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 20/02/16 22:50



[今歷단상-1월23일]역사기억 남북·미중 방식·선전스타일

올해(2020년) 1월23일은 미국 정보함 푸에블로 호가 북한에 의해 원산 부근 동해의 공해상에서 피랍된지 52 주년이 되는 날이다.

올해 3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혁명 수비대의 해외 공작을 전담한 쿠두스 사령관 거셈 솔레이마니를 3일 이란이아닌 이라크에서 드론 공격으로 제거한 직후 이란과의 전면전 위기가 고조 되자 미국이 공격을 받으면 이란 내 군사 및 문화 유적지를 망라한 '52 곳'을 보복 파괴하겠다고 경고했다.

'52'란 숫자는 1979년 이란 주재 미국 대사관이 점거됐을 때 억류됐던 외교관 등 직원들의 숫자다.

공교롭게도 ''52'란 숫자는 대사관과 마찬가지로 미국의 주권이 미치는 공해 상의함정의 승조원들이 적군 포로가 되는 미국 사상 최초의 그리고 전무후무한 치욕적 사건일 발생한 것을 상기시키지 않을 수없는 숫자이기도 하다. 이 사건이 발생한 해는 올해 52년 전 1968년이다.

'트럼프의 52'는 매직적 효과를 가져왔다. 이란은 미국이 군사적으로 응전할 수 있는 보복을 하지 않았고(아니 못했고) 북한 푸에블로호 피랍 52주년이 되는 당일인 오늘까지도 트럼프에 대해 '신년 선물'을 보내지 않았다. '크리스마스 선물' 불발사태가 해가 바뀌면서도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아직까지는.

북한은 '남한은 미국의 51번째주'라는 비난을 퍼부으면서 부지불식간에 '52'를 연상시켰고 남한의 종북 세력은 해리 해리슨 주한 미국대사의 콧수염을 거론하며 참수 퍼포먼스를 펼쳤다.
이는 '어게인 1968'과' 다시 한번 1979년'의 이중적 바램이 아닐 수 없다.

극좌 친북세력은 지난해 미국대사 관저의 담장을 넘어 들어가며 '우리도 1979년이란 젊은이들의 기습'을 본받을 수도 있다는 점을 충분히 과시했다.

미국문화원 방화, 서울 미국문화원 점거 등 전력을 축적한 반미세력이지만 '솔레이마니 참수' 이후 퍼포먼스 단계를 벗어나지는 못하고 있다. 아직은...

이틀 전인 1월21일은 북한의 대남 첫번째 참수작전'이 시도된지 52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북한은 이후 동작동 국립묘지 현충문 폭탄 설치 기도와 1974년 문세광 대통령 저격 시도 사건 등 방법을 달리한 참수작전을 가동했으나 모두 실패했다.

그러나 북한의 참수작전 도발은 이에 상응한 보복을 받지 않으며 회를 달리 할 때마다 성공에 근접해 갔다.

1968년 1월21일에는 대통령가족이 거주하는 청와대 부근까지 침투했고 1974년 8월15일에는 박정희 대통령이 연설하는 단상에 근접하여 조준 저격했다. 그 결과 영부인 육영수 여사가 피격 사망했다.

전두환 대통령 버마(현 미얀마) 방문 때인 1983년 10월9일에는 아웅산 묘지에 폭발물을 설치, 전 대통령의 목숨을 노렸으나 또 다시 실패했다. 그러나 서석준 부총리와 이범석 외무장관 등 정부 서열 3,4위의 고위직 인사들을 비롯한 외교사절 17명을 폭사시키는데 성공했고 군 서열 2위인 이기백 합참의장을 중상시켰다.

3차례에 걸쳐 시도됐을 만큼 북한의 집요한 참수작전의 목표이던 박정희 대통령은 엉뚱하게도 측근 중 측근인 김재규에 의해 시해됐다.

북한 입장에서는 차도살계借刀殺計)가 뜻밖에 성공한 것이다. 아니 적의 칼과 오른팔로 참수작전을 성공시킨 셈이 되어 버렸다.

북한 첫 번째 참수 공격인 1.21사태 52주년이 되는 그날 바로 사흘 뒤인 올해 24일 설날 연휴를 맞아 한국 톱스타이자 미남배우이며 또한 글로벌 스타이기도 한 이병헌이 김재규로 분한 '남산의 부장들'이란 영화가 개봉되었다.

북한의 대남 참수작전을 환기하는 방식이며 다른 한편으로는 북한이 의도하지 않은 차도살계 성공의 미화가 중첩되어 있다.

이는 1968년과 1979년을 중첩 상기시키는 문화게릴라 전으로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

그러나 트럼프의 '52매직'으로 이란도 북한도 트럼프의 견문발검(見蚊拔劍)에 움츠리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또한 참수가 아닌 요참(腰斬) 전략의 구사로 이란과 북한의 빅브라더와 지도부가 모두 떨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그런 가운데서 역사의 진실을 왜곡 미화하는 선전선동 방식으로 문화게릴라 공세는 계속되는 것이다.

다음은 지난해의 단상이다. 중국의 역사 기억법을 함께 비교하여 보기 위해 덧붙였다.

[今歷단상-1월23일] ‘평양 모란’의 도쿄 로즈 신드롬

문재인 대통령이 중국을 국빈방문한 2017년 12월13일은 일본 침략군이 당시 중국 수도 난징에서 대학살을 벌인지 80주년 기념일이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베이징을 비우고 기념식 참석을 위해 난징으로 갔다. 그러나 기념식에서 국가주석의 치사는 없었다.

난징대학살 80주년 기념행사를 주시하였을 일본 정부에게는 장광설보다도 강한 임팩트를 주었을 것이다.

베이징에 있는 리커창 총리는 "베이징을 떠나 있다"라는 '새빨간 공개 거짓말'을 하고 국빈 부부가 남의 집에 도착한 첫날 저녁 '혼밥'을 먹도록 만들었다.

한국 새 대통령의 취임 첫 방중이자 국빈 방문이 시작된 날과 각골난망(刻骨難忘)하는 치욕의 기념일이 겹친 날 중국 최고지도부는 '친구가 먼 곳에서 찾아오니 어찌 기쁘지 아니한가'보다는 치욕을 '뼈에 새겨 잊지 않는다‘는 자세에 무게를 실었다.

미국은 일본의 진주만 기습으로 침몰한 전함 애리조나호를 침몰한 상태대로 진주만 해저 바닥에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의 "진주만을 잊지 말자"는 선언은 미국과 일본이 세계에서 미국과 영국 못지않은 강고한 동맹 관계를 이룩하고 있는 이 시점에도 견지되고 있다.

수심이 깊지 않은 진주만 해안 바다 속에 잠겨 있는 애리조나 전함의 선체는 하늘에서 보면 그 선박 형태 그대로 알아볼 수 있을 정도다. 애리조나호 침몰 부근에 세워진 진주만 기념관은 매년 100만명이 찾고 있다.

필자가 1991년에 '일본의 미국 경제 기습' 타이틀의 특집기사를 준비하면서 1942년 진주만 기습 당시 침몰한 상태 그대로 보존한 애리조나호의 항공촬영 사진을 접하게 되었다.

당시는 일본이 경제면에서 미국을 추월할 기세등등한 시기여서 미일 관계의 갑을관계 역전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착시 현상이 지배적인 때였다.

특집기사가 1면 머리에 오르면서 애리조나호 항공촬영 사진은 머리기사에 붙여 크게 게재됐다.

미국의 과거 기억방법이 모두에게 새삼 눈비비며 다시 바라보게 한 사진이었다.

2018년 1월21일은 북한 124군 부대의 청와대 기습도발 사건이 벌어진지 50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이날은 공교롭게도 북한 현송월 모란봉 악단 단장이 방문한 날이었다.

평창올림픽 공연행사 사전답사 명목으로 온 이 '북녀(北女)'에 '남남(南男)'은 사죽을 못쓰는 자세였다. 방송은 하루 종일 도배됐고 1.21 사태는 묻혔다. 아니 지워졌다.

북한 체제 선전요원은 대박을 터트렸다. 문재인 정부가 끌어 주고 남의 방송들이 밀어주는 가운데 말이다.

현송월은 하루 전 방문하겠다는 당초의 약속을 중단과 번복을 통해 남측을 초조하게 만들어 분위기를 고조시킨 뒤 1월21일에 내려왔다.

2000년 6월15일에 남북 공동선언이 발표됐는데 그날은 바로 1년 전 북한의 처참한 패배로 끝난 1차 연평해전이 일어난 날이었다.

1차 연평해전은 1주년뿐만 아니라 6.15 기념식으로 인해 10년 이상 망각이 강요됐다.

북한의 요구로 김대중 대통령의 방문 일자가 하루 늦춰진 점을 상기하면 현송월의 방남 지연도 의도적 인상이 짙다.

태평양 전쟁 당시 일본 가미가제 공격보다 미군의 사기를 크게 떨어트렸던 것은 '도쿄 로즈'의 선전 방송이었다.

'평양 모란'의 선전 효과는 '도쿄 로즈'를 연상하게 한다.

태평양 전쟁 뒤 도쿄 로즈는 단죄됐다. 당사자인 일본계 미국인에 대해 죄를 물을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사면에는 인색했다. 그의 사면은 냉전이 끝난 뒤에서야 이루어졌다.

미국은 'Forgive' 보다 'not Forget'에 방점을 찍는다.

'평양 모란'이 스포트라이트를 받던 2018년 1월23일은 미국에 치욕을 안긴 푸에블로호 사건 50주년이 된 날이었다.

'평양 모란'이 남쪽 청와대를 비롯하여 곳곳에서 만개하였을 때 워싱턴에서는 어떠한 기분이었을까.

<스위프트-류야저우-버크왈드>

2020/01/24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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