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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今歷단상-10월17일]10월은 잔인한 달-세뇌 자발적 개조
중국의 마지막 황제 푸이(溥儀)에게 10월은 잔인한 달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1911년 10월10일 발생한 신해혁명으로 자신이 황제로 있던 청나라가 멸망했기 때문이었다.
만 두살 때에 황제가 된 푸이는 여섯살 때인 1912년 2월 황제 자리에서 물러나야 했다.
그의 퇴위로 시황제(始皇帝) 때부터 시작한 황제 체제는 중국에서 종말을 고했다. 그래서 그에게는 ' 말대(末代) 황제'라는 별칭이 따라 붙었다.
푸이는 1931년 만주사변 후 일제에 의해 괴뢰국 만주국의 황제로 옹립되었으나 아무런 권한이 없는 허수아비 황제였다. 공산 중국 수립 뒤 민족 반역 행위자로 수감 생활을 하기도 했다.
푸이는 문화대혁명의 광풍이 절정이던 1967년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는데 이는 공교롭게도 신해혁명 발발 56주년 일주일 뒤였다.
역사적 인물 중에는 자신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기념일 전후에 생을 마감하는 경우가 종종 발견된다.
그날을 영광의 날로 기억하는 이는 그날을 넘기려고 마지막 사투를 벌이고 그날을 차마 다시 보내고 싶지 않은 이는 그날이 오기 전에 재촉하듯 이승을 떠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성급한 말실수로 베를린 장벽을 하루 밤에 무너뜨린 동독 베를린 시 당서기 귄터 샤보프스키는 베를린 장벽 붕괴 26주년을 8일 앞 둔 2015년 11월1일 세상을 떠났다. 회한의 날을 다시 한 번 더 지나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푸이는 신해혁명 기념일을 지난 일주일 뒤에 세상을 떠났다.
공산 중국이 의도한 대로 '황제에서 공민'으로 성공적으로 개조되었기 때문일까. 아니면 문화대혁명의 광풍 때문에 인생 하직의 날마저 눈치를 보았던 것은 아닐까.
죽은 뒤에서라도 '반혁명'과 '반동'의 딱지가 붙는 것을 두려워했을 정도로 세뇌되었기 때문은 아닐까.
샤보프스키는 자유 민주 통일 독일 하에서 또 동독 출신인 앙겔라 메르켈이 총리로 있던 시절 죽음을 맞았다.
반면 푸이는 일당 독재 공산 중국에서 그것도 마오쩌둥 개인 우상화가 절정이고 인민재판이 횡행하던 때에 세상과 작별해야 했다.
<스위프트-류야저우-버크왈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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