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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頓悟頓修]홍콩의 赤과 黑그리고 인권연변(演變) 위기감
8일 홍콩거리는 검은 물결로 뒤덮였다
시위 주최 측 추산 80만명이 참가했다고 하니 홍콩 인구 700만의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열 사람 중 한명 이상이 거리에 나온 것이다.
홍콩 경찰은 4개월 만에 시위를 허가하면서 중국 국기 오성홍기와 특구정부 깃발 훼손을 하지 말 것을 조건으로 달았다.
주최한 시민 단체 '민간인권 진선(陣線)'은 이를 수용, 시위는 우려와는 달리 평화적으로 이루어졌다.
시위대는 행정장관 직선 등 5대 요구를 외치면서 홍콩 중심가 도로를 메우며 행진했다.
이날 12월8일은 범죄인 송환조례 추진이 촉발한 홍콩 민주화 시위가 시작된지 꼭 6개월이 되는 날이었다.
천안문 유혈진압 30주년이 중국 중앙정부 입장에서는 무사히 지난 나흘 뒤 시작한 홍콩 민주화 시위가 반년째 되는 날 홍콩은 검은 빛깔이 장악했다. 흑(黑)이 홍(紅), 즉 적(赤)을 압도한 것이다.
스탕달 소설 '적과 흑'의 두 색깔이 당시 프랑스의 상극적이며 공생 관계(말하자면 적과의 동침 사이)인 권력 양축을 상징했다.
하나는 유럽대륙을 제패한 나폴레옹 권력의 원천인 군대이고 다른 하나는 그의 머리에 황제의 관을 씌워 주었던 가톨릭 세력이었다.
붉은 색은 군대를 상징한다면 검은 빛깔은 사제를 대변한다.
소설의 주인공 젊은 야심만만한 줄리앙 소렐은 둘 사이에서 우왕좌왕하다가 파멸한다.
2019년 홍콩에서 검은 색은 암흑의 미래를 일깨우는 자유와 민주 그리고 인권을 상징한다.
그리고 홍콩인에게 중화민족의 자존을 대변했던 붉은 색은 이제 독재와 압제 인권 탄압을 상기하고 있다.
아울러 공산독재 체제를 창출하고 천안문 시위의 도전을 물리친 '총구'를 연상시킨다.
8일 시위에서 검은 빛깔의 옷을 입은 시위대의 대다수 젊은이는 붉은 색을 압도적으로 제압했다.
10일은 세계 인권의 날이다. 홍콩 시위는 이점을 겨냥했다. 10일 그날은 또한 중국인 최초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류샤오보가 9년 전 감옥에 갇혀 빈 의자와 솔베이지의 노래 속에 궐석 수상한 날이기도하다.
중국의 자유와 민주를 주창, 촉구하는 '08 헌장'의 주역인 류샤오보는 수감 중 얻은 간암으로 2017년 7월 타계했다.
그후 류샤오보의 망령이 홍콩 상공 위를 배회했고 그것이 2년 뒤 '범죄인 송환조례'를 계기로 폭발했으며 반년간의 간헐적 시위에서 '검은 빛'으로 호응한 것이리라.
홍콩에서 대규모 시위가 예고된 바로 하루 전날인 7일 양제츠 외교 담당 정치국 위원 겸 중앙외사공작위원회 판공실 주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서명으로 법률로 제정된 홍콩 민주인권법을 내정 간섭이라고 강력하게 비난했다. 그
양제츠는 아울러 미국 하원의 위구르 인권 결의안에 대해서도 난폭한 내정간섭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앙(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외사공작위원회는 중국 외교 방향을 최종 결정하는 곳으로 중앙외사영도소조를 확대 개편한 것이다.
1992년 8월 한중수교 당시 외사영도소조의 조장은 리펑 총리였다. 물론 태상황적 존재인 덩샤오핑의 최종 재가를 거쳤을 것이나 결정은 아직 권력기반이 확고하지 못한 장쩌민 총서기 겸 군사위 주석이 아닌 리펑 총리였다.
외사영도소조 조장격인 외사공작위원회 주임은 시진핑 총서기다. 그의 위에는 덩샤오핑과 같은 태상황적 존재는 없다.
시진핑이 중앙군사위 주석과 국가주석을 모두 쥐고 있는 시황제적 지위에 있기 때문이다.
왕이 현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의 바로 직전 전임자인 양제츠는 외사공작위원회에서 판공실 주임을 맡고 있는데 왕후닝 정치국 상무위원이 위원으로 있기는 하나 일상업무를 관장하기 때문에 외교 방향 결정에 관한한 시진핑 주임과 보다 더 직결되는 위치에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외사공작위원회 판공실 주임 자리는 천안문 사태 당시 덩샤오핑 군사위주석과 수석 부주석인 상임 부주석 아래의 부주석으로 있었으나 군권의 실권을 지녔던 양상쿤 국가주석의 동생 양바이빙 해방군 총 정치부장이 담당하던 비서장이 군사위에서 한 역할과 같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현재 중국 외교의 간판이 왕이라면 그의 상위에서 중국 외교 조타실의 언더 리더 역할을 맡고 있는 이가 양제츠다.
이번 홍콩 민주인권법과 미국 하원의 위구르 인권 결의안에 대해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을 겨냥하여 비난하는데 왕이를 제치고 양제츠가 나선 것은 중국 지도부가 인권의 파괴성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소련 해체를 놓고 미국이 소련과 무기경쟁을 통해 소련 경제를 파탄나게 했기 때문이라고 흔히 말한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소련이 헬싱키 협정에서 미국의 인권 공세의 칼을 칼집에서 빼어들 기회를 막는 장치를 충분히 마련해 두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하기도 한다.
중국 지도부는 한반도 중거리 미사일 배치와 같은 북풍전략도 극히 우려하지만 그보다도 중국의 인권을 문제 삼는 햇볕정책을 더 위험시하고 있다.
왕이보다 격을 높여 양제츠로 하여금 인권공세 맞불을 논 것은 그 까닭이다.
중국은 중국의 배꼽인 티베트를 통한 인권공세에는 충분히 단련되어 있다.
하지만 중국의 명치인 홍콩과 뒤통수인 신장 위구르 지역을 겨냥한 인권공세에는 '인권 연변'의 시도의 첫술로 긴장하고 있는 것이다.
천안문 사태 직후 '화평연변'을 막았고 세기 전환 시기에 '파룬연변'도 제압하는데 성공했으나 세 번째의 햇볕 쬐이기인 '인권연변' 가동에 중국 지도부는 처음부터 잔뜩 긴장하고 있는 모습이 역력하다.
<스위프트-류야저우-버크왈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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