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 21/09/25 00:03



[걸리버記實-9월15일] 궐석 뮌헨회담과 다윗의 돌물매

북한이 15일 아침 6시57분 평양 순안 부근에서 탄도 미사일을 발사했다.

미사일은 오전 7시5분 일본 열도 홋카이도 상공에 진입, 오전 7시6분에는 일본 영공 지역을 벗어났고 태평양 상 해역에 낙하했다.

합동참모본부의 1차 발표에 따르면 미사일 최고 고도 770여 km, 비행거리 3700 km으로 추정됐다.

이번 미사일 발사는 지난달 29일 화성 12형 중장거리 탄도 미사일을 발사한지 17일 만이다. 그 때 역시 평양 순안 부근을 발사 지점으로 하였으며 일본 열도 상공을 통과 태평양 상 해역에 떨어졌다.

6차 핵실험을 감행한지 12일 뒤이고 유엔 안보리가 중국과 러시아도 참석하여 만장일치로 북한을 겨냥한 2375호 결의안을 통과시킨 지 사흘 만이다.

결의안은 석유 수출 30% 감축(원유는 현 수준 동결 휘발유를 포함한 석유제품 중단)과 북한 송출 해외 근로자 동결을 핵심으로 하였다.

일본 측은 비행거리가 8월29일 발사한 것에 비해 늘어난 점을 들어 대륙간 탄도 미사일 (ICBM)급 화성 14형 미사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하였다.

북한 미사일은 국정원이 6차 핵실험 후 국회 보고에서 예측한 대로 그동안 자주하던 고각 발사가 아닌 수평으로 비행하도록 발사하여 비행거리를 늘렸다. 그 비행거리는 북한 지역에서 괌까지의 거리 3,20km을 넉넉히 넘는다.

따라서 이번 미사일은 '때리는 시어머니' 미국과 일찌감치 '시어머니'에 달싹 붙어 합세해 온 '시누이' 일본을 겨냥한 것이다.

그러나 미사일 발사의 선전효과 표적은 다름 아닌 북한이 볼 때 '말리는 시늉만 해오다가' 9월3일을 계기로 '때리기'에 가세한 '큰 시누이' 즉 한국 좀 더 구체적으로 문재인 정부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14일(현지 시간)에 보도된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전술핵 한국 배치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며 한국 독자 핵무장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인터뷰 내용이 전해지기 바로 앞서 통일부에서는 800만 달러 상당의 북한에 대한 인도적 차원의 지원을 검토하고 있는 중이라고 발표했다.

모두가 옷깃마저 더욱더 조이는 거센 북풍이 몰아치는 와중에 햇볕과 남동풍이 아닐 수 없다.

전술 핵 배치는 1991년 남북 공동으로 세계에 선언한 이래 우리 정부가 보수건 진보건 간에 예외 없이 지켜온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파기 시키는 것이다.

2006년 북한 핵실험으로 북한이 명백하게 이를 파기한 이후 보수적 정부가 두 번이나 세워졌음에도 이 원칙은 견지됐다.

또한 한국 독자 핵무장은 문 대통령이 언급한 대로 동북아 핵 도미노는 말할 것도 없고 범세계적 핵 도미노 현상을 불러일으킬 것이 분명하다.

물론 최종 결정은 신중해야 하지만 북한의 핵 질주를 제동 걸기 위해 중국과 러시아를 적극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카드'까지 이처럼 '광속'으로 테이블 아래로 버릴 필요는 전혀 없었다.

더군다나 북한은 우리 정부가 '촛불 정권'으로 바뀐 뒤 머리를 발바닥까지 굽힌 자세로 끈질기게 대화를 촉구했으나 '투명 인간' 취급을 하지 않았던가.

이런 상황을 배경에 깔고 보면 이는 네빌 챔벌린이 아돌프 히틀러 없이 '궐석 뮌헨 회담'을 연 셈이다.

제2차 세계대전 발발 1년 전 결국 '태풍의 눈'이 되긴 하였지만 대전의 두려움을 유럽 대륙 상공에서 걷히게 만들었던 시기를 연 뮌헨 회담의 설계자는 '성스러운 여우( Holy Fox)' 란 별명의 영국 외상 핼리팩스 경이었다.

문재인 정부의 '성스러운 여우'는 6차 핵실험 후에도 줄기차게 대북 유화론을 주장하는 문정인 외교특보가 아닐까.

히틀러의 '쥐데텐란트는 마지막 영토 요구‘와 같은 북한 측의 유화 몸짓, 예를 들어 '미사일 발사 모라토리엄' 등을 기대하며 '선제 뮌헨 회담'을 상대가 궐석인 채로 열었던 것은 아닐까.

김정은의 대답은 '초광속' 속도로 나왔다. 그리고 말 대신 행동이었다. 탄도 미사일 발사였다.

한국시간 16일 오전 6시에 접한 CNN 뉴스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인터뷰는 허리케인 뉴스 다음번으로 아주 비중 있게 처리됐다. 문 대통령의 핵심 발언을 우리말 그대로 살리는 편집을 했다.

이로부터 불과 40분 안팎 시간 뒤 북한 평양 부근 순안에서 탄도 미사일이 발사됐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또 한 번의 국제적 왕따를 감수하면서까지 한 문재인 대통령의 유화 발언에 전혀 감동받지 않았다. 완전 묵살했다.

'말리는 시늉'하다가 '때리기'에 앞장 선 행동만 기억하며 발사 스위치를 누르도록 지시한 것이다.

갈 데까지 간 중증 사디스트는 마조히스트 파트너가 거의 죽음에 가까운 목조르기도 견뎌내면 더욱 강하게 목을 조르는 '사망유희'로 치닫게 된다고 한다. 의도하지 않은 살인까지 벌어진다는 이야기다.

이제 북한의 미사일 발사 도발로 뉴스에서는 문재인 인터뷰는 뒷전으로 밀렸다. 아니 사라지기조차 하였다.

대통령 취임 이후 지지도 고공 행진을 유지했던 '탁현민 매직쇼'가 펼쳐질 멍석 위에서 김정은이 주역을 차지하고 군중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이다.

문 대통령은 주연에서 조연으로 아니 엑스트라로 밀려났다고 보아야 한다.
하지만 남북 선전전의 또 다른 관객을 상대로 한 승패는 섣부르게 판단할 일이 아니다.

김정은과 그를 아바타로 하고 있을지도 모를 북한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 4인방은 선전전의 연출자이며 동시에 대응 선전전의 '초광팬' 관객이기도 하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 직후 우리 군은 인계철선 작동하듯 미사일 발사로 응징 훈련을 했다고 한다. 며칠 전 벙커 파괴용 타우루스 미사일 훈련에 이은 것으로 평양을 겨냥한 것인데 대단히 성공적이었다고 한다.

골리앗과 다윗의 이야기에서 첫 부분의 주역은 골리앗이다. 그러나 골리앗은 무기 한 번 써보지도 못하고 다윗의 돌물매 공격에 목을 내주어야 했다. 강가의 조약돌에 급소를 맞아 죽은 것이다.

적을 죽이는데 머리끝부터 발바닥까지 모든 세포를 죽일 수 있는 능력을 갖출 필요도 없다. 정확하게 급소만 맞히면 된다.

북한의 핵무기는 쓸 가능성이 0%에 수렴한다.그렇지만 우리의 평양 겨냥 미사일 사용 가능성은 전쟁 발발 시 100%에 수렴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사드 파업을 하다가 막판에 과감하게 이를 설치했다. 그와는 다른 모습이었다.북한은 이런 문재인의 야누스적 측면을 간과하고 있는 것 같다.

어느 순간 전술 핵 배치 용인 고려, 독자 핵 무장 연구 등의 말로 판을 뒤집을 가능성은 사드 전례로 볼 때 충분히 있다.

문 대통령이 ‘모셨던’ 노무현 전 대통령은 그의 집권 초기 '검사와의 대화'에서 "이제 막 가자는 거지요"란 말 한마디로 수세적인 판을 단번에 되찾았다.

사드 배치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회심의 승부수였다. 평양 주석궁 사무실 표적 미사일 훈련은 김관진 전 안보 실장의 작품이다.

정적과 그 참모의 작품을 빌린다 해도 사용하여 성공하면 최종 사용자의 공이 된다.

두 가지의 길이 있다.

한 곳에는 불가역적 국제 왕따 아니면 질식사 직전까지 견디려는 마조히스트.

다른 한편의 길은 골리앗이 무기를 내려놓아야 하는 백발백중 돌물매 명중의 다윗 아니면 막판 뒤집기를 성공하는 한판의 승부사다. <스위프트-버크왈드>

류동희 차이나워치 대표 2017년 9월15일

2021/09/15 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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