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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今天動向-12월28일] ‘玩火’의 카운터 ‘바티칸’과 ‘랴오닝’
중국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차기 대통령과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합작한 '투 차이나' 퍼포먼스와 관련, 대만에 대해 카운터펀치를 휘둘렀다. 물론 정타는 아니다. 그러나 공기를 매섭게 갈랐다. 소름이 돋게 한다.
허공을 가른 연속 펀치는 '바티칸 복교 카운트 다운'과 '항공모함 랴오닝함 시위 기동'이다.
중국 최초 항공모함 랴오닝과 미사일 구축함 3척, 미사일 호위함 2척으로 구성된 중국 함대는 25일 오전 10시께 오키나와섬과 미야코지마(宮古島) 사이 미야코해협을 통과해 서태평양으로 진입했다.
이는 중국 항모가 중국이 전력 전개의 목표선이자 대미 방위선으로 설정한 '제1열도선( 第一列島線, 島連線: Island Chains)을 사상 처음으로 돌파했다는의미를 갖는다.
중국 항모전단 서태평양에서 훈련을 실시한 뒤 미국이 '아시아로의 중심축 이동(Pivot to Asia)' 전략을 추진한 이후 전 세계 해양 중에서 가장 뜨거운 바다가 되고 있는 남중국해로 항진했다.
이러한 항모전단 기동 중에 대만섬을 근접하여 지나갔다.
랴오닝 항모전단 25일 밤 대만과 필리핀 사이 바시해협에 도착했으며 26일 오전 9시(한국시간 10시)께 대만섬 최남단에서 남쪽으로 150km 떨어진 해역을 통과한 것이다. 분명한 무력 시위이다.
물론 이 기동은 미국과 일본 그리고 대만과 남중국해를 둘러싼 아세안 각국 모두에 대한 세 과시이다. 그러나 대만을 제외한 상대에게는 '나비처럼 날았고' 대만에 대해서는 '벌처럼 쏘았다. 대만 공군 전투기는 크리스마스날 대응 비상 출격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차이잉원이 도발한 '하나의 중국' 흔들기에 대한 응징이다.
프랑스 공영 라디오 RFI는 랴오닝 항모전단이 대만섬 옆구리를 근접 시위 항진하던 바로 그 26일 중국과 바티칸이 곧 수교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1951년 중국과 바티칸은 단교했다. 중국 공산 정권이 교황의 불가침 고유 권한인 주교 서품을 중국 당국 자체적으로 시행하였기 때문이다.
이후 중국에는교황이 서품한 주교들이 이끄는 카톨릭 지하 교회와 중국 당국의 관제 카톨릭 교회가 병존했다.
중국이 개혁개방된 후 중국과 바티칸의 복교 뉴스가 잊을만 하면 나오곤 하였으나 성사되지 못했다.
중-바티칸 복교 뉴스는 '혹시나'로 시작하여 '역시나'로 끝나는 윤회를 반복하는 대표적 중국 기사였다. 주교 서품권을 어느쪽도 양보하지 않아서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복교 성사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크다. 주교 서품권을 두고 중국 당국과 바티칸 간에 베트남식 타협이 이루어졌다는 소식이 중국 관변 인사로부터 흘러나오고 프란치스코 교황의 지극히 이례적 행보가 손뼉을 맞추듯 이어진 탓이다.
RFI은 중국 인민대학 국제관계학원 왕이웨이(王義桅) 교수를 인용해 중국과 바티칸이 복교의 최대 걸림돌인 주교 임명과 관련해 베트남 방식을 채택할 것이라고 전했다.
베트남과 바티칸은 2010년 수교 협상에서 표면적으로는 교황이 주교를 서품하지만 실질적으로 베트남 측이 주교를 먼저 인선하는 방식으로 타결을 보아 복교를 실현했다.
중국 당국이 주도하는 제9회 중국 천주교 대표대회가 26일 닷새간 일정으로 베이징에서 개막했는데 프란치스코 교황이 예년과 달리 (바티칸이 서품한) 주교에 대회 불참을 요구하지 않았다.
이런 정황은 중국과 바티칸의 복교가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는 인상을 갖기에 충분하다.
1992년 초 아프리카 니제르공화국을 놓고 양안이 벌인 치열한 외교전이 대만의 승리로 끝나자 이해 8월 중국이 곧바로 한국과의 수교로 대만에 카운터 펀치를 날린 사실을 상기해 볼 필요가 있다.
바티칸과의 복교에서 겉으로 드러난 사실과는 별도로 중국 측이 적지 않은 양보를 했다고 생각한다. 시기가 시기이기 때문이다.
트럼프-차이잉원 10분 통화로 '투 차이나' 카드가 던져졌을 때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대만의 '조그만 장난'이라고 말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중국지도부는 판을 크게 만들지 않고 넘어가려는 자세였다.
대만도 이 같은 자세에 부응했다. 차이 총통의 남미 방문 길에 뉴욕을 들르지 않겠다고 말했다 트럼프와 만나는 '더 큰 장난'을 하지 안겠다고 아예 스스로 못을박은 셈이다.
'벼랑 앞에서 말고삐 당기기(懸崖勒馬)였다.
그렇지만 중국이 항모 무력시위 기동에 바티칸과의 복교 카운트다운 뉴스를 동시에 곁들인 것을 보면 대만의 '하나의 중국' 흔들기 '장난'을 더는 '조그만 장난'으로 간주하지 않겠다는자세가 읽힌다.
'불타 죽을 수 있는 위험한 불장난(玩火自焚)'으로 규정하기 시작했다는 말이다.
<盲瞰圖子>
류동희 차이나워치 대표 2016년 12월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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