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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今天歷史-1월5일] “불꽃 하나가 초원을 불태운다”
"초원을 불태운다."
▶ [오늘의 단상] 초원에 불티하나......
영국 공산중국 승인, 덩샤오핑 군사위 부주석 겸 인민해방군 총참모장에 임명, 장제스 연합국 중국전구 최고사령관 취임`
1930년 1월 5일 징강산(井岡山)의 마오쩌둥(毛澤東)이 혁명 근거지 구축에 회의적이었던 린뱌오(林彪)에게 보낸 편지에서 ‘불꽃 하나가 초원을 불태울 수 있다(星星之火 可以燎原)’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1927년 4월 12일 국민정부 북벌군 총사령관 장제스(蔣介石)의 상하이 반공 쿠데타홍군을 창설하고 도시 중심의 폭동을 일으켰으나 실패했다.
도시 노동자 중심의 폭동이 실패하자 마오쩌둥은 징강산에서 농촌혁명 근거지 수립에 진력하였다. 마오의 이러한 방침은 여전히 도시 중심의 무장폭동을 주장한 당내 좌(左)파와 근거지를 버리고 유격활동을 전개할 것을 주장하는 세력-‘우경 기회주의’로 지칭됐다-의 도전에 직면했다. 후자를 대변하는 인물이 바로 린뱌오였다.
린뱌오는 강력한 적의 공격에 농촌 혁명근거지를 유지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유격활동을 통해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며 전국 각지에서 군중공작이 활기를 이루어 전국 무장봉기가 가능해질 때까지 기다리자고 하였다.
이에 마오는 이를 ‘비관주의’라고 비판하고 린뱌오에게 편지를 보낸 것이다. 편지 내용은 훗날 『마오쩌둥선집(毛澤東選集)』 제1권에 ‘성성지화 가이요원(星星之火 可以燎原)’라는 제목으로 수록되었다.
마오는 편지에서 혁명을 이룩할 수 있는 주관적 역량은 취약하지만 반동계급의 일체 조직(정권, 무장, 당파 등)이 취약한 낙후지역에서는 충분히 자립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한 점의 불꽃이 초원을 불태울 수 있듯이’ 현재의 작은 역량을 급속도로 발전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마오는 편지에서 농촌으로 도시를 포위한 뒤 무력으로 정권을 탈취한다는 전략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중국의 이론가들은 이를 마르크스주의의 무장정권탈취 이론에 있어 중요한 발전이라고 평가했다.
프랑스 대혁명 때 산악당의 중도파 로베스피에르가 우파의 당통과 좌파인 수평파의 에베르를 단두대에서 목을 자르고 혁명의 주도권을 잡았던 것처럼 징강산의 마오쩌둥은 당내 우파 린뱌오를 설득하고 리리싼 노선의 참담한 실패에도 불구하고 그 기조를 고수하는 좌파인 '28인의 볼셰비키'와 장정 과정에서 이론투쟁과 권력투쟁을 벌여 승리, 즉 좌우파 이론의 '참수'를 통해 중국 공산혁명의주도권을 장악했다.
‘불꽃 하나가 초원을 불태울 수 있다(星星之火 可以燎原)’라는 마오의 이 글귀가 그의 '와신'을 상징한다면 장제스의 '상담'은 '무망재거(毋忘在莒)'이다.
▶카이로선언과 추억...장제스(蔣介石)와 무망재거(毋忘在莒)
린뱌오는 마오의 전략에 일생 동안 3차례 반대했다. 그 첫 번째가 여기서 언급한 농촌 근거지 수립 전략이었고 그 두 번째는 한국전 참전이었다.
세 번째는 미중화해를 통해 같은 진영의 소련에 대항하려는 것이었다. 세 번째 대립 과정에서 린뱌오는 쿠데타를 도모하다 실패하고 소련으로 도주 중 의문의 비행기 추락사고로 일가족과 함께 사망했다.
린뱌오는 중국공산당의 무수히 많은 군사 지도자 중에서도 최고로 꼽히는 군사 천재였다. 그러나 그도 마오의 원대하고 상황과 시기에 부응한 적절한 전략에 비추어 보면 '부처님 손바닥 안의 손오공'이었던 셈이다.
중국 공산정권의 붕괴를 염원하며 2001년『The Coming Collapse of China』(한국어로는 『중국의 몰락』이라는 제목으로 뜨인돌에서 번역, 출판되었음)을 쓴 미국적의 화교 고든 창(Gordon G. Chang)은 책의 서문 앞머리에서 마오의 이 말을 인용했었다.
고든 창의 이 저주는 과거 '다윗'이었던 중국공산당이 '골리앗'으로 변모한 상황을 지적한 것이다. 초원을 불태웠던 작은 불꽃이 조그만 불꽃에도 바짝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거대한 마른 초원이 되었음을 뜻한다.
고든 창의 시각에서 보면 2014년 말 홍콩에서 벌어진 행정장관 민주 직선을 요구하며 대학생들이 중심이 된 도로점거 농성 시위는 '초원을 불태울 수 있는 작은 불꽃'일 수 있다. 그래서일까 중국 당국은 이에 지극히 민감하게 대처했다.
2014년 그 불티는 잠재워졌으나 5년 뒤인 2019년 6월 다시 홍콩에서부활하여 간헐적으로 홍콩 전역을 휩쓰는 대규모 시위를 일으키고 있다.
올해 1월 신정에도 홍콩 전 인구 7백만 중 1백만 명이 참가한 것으로 추산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불티는 이제 불길이 되었고 초원을 집어삼킬 기세다.
현 중국 지도부는 이 불길이 더 확산하지 못하도록 고심 중이다.
마오쩌둥 시절 '백가쟁명 백화 제방' 운동을 곧바로 반우파 투쟁으로 전환시켰던 일, 덩샤오핑 시절 웨이징성의 '제5 현대화' 주장에서 비롯된 민주의 벽 운동을 탄압하고 또 천안문 민주화 시위를 유혈 진압한 일은 같은 맥락의 응수다.
노벨 평화상 수상자 류샤오보에 대한 탄압 역시 같은 맥락의 '불꽃 하나'에 대한 민감한 반응이다. 이는 후진타오 시대부터 시작, 시진핑 시대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중국공산당은 홍과 전으로 갈리고 좌파와 우파로 나뉘어지지만 요원을 불태울 불티에 대해서는 이처럼 맥락이 같은 대응을 보여오고 있는 것이다.
1942년 = 장제스(蔣介石)가 충칭(慶)에서 중국전구(中國戰區) 최고사령관에 취임했다.
앞서 미국 루스벨트 대통령은 1941년 12월31일 영국과 네델란드 정부의 동의를 얻어 장제스에게 정식으로 중국전구 설치를 제안했다.
루스벨트의 제안은 중국전구의 최고사령관이 중국 군대와 함께 태국, 베트남, 버마에서 활동 중인 연합국 군대를 통할 지휘하고, 영국의 인도군 사령부와 미국의 태평양 사령부와 상호 협력하여 대일전을 수행하자는 것이었다.
장제스는 1월2일 이 같은 제의에 동의한다는 전문을 보냈고 연합국은 4일 정식으로 중국전구의 최고사령관으로 장제스를 추대하고 총사령부를 설치했다.
이 같은 일련의 사태 전개는 1941년 12월7일 일본에 의한 진주만 기습이 일어나면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전략 구도가 일변한 상황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1840년 아편전쟁이 발발한 이후 이 지역 전략구도는 해양세력이 대륙세력을 침탈 또는 견제하는 것이었다.
서양 제국주의 세력의 중국에 대한 반식민화와 러일전쟁 당시 미영이 손을 잡고 일본을 후원한 것이 이를 상징한다.
그러나 아편전쟁 발발 101년 만에 터진 진주만 기습으로 1차대전 이후 위태롭게 유지돼 온 아시아 지역에서 해양세력 간의 공존이 마침내 깨져 버린 것이다.
수세에 몰린 서구 식민주의 해양세력인 영국과 네델란드는 '어정쩡한 해양 식민세력' 미국과 함께 '아시아의 병자'로 폄하하던 대륙세력인 중국을 끌어 들여 아시아의 후발 식민 해양세력 일본에 대항한 것이다.
1950년 = 영국 공산중국 승인. 영국정부는 국민당의 국민정부 즉 중화민국과의 관계를 단절하고 공산중국 정부 즉 중화인민공화국을 승인했다.
영국은 서방국 최초로 공산중국을 승인한 것이다. 이는 홍콩 식민지를 유지하는데 1차적 목적이 있었다.
마오가 불꽃 하나가 초원을 불태운다'는 말을 한지 꼭 20년 만의일이다.
하지만 중국과 영국이 대사를 교환하는 정식 외교관계 수립까지는 다시 22년을 기다려야 했다.
한국전에서 군사적 적대관계가 된 영국은 어정쩡한 관계를 유지하다가 1972년 3월13일 공산중국과 대사를 교환하기로 합의하고 타이베이의 주대만 총영사관은 폐쇄했다.
미국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한지 보름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다.
서방국 중 가정 먼저 공산중국과 수교한 나라는 프랑스이다. 프랑스는 1964년 1월27일 중국과 수교했다.
샤를 드골의 제3공화국의 프랑스였다. 우파 지도자로서 공산중국을 인정한 것처럼 미국에서도 진보주의 대통령보다 보수적이며 매카시스트로까지 의심받은 강경 반공주의자 닉슨 대통령이 공산 중국과의 화해로 수교의 물꼬를 텄다.
1975년 = 덩샤오핑(鄧小平)이 중공중앙에 의해 중공중앙 군사위 부주석 겸 인민해방군 총참모장에 임명되었다.
문화대혁명 초기 국가주석 류샤오치에 이은 '제2호 주자파'로 실각했던 덩샤오핑은 1973년 2월12일 복권되었으며 1년11개월만에 실병 지휘 최고 지도자가 된 것이다.
이 임명은 인민해방군 내의 린뱌오 추종세력을 완전히 정리하기 위한 목적에서 이루어졌다.
린뱌오는 1971년 쿠데타를 꾀하다 사망했으나 문화대혁명 기간 그가 군부 내에 박아 놓은 추종자들이 여전히 위협세력으로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마오쩌둥은 이 일을 수행할 적임자로 국공내전 당시 인민해방군 제2야전사 정치위원으로 군 내부의 인맥을 꿰뚫고 있던 덩샤오핑을 임명한 것이다.
린뱌오는 제4 야전사 사령원을 역임했다.
덩샤오핑의 총참모장 임명 다음날인 8일부터 10일까지 개최된 10기 2중전회에서 덩은 당 부주석 및 정치국 상무위원에 선출되었다.
이해 2월5일에는 군사위 판공실이 폐지되고 군사위 상무위가 설치됐으며 군사위 상무위원에 예전잉(葉劍英), 왕훙원(王洪文), 덩샤오핑, 장춘차오(張春橋) 등 11명을 선출했다.
군사위 상무위는 예전잉이 주재하도록 했다. 마오는 군부통제를 위해 덩에게 힘을 실어 주면서도 군 경력이 없고 군에 문외한인 4인방 세력을 군사위 상무위에 참여시켜 덩을 견제하고자 하였다.
2중전회 뒤이어 열린 전인대 이후 덩샤오핑은 저우언라이(周恩來) 총리가 암 투병으로 인해 병석에 눕자 마오쩌둥(毛澤東)의 지지 아래 저우가 담당해 온 중앙의 일상업무를 총괄하게 되었다.
덩샤오핑은 이후 문화대혁명 기간 중에 파괴된 공업, 농업, 교육, 과학기술 분야의 시스템을 재건하는 데 전력을 기울인다.
마오의 묵인 하에 덩에 의해 추진된 이 일련의 정돈(整頓) 작업으로 중국의 경제는 하루가 다르게 달라지게 된다.
이해 상반기 전국공업총생산은 15% 증가했으며 강철 생산량은 1974년 2100만 톤에서 2400만 톤으로 늘었다. 농업 총생산도 1974년에 비해 4.6%가 성장했다.
위기감을 느낀 4인방 세력은 이해 말‘덩샤오핑 비판, 우경화 경향에 반격(批鄧, 反擊右傾飜案風)’ 운동을 전개하며 덩을 견제하기 시작했다.
이런 정치적 소용돌이 속에서 1976년 1월8일 저우언라이가 사망하면서 양측의 대립은 마침내 폭발했다.
같은 해 4월7일 덩샤오핑이 3번쨰로 실각했다. 4월4일 청명절을 맞아 천안문 광장에 헌정된 저우언라이 추모 화환을 4인방 세력이 철거한데서 비롯한 4월6일의 반4인방 천안문 청명절 시위 때문이었다.
그러나 5개월 뒤인 이해 9월9일 마오쩌둥이 사망했으며 다음달인 이해 10월6일 4인방이 축출되기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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