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협상 농산물·환율 부분합의...관세 인상 연기 미국과 중국은 11일(현지시간)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농산물과 환율 문제 등 특정 분야에 부분적으로 잠정 합의했다. 중국은 워싱턴에서 끝난 무역협상에서 미국산 농산품 수입을 확대하고 환율정책에서 투명성을 높이기로 했다. 이에 따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15일 예정한 중국산 제품 2500억 달러 상당에 대한 추가관세 인상을 연기한다고 밝혔다. 미중 간 일부이나마 협상 타결에 따라 무역전쟁이 한층 격화하는 사태는 일단 피할 수 있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교섭을 마친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를 백악관에서 접견하고 "대단히 중대한 '제1단계' 합의에 도달했다"고 평가했다. 앞으로 최대 5주간에 걸쳐 합의와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을 정리해 문서화하는 작업을 진행한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확인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도 12일 "쌍방이 솔직하고 효율적이며 건설적인 논의를 했다"며 "농업과 지적재산권 보호, 환율, 금융서비스, 무역협력 확대, 기술이전, 분쟁 해결 등 분야에서 실질적인 진전이 있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강조한 '부분합의'라는 표현을 쓰지는 않았다. 미국 측 성명으로는 '제1단계' 잠정 합의한 것은 농산품과 환율, 지적재산권 등이다. 중국은 400억 달러에서 500억 달러의 미국산 농산품을 구입하기로 했다고 한다. 지금까지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을 가장 많은 수입한 것은 연간 260억 달러이다. 금융면에선 중국이 환율정책으로 투명성을 확보하기로 했다. 미국은 지난 8월 중국이 의도적으로 위안화 약세를 유도한다는 이유로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다. 미국은 앞으로 중국을 '환율조작국'에서 제외할지를 검토하기로 했다. 중국은 미국 금융기관에 시장을 개방할 방침도 약속했다. 중국이 미국기업의 지재권 보호를 강화하는 내용 역시 부분합의에 포함한다. 기술이전 강요를 억제하는 시책도 일부 담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1월 중순 칠레에서 열리는 아시아 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때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별도로 정상회담을 갖고 합의 문건에 정식 서명하겠다는 의욕을 표명했다. 이제부터 미중은 합의 문언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이견을 보일 가능성이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가 확산하는 속에서 미중은 대립 격화를 모면했지만 선행 불안감은 여전히 남았다. 이번에는 이견을 좁히기 쉬운 분야에 집중하면서 과잉 산업보조금과 국유기업의 우대 등 난제를 미뤘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1단계를 마치고서 제2단계를 바로 시작한다"며 중국의 산업구조 문제를 계속 거론할 생각을 분명히 했다. 중국이 구하는 통신기기 업체 화웨이(華爲) 기술에 대한 금수조치 일부 완화에 관해서도 타협점을 모색할 전망이다. 미국 정부는 12월15일 거의 모든 중국제 수입품에 제재관세를 확대하는 제4탄 가운데 스마트폰과 노트북 등 1600억 달러 상당에 15% 관세를 추가 부과한다. 이런 조치는 연기하지 않은 채 향후 검토하는데 그쳤다. 미국이 이미 발동한 3600억 달러 규모의 제제관세와 중국이 미국산 제품에 적용한 보복관세를 어떻게 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미중은 2018년 7월 개시한 무역전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2개월 반만에 워싱턴 고위급 협상을 개최했다. 무역대표부(USTR)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류허 부총리와 10~11일 이틀간 교섭했다. 미국 정부는 15일에 2500억 달러 중국 제품에 대한 제재관세를 현행 25%에서 30%로 인상할 예정이다. 세계 경기의 새로운 부담이 되는 제재관세의 확대에 제동을 걸지 아닐지가 초점이었다.

▶ 2019/10/12 17: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