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今天動向-12월20일] 시진핑의 ‘트럼프 경제 간보기’ 중국 당정이 내년도 경제 정책 방향을 정하는 중앙경제공작회의가 14~16일 열렸다. 중앙경제공작회의는 11월 또는 12월 중에 개최한다. 혹시 올해는 미국에 대통령 선거가 있는 해여서 예년보다 늦춰진 것이 아닌가하여 이전 몇해 동안의 개최 시기를 살펴 보았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모두 금년처럼 12월 중순에 소집했다. 경제공작회의는 미국 대선전에서 중국제 수입 제품에 대해 일괄적으로 45%의 관세를 물리겠다고 공언하고 중국이 환율을 조작하고 있다고 비난한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되었기에 내외의 비상한 주목을 받았다. 페막 후 신화통신이 발표한 공작회의 내용의 요점은 다음과 같다. -재정정책을 한층 적극적으로 시행하여 경제 성장 원동력 부족을 메꾼다. -온건하며 중립적인 통화정책 지속으로 위안화 안정을 유지한다. -부동산 시장 억제로 자산 거품을 방지하고 금융 리스크를 회피한다. -철강과 석탄 등 공급 측면의 구조조정을 강화한다. - 기업의 차입 축소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기업 세금부담 경감과 채무 주식화도 진행한다. 일단 개최 시기나 발표 내용을 보면 미국 대선을 전혀 의식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설사 힐러리 클린턴이 당선했다 하더라도 똑같이 나왔을 '마이 웨이식' 모범 답안 내용이다. 트럼프의 중국 겨냥 발언 강도에 비해 보면 공작회의 발표 내용은 소금을 따로 듬뿍 털어 넣어야 할 정도로 맛이 너무 밋밋하다. 트럼프가 12월 들어 충격적인 '투 차이나' 카드를 던지고 이를 대선 이후에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환율 문제에도 연계할 수 있다는 시사를 하는 등 대중 경제에 관해서도 '태산 명동'식의 행보를 하고 있다. 이에 비하면 중국의 반응은 '서일필' 식이다. 물론 중국의 발표는 물위에 드러낸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 분석가들은 공작회의에서 트럼프의 환율 공세에 대한 논의가 깊숙이 이루어졌을 가능성과 19대(중국공산당 제19차 당대회)가 열리는 내년도의 성장률을 어떻게 정할 것이냐하는 문제를놓고도 치열한 논쟁이 벌어졌을 것으로 본다. 리커창 총리는 고용과 성장을 중시하고 있다. 반면 시진핑의 최고 경제브레인 류허(劉鶴) 당 중앙 재경영도소조 판공실 주임은 구조 개혁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류허는 '전두환의 김재익'과 같은 역할을 시진핑에게 하는 인물이다. 지난 5월 리커창과 류허는 경제정책 방향을 놓고 공개적으로 충돌했다. 류허는 당 기관지 인민일보에 '권위있는 인사'라는 익명 아래 인터뷰를통해 리커창 총리의 경제 상황 인식과 정책을 조목조목 비난한 것이다. . 이는 마치 후진타오 집권 1기 말 원자바오 총리와 '상하이방 황태자'로 불린 천량위(陳良宇) 상하이시 서기 간에 균형 성장과 '부익부 불균형 성장'론 간 논쟁을 연상시킨다. "서로 책상을 두드리며" 살벌하게 벌어졌던 논쟁은 2006년 9월 천량위의 실각으로 원자바오의 균형성장론이 승리했다. '총리와 '권위있는 인사' 사이 논쟁은 지난 11월 18기 6중전회에서 시진핑이 '핵심' 지위를 부여받음으로 인해 '권위있는 인사' 쪽으로 기울어진 모양새다. '핵심'이 '경제차르'의 지위마저 총리로부터 접수해버린 여러 조짐이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제공작회의에서 성장과 구조 조정을 함께 강조하고 있는 것은 '핵심'과 '권위 있는 인사'가 뒤로 물러선 것으로 판단된다. 두루뭉실한 '내전 중지'는 트럼프 당선이 불러 일으킨 '외환 예고' 때문이다. 내년에 벌어질 것이 분명한 미중 환율 대전은 중국에 심각한 도전이다. 7일 중국 당국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11월 말 현재 중국 외화보유액은 3조515억 달러였다. 전월 대비 691억 달러가 줄었다. 5개월 연속 축소된 결과다. 이로 인해 2011년 3월 이래 5년8개월 만에 최저치다. 2014년 4조 달러에 달했던 중국 외환 보유고가 2년 사이에 1조가 빠진 것이다. 비율로는 25% 감소했다. 중국의 적정 외화보유액은 2조8000억~ 4조2000억 달러로 보고 있는데 어느새 하한 경계선까지 접근했다는 이야기다. 이처럼 외화보유액이 줄어들고 있는 이유는 중국 당국이 환율 방어를 위해 시장에 달러를 매도하고 위안화를 사들이기 때문이다. 그 결과 중국의 미국채 보유가 가파르게 빠지고 있다. 미국 재무부가 15일 발표한 국제자본수지 통계에 따르면 10월 말 시점에 중국의 미국채 보유액은 1조1157억 달러로 1조1319억 달러의 일본에 1위 자리를 내주었다. 중국은 2015년 2월 만년 미국채 보유 세계 1위 자리를 지켜왔던 일본을 제친 이래 1년8개월 동안 1위 자리를 고수하다가 다시 일본에 추월당한 셈이다. 중국은 경제공작회의에서 내년에도 환율 안정을 유지하겠다고 밝힌 이상 트럼프의 환율 조작이란 비난에도 불구하고 외환보유고를 덜어내는 방식을 감수하면서라도 환율 방어에 계속 나설 가능성을 보여주고있다. 중국의 이런 환율전 대응은 양날의 칼이다. 외화보유액이 적정선 이하로 축소하면 금융 위기를 불러 올 수 있다. 그러나 반면에 미국채 매도로 미국에 대한 레버리지를 강화할 수도 있는 탓이다. 미국 연준은 12월 기준 금리를 인상하였고 내년에도 3차례 올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중국 내 투자 자금 이탈로 외화보유액 더욱더 급속도로 줄어 둘 수 있다. 중국도 이를 의식, 외국 자금의 이탈을 방지하는 조치를 취했다. 이는 시장경제화 방향으로 나아가다 유턴하는 것이다 중국이 미국채 보유 1위 지위를 내준 것은 일본이 미국채를 더 사드렸기 때문이 아니라 중국이 일본이 매도한 양 보다 더 많이 미국채를 줄였기 때문이다. 중국의 미국채 매도 카드는 미국의 아킬레스건을 겨누는 탈이 될 수도 있다. 중국의 입장에서는 트럼프의 '너죽고 나살자'도 받아 들일 수 없지만 그렇다고 너도 죽고 나도 죽자 '도 피해야 한다. 그래서 공작회의를 통해 일단 트럼프 환율 공세에' 밋밋한 간보기'로 대응했는지 모른다. <盲瞰圖子> 류동희 차이나워치 대표 2016년 12월20일

▶ 2021/12/20 2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