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 19/12/05 18:52



中, 홍콩 사태에 개입차 위기관리센터 본토에 설치

연락판공실 대체해 공식기구로서 시위혼란 수습 나설듯

시진핑(習近平) 중국 지도부는 6개월째 이어지는 홍콩 시위사태에 따른 혼란을 직접 개입해 수습할 목적으로 홍콩에 인접한 본토에 위기관리센터를 정식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로이터 통신 등이 26일 보도했다.

매체는 관련 사정에 밝은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중국 지도부가 이 같은 위기관리 센터를 홍콩에 주재하는 연락판공실을 대체하는 공식 연락본부로 삼으려고 한다고 전했다.

홍콩에서 시위가 격화하는 가운데 시진핑 지도부는 수개월 전부터 광둥성 선전(深圳)시 교외에 있는 리조트 시설 안에 위기관리센터를 설치하고 대응책을 강구하는 체제를 취했다.

관계 소식통과 관영 매체는 선전 보히니아 빌라(紫荊花園)에 있는 위기관리센터 시설이 연락판공실 소유라고 밝혔다.

홍콩과 경계선 부근에 있는 시설은 수목이 우거져 밖에서는 눈에 띠지 않는 장소에 위치하며 중국 고위 당국자가 2014년 홍콩 민주화를 요구하는 우산운동 때도 여기에 묵으면서 진두지휘했다고 한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시위 사태 이래 중국 당국은 홍콩 정부 관계자와 재계인사, 친중파 정치인을 보히니아 빌라로 불렀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위기관리센터로부터 매일 문서로 보고를 받고 있다.

그간 중국 정부와 홍콩 간 연락과 소통은 홍콩연락판공실을 통해 이뤄졌다. 연락판공실은 홍콩섬 중심가에 있다.

관계자 2명은 중국 정부가 연락판공실 왕즈민(王志民) 주임의 교체를 검토하고 있는데 이는 판공실의 위기대응에 지도부가 불만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왕즈민 주임은 홍콩에 주재하는 중국 정부 관리 중에서 최고위급이다. 중국 당국자는 "연락판공실이 홍콩의 부유층과 본토 고위간부층과 교류를 해왔지만 홍콩 시민으로부터는 고립돼왔다"며 이런 상황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언명했다.

24일 있은 홍콩 구의회 선거에서 민주파가 압승함에 따라 연락판공실에는 가일층 압박이 가해질 가능성이 크다.

관계자는 6월9일 홍콩에서 100만명 규모 시위가 벌어진 직후 홍콩 문제를 관장하는 한정(韓正) 정치국 상무위원 겸 상무부총리가 캐리 람(林鄭月娥) 행정장관에게 연락판공실을 거치지 말고 자신에 직접 연락하라며 사실상 핫라인을 만든 것으로 전했다.

이후 중국 공안부와 국가안전부를 포함하는 유관 부서의 부부장(차관)급들이 대거 보히니아 빌라를 찾았다.

또한 위기관리센터를 통해 국무원 홍콩마카오 사무판공실 장샤오밍(張曉明) 주임과 한정 부총리가 물밑에서 홍콩 지도부와 긴밀히 연락을 취했다.

앞서 지난 6월 이래 반정시위가 계속된 홍콩의 구의회 선거에서 민주파가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전체 의석의 85%를 차지하는 대승을 거뒀다.

구의회 선거에서 전체 452석 가운데 민주파가 385석, 친중파는 59석, 기타 8석을 각각 획득했다.

2015년 구의원 선거 때는 정원 431석 중 민주파 126석, 친중파 298석이었다.

민주파가 구의회 선거에서 과반수를 얻은 것은 1997년 홍콩 중국 귀속 후 처음이다.

범죄인 인도법(송환법) 반대로 촉발한 시위 사태에 대한 시민의 높은 지지도와 유혈 단속을 강화한 홍콩과 중국 정부에 대한 반감이 표출된 셈이다.

압승으로 행정장관 등 민주화 등에 대한 요구 여론이 한층 커질 전망이지만 중국 당국은 역으로 탄압을 확대할 공산이 농후하다.

때문에 '1국2체제(一國兩制)' 하 홍콩에서 나타난 이번 민의가 사태를 더욱 혼란으로 밀고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대규모 시위를 주도해온 민주파 단체인 민간인권진선(民間人權陣線)의 지미 샴(岑子傑) 대표는 구의원으로 당선한 후 "캐리 람(林鄭月娥) 행정장관은 민의를 수용해 5대 요구를 즉각 받아들여라"고 거듭 촉구했다.

구의회는 원래 지역에 관한 생활에 밀착한 문제를 논의하는 자리이지만 민주파는 시위 찬부를 묻는 사실상의 시민투표로 자리매김해 선거전을 전개했다.

젊은층을 중심으로 처음 투표에 참여하는 유권자도 많아지면서 투표자 수가 294만명으로 2015년에서 배증했다.

민주파는 득표율에서 57%를 획득해 친중파의 41%와 16% 포인트 차를 보였지만 소선거구제이기에 의석수에선 싹쓸이를 했다.

18개 구의회 가운데 17곳에서 다수를 점유했다. 민주파 간부 리윙탓(李永達)은 "홍콩인이 분명히 의사를 표시했다"며 경찰의 폭력행위를 규명하는 '독립조사위원회' 설치 등 요구를 받아들이라고 압박했다.

한편 친중파는 입법회에도 의석을 지닌 유력 정치인의 낙선이 속출했다. 이들은 "시민의 분노가 쌓인 결과"라며 시위 대응으로 반감을 사온 캐리 람 행정장관에 그 책임을 전가했다.

이번 구의회 선거에서 민주파 압승은 친중파에 의한 지배를 전제로 하는 1국2체제의 기반을 뒤흔들 전망도 나오고 있다.

민의를 반영하는 구의회 선거와는 달리 입법회 선거는 중국과 연관성이 높은 업계 단체 대표가 많은 직능 의원이 전체의 절반을 차지하는 점에서 친중파에 유리하다.

다만 전체 70석 가운데 6석은 구의원 중에서 선출하기 때문에 2020년 차기 선거 때는 민주파가 과반수를 차지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게 됐다.

2022년 예정된 행정장관 선거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게 됐다.

행정장관은 친중파만 출마가 가능한 체제이지만 구의회 선거 결과로 민주파가 선거인단 1200명 중 구의회에 배정된 117명을 모두 석권할 전망이다.

변호사 등 민주파가 강한 업계의 대표와 합치면 3분의 1을 넘을 수 있어 민주파의 집단적인 투표행동을 무시할 수 없게 됐다.

민주파가 입법회에서 과반수를 확보하거나 행정장관 선거에 영향력을 확대하면 '애국자에 의한 홍콩 통치'를 내건 시진핑(習近平) 지도부에 대한 타격은 상당하다.

그래서 중국 정부가 선거제도를 바꾸는 등 1국2체제의 형해화를 시도할 우려도 점쳐진다.

캐리 람 행정장관은 25일 "선거 결과를 존중하고 시민의 의견에 겸허히 귀를 기울이겠다"는 성명을 내놓았지만 다음날에는 보통선거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람 행정장관에 대한 지지율은 역대 최저인 10%대로 떨어졌다. 양보책을 내놓지 않은 채 시위대를 계속 강경 진압하면 시민의 반발이 증폭해 혼란이 장기화할 게 확실하다.

중국 정부는 친중파 참패로 체면을 잃으면서 난처한 입장에 몰렸다. 시위대를 폭도로서 일반 시민과 분리하려고 했지만 시위를 지지하는 민의가 확실해진 만큼 국내용으로도 변명이 궁색해졌다.

중국 언론 관계자는 당국이 구의회 선거에서 패배할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한 것 같다고 전했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5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폭력과 혼란을 멈추고 질서를 회복하는 것이 홍콩에서 가장 다급한 임무"라며 앞으로도 시위에 강력히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콩 구의회 선거 결과에 따라 국제사회의 압력이 커질 경우 중국은 오히려 강경노선을 취할 공산이 커져 사태 수습이 더욱 멀어질 우려도 낳고 있다.

2019/11/27 04:46


경제| IT | 사회 | 정치 | 양안 | 문화 | 대만 | 홍콩 | 한중Biz | 한반도 | 인물동정

 
Copyright 2000 ChinaWatch.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