리바바는 1999년 영어교사 출신인 마윈을 비롯한 17명 이른바 '18나한(羅漢)'이 공동 창업했다.

그래서 알리바바 시작과 성장에서 고락을 함께 한 이들 중 한명이 마윈의 뒤를 잇는 것이 마땅하다는 목소리가 거셌다.

하지만 마윈은 "후계자로는 장융 이외 누구도 생각하지 않는다"며 주변의 반대를 완강하게 물리쳤다.

이후 1년 동안 마윈은 스스로 그룹 핵심회사의 주요 직위에서 차례로 내려가면서 전부 장융에 넘겨주었다.

아울러 마윈은 알리바바 보유 주식도 매각에 나서 2018년 6월에는 7%이던 지분을 6.7%로 낮추고 최근에는 6.2% 떨어트렸다.

마윈은 후계자로 일찍이 낙점한 장융은 상하이 출신으로 상하이 재경대학 졸업 후 회계사로 미국 회계법인 프라이스워터 하우스 쿠버(PwC) 상하이 지점에 입사했다.

장융은 중국 대형 온라인게임사 자이언트 인터액티브 엔터테인먼트(盛大互動娛樂) 최고재무책임자 CFO를 거쳤으며 그의 평판을 높이 산 마윈이 2007년 8월 전격 스카우트해 타오바오망(淘寶網) CFO에 앉혔다

그에 대해선 "회계 부문 출신답게 치밀하며 항상 논리정연하고 감정에 쉽게 휘둘리지 않는 스타일"이라는 평이 대체적이다.

장융은 '워커홀릭'으로 가족을 상하이에 남겨두고 단신 알리바바 본사가 있는 항저우의 쉐라톤 호텔에 숙박하며 밤낮 구별 없이 지시를 내리고 필요하면 심야에도 간부회의를 소집했다.

거대기업인 알리바바의 주요 업무를 누구에 전적으로 맡기지 않고 거의 모든 부문의 보고를 직접 듣고 지시를 내리지 않으면 성이 차지 않은 타입이라고 한다.

이런 장융을 마윈은 애초 후계자로까지는 염두에 두지 않았다. "CFO 타입의 경영자는 생각이 틀에 박힌 보수적인 성향이 대부분으로 CEO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 마윈의 지론이었다.

하지만 장융은 알리바바에 들어오고서 자신에 붙은 'CFO 타입'이라는 레테르를 떼어내는 변신을 시도했다.

장융은 2008년 타오바오 쇼핑몰(淘寶商城) 사장을 겸직하면서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를 단기간에 알리바바의 주력 사업으로 키웠다.

지금은 중국은 물론 세계 최대의 세일로 커진 알리바바의 대명사 광군제(光棍節 독신자의 날 11월11일)를 창안해 사세 도약의 상승세를 타게한 것은 장융이 2009년 내놓은 계획안이다.

2014년 주력 온라인 판매 사이트 타오바오망이 가짜상품 범람 문제로 소비자의 역풍을 만나 고전하던 때 타오바오 쇼핑몰에서 고품질 상품을 전문적으로 파는 판매 사이트로 탈바꿈한 T몰(天猫)을 성장 궤도에 올려 실적을 회복시킨 것도 장융이다.

주종 온라인 판매가 컴퓨터로 주문하는 방식이 주류이던 2013년에는 장융이 '스마트폰 시대'를 미리 간파하고 경영자원을 스마트폰앱 개발에 투입해 인터넷 판매시장에서 알리바바를 부동의 선두주자로 군림하게 했다.

이때 장융의 능력에 깊은 인상을 받은 마윈은 2015년 알리바바에서 회장 다음 직책인 CEO에 그를 앉혀 후계자 수업에 나서게 했다.

마윈에 기대에 부응해 장융은 바로 알리바바의 미래 성장을 이끌 수 있도록 유망 업종을 대상으로 하는 대형 인수합병(M&A)을 실행에 옮겨 지난 수년간 10조원을 들여 성공리에 완수했다.

이로써 장융은 대담하고 참신한 경영수완에 더해 마윈의 절대적인 신임까지 얻으면서 후계자 자리를 굳혔다.

장융은 낡은 상관행에 매몰된 시장을 인터넷 기술을 활용해 21세기형 유통업으로 탈바꿈하는 알리바바의 '뉴 리테일' 전략을 주도했다는 평이다.

예고된 알리바바 제1인자 등극을 앞두고 장융은 공세적인 경영자세를 한층 뚜렷이 했다. 직접 톱을 맡은 혁신기구 '경제발전집행위원회'를 설치해 중대 경영사항에 관한 의사를 최종 결정하게 했다.

알리바바 산하 주요 17개 사업 경영자를 위원으로 두고 주석인 장융이 사업보고를 받도록 하는 체제이다.

장융 체제의 과제는 해외사업 확대이다. 알리바바는 동남아시아 등에서는 존재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구미에서는 아직 소비자에는 익숙하지 않은 상황이다.

2018년 알리바바의 매출은 562억 달러로 이중 369억 달러가 중국 내에서 이뤄졌다. 해외 매출은 전체의 5%에 불과한 29억 달러에 그쳤다.

장융은 2015년부터 CEO에 오른 이래 해외사업 부문을 사실상 총괄했다. 알리바바의 해외 소비자용 사이트 알리 익스프레스를 통해 러시아와 브라질에서는 어느 정도 성공을 보기도 했다.

중국에서 금융, 의료, 영화, 음악 등 신사업의 내실을 다지면서 장융호(號)가 해외시장 개척에서 얼마만큼 성과를 거두며 알리바바의 성공 신화를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2019/09/10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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