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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今天動向-12월10일] ‘삼손’의 ‘미친개’와 마셜의 추억
해리 해리스 미국 태평양 사령관은 8일 일본 NHK와 인터뷰에서 (미국) 대통령이 바뀌더라도 미일동맹의 강고함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일본 자위대와 미군이 협력을 확대하여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함께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해리스 사령관은 그가 현재 가장 전념하는 위협은 북한 핵 문제라고 강조했다.
해리스 사령관은 버락 오바마 1기 행정부 말 2012년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주도로 추진되기 시작했고 2기에서 발전시킨 '아시아로 중심축 이동(Pivot to Asia)' 전략 현황을 상기하며 차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도 변함 없기를 기대하는 입장을 드러냈다.
'재균형 ( Rebalancing )'으로도 부르는 '중심축 이동' 전략에 따라 2015년 4월 말 미일 방위협력 지침 개정으로 일본 자위대의 군사 활동 강화와 활동 영역 확대 등 미일동맹을 질적으로 강화하였다.
지침은 미일동맹의 행동 반경을 기존의 주변 지역에서 전 세계로 넓히고 대 중국 억지력을 노골적으로 강화하는 내용으로 요약된다.
남중국해의 인공섬 구축을 통해 태평양 열도 방어선의 제1선을 돌파하는 교두보를 마련하고자 하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이 남중국해에서 해상 군사활동을 적극화한 것 역시 '중심축 이동' 전략의 구현이었다.
2016년 8월 초 한국과 미국이 사드 주한 미군 배치에 합의하고 이해 11월 말 한일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GSOMIA) 체결한 것도 직접적인 이유는 북한 핵 위협이지만 역시 '중심축 이동' 전략의 큰 틀에 의해 이루어졌음을 부인할 수는 없다.
이로써 한미일 삼각 군사협력 체제의 밑변인 한일 군사교류가 느슨하게나마 이어진 것이며 이의 전략적 최대 불이익 국가는 중국이다. 아직 느슨하고 불완전하지만 일단 한미일 세 꼭지점이 실선으로 연결된 한미일 삼각 동맹 체제가 겨냥하는 곳은 중국이다.
'중심축 이동' 전략을 요약하면 미국 자신과 동맹국의 군사 지원과 역량을 재배치 강화하여 대륙국가 중국의 태평양으로 돌파를 막아 세계 전략의 최대 경쟁자를 대륙 연안 해역에 묶어두자는 것이다.
트럼프 차기 행정부의 군사전략 변화를 보여주는 리트머스 시험지는 국방장관 인선이다. 2000년 말 퇴임을 앞둔 민주당 빌 클린턴 대통령이 공화당 조지 부시 대통령 당선에도 불구하고 북한 방문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않았다.
그러나 부시가 도널드 럼스펠드를 국방장관으로 인선하자 즉각 북한 방문 포기를 발표했다. 자신의 대북한 유화책이 매파 럼스펠드에 의해 뒤집어질 것이 분명해졌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국방장관으로 제임스 매티스 전 중부군 사령관(66)을 지명했다. 매티스는 고교 졸업 후 해병대에 사병으로 복무하고서 제대 후 워싱턴 주 센트럴 워싱턴 대학에서 학군 장교를 거쳐 다시 해병 장교로 임관하여 4성 장군에까지 올랐던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평생 독신으로 '군과 결혼했다'라는 말이 가능한 그는 '미친개( nad dog )'라는 외에 '수도승( monk )'이라는 또 다른 별명도 갖고 있다.
트럼프 첫 국방장관으로 매파가 지명된 사실은 중국 견제, 동맹국과 동맹 강화라는 '중심축 이동' 전략의 지속 가능성에 일단 무게를 두는 선택으로 판단된다.
강한 카리스마의 매티스는 '미친개'라는 험악한 별명에도 한국전 이후 미국이 배출한 가장 탁월한 전투 지휘관이자 전략가로 평가되고 있다.
2차 대전 당시 아프리카 전선에서 독일의 롬멜을 패배시켰으며 유럽 전선에서 항상 앞선 전진으로 영국 몽고메리 원수에게 열등감을 안겨준 조지 패튼에 비견된다.
매티스는 2003년 이라크 침공 시 바그다드 진공이 더디다며 휘하 지휘관을 현장에서 교체하였다. 패튼이 전쟁 공포증에 떠는 심약한 사병을 보고 격분, 자신의 손으로 직접 두들겨팬 일화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게 한다.
또한 이라크 사담 후세인이 이란 이라크 전 때 마음에 들지 않은 현장 지휘관을 즉결 처분한 무지막지한 행동을 연상케 하기도 한다.
매티스의 이런 행동은 '미친개'라는 별명을 안겼지만 추종자에게는 '매티즘Mattism(매티스의 이념)'이라는 용어와 함께 그를 '살아있는 전설'의 존재로 추앙하게 했다.
매티스는 소장 책이 7000권에 이르는 독서광으로 셰익스피어, 성경에서부터 손자병법에 이르기까지 독서 범위가 광범위하며 중요 대목을 줄줄 외고 인용할 정도라고 한다.
당연히 군사 분야에서 독서 또한 전문적이다. 남북전쟁 영웅 율리시스 그랜트의 전기를 비롯해 전 세계의 전쟁사를 꿰고 있어 군사전략 사상가에 가깝다는 평이다.
이점 역시 패튼을 연상하지 않을 수 없다. 패튼은 전투만 잘하는 장군이 아니었다. 그는 독일의 롬멜과 구데리안 소련의 투하체프스키 그리고 프랑스의 드골과 마찬가지로 기갑전략을 창시한 전략가였다.
우리는 인천 상륙작전을 지휘한 맥아더를 미국 최고의 장군으로 여기고 있으나 미국인은 패튼을 최고로 간주한다.
조지 C 스코트가 오마 브래들리 장군 역의 칼 말덴과 함께 공연한 영화 '패튼 대전차 군단'을 통해 1970년대 우리도 그의 면모를 뒤늦게 접했다.
매티스 인선을 통해 또한번의 '신전 파괴자'로서 트럼프의 면모가 유감없이 발휘됐다.
매티스가 내년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인사 청문회를 통과하여 정식으로 국방장관이 된다면 이는 66년 만의 첫 장성 출신 국방장관이다.
그는 2013년 군문을 떠났다. 현역에서 퇴역하고 7년이 경과한 뒤라야만 국방장관에 임명할 수 있다는 규정도 위배하고 있다.
다만 이 규정은 별 문제 없이 개정될 것으로 미국 언론은 보고 있다.미국에서는 군의 문민통제 원칙 때문에 장성 출신 국방장관을 임명하지 않는 관행을 지켜왔다.
장성 출신은 도리어 국무장관에 임명되는 경우가 만다. 조지 마셜, 알렉산더 헤이그와 콜린 파월이 그 예다.
국방장관으로는 경영학 전공자가 많다. 맥나마라, 브라운 그리고 와인버거 등이 대표적이다.
매티스에 앞서 장성 출신으로 국방장관을 지낸 인물이 조지 마셜이다. 2차대전 때 육군 참모총장을 역임한 그는 1947년~ 1949년 국무장관을 역임한 다음 국방장관을 지냈다.
그는 1950년에서 1951년 9월까지 국방장관으로 재직했다. 한국전 기간이다. 마셜은 중국과 아주 인연이 깊다. 국무장관에 앞서 트루먼 대통령 특사로서 국공내전 중재에 나섰으나 실패했다.
한국전 당시 한국전 최종 승리를 위해 만주 폭격을 통해 중국으로까지 확전해야 한다는 주장한 맥아더를 트루먼 대통령이 해임하는데 최종 캐스팅보트 역할을 했다.
마셜은 국공협상 조정 과정에서 장제스를 압박, 국공 내전 발발을 지연시켜 중공군이 만주에서 소련군의 최신 무기로 무장할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을 벌게 해 국공내전에서 국부군 패배에 결정적 한 몫을 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한국전에서도 공산 중국과의 협상 쪽으로 몰았다. 트루먼과 마셜은 3차대전을 막았다고 자위했으나 미국은 첫 승리하지 못한 전쟁으로 한국전을 끝마쳤다.
공산 중국은 막대한 인적 소모를 감수하면서 서세동점 이후 처음으로 해양세력이 또 다시 압록강을 넘지 못하도록 저지하는데 성공했다.
마셜은 유럽 부흥계획 즉'마셜 플랜'으로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유럽에서 '귤'은 중국에서는 '탱자'였다. 마셜은 외교관으로서도 또 국방장관으로서도 적어도 중국을 다루는데 실패했다고 평가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다.
마셜은 '마셜 플랜'에서 보듯 유럽 중시주의자였다. 중국 문제의 문외한은 아니었지만 국부군에 대해 군벌로 간주하는 부정적 시각을 갖고 있었고 또한 공산군에 호의적이었다.
그는 마오쩌둥을 공산주의자가 아니라 토지 개혁가로 여겼다. 국무성 내 친중공적인 '스틸웰 그룹'의 강력한 영향 하에 놓여 있었다.
매티스는 이라크전 참전과 중부군 사령관으로 현역을 마친 사실에서 보듯 중동지역 전문이다. 그는 오바마 행정부의 이란 핵 협상 타결에 부정적이다. 이란의 핵 개발 중단이 아니라 일시정지일뿐이기 때문이라는 판단에서다.
이런 시각에서 일단 북한 핵 문제에 한층 강경한 자세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매티스는 마셜 경우에서처럼 중국에 대한 이해가 아주 깊다고 볼 수 없다.
마셜 이후 첫 장성 출신 미국 국방장관이 되는 '삼손의 미친개'는 중국을 다룸에 있어 어떠한 모습을 보일까.
<盲瞰圖子>
류동희 차이나워치 대표 2016년 12월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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