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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今天動向-1월26일]脣全齒痛→脣亡齒全...‘블랙 스완’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가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해가 바뀐 뒤 상대적으로 조용한 듯 보였던 한반도가 설날을 계기로 다시 긴장 국면으로 접어들 조짐이다
한국에서는 탄핵 정국으로 국제 정세의 소용돌이를 ‘강건너 불구경하듯’ 한다. 하지만 세계 곳곳에서 태풍이 밀어닥칠 기세에 긴장하고 있다.
우리도 태풍의 한 중심 지역이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태풍의 눈 속에서 '신선놀음'의 승패에 정신이 팔려있다.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르다가는 우리의 운명 결정 과정에서 구한말처럼 '왕따'가 될 우려도 없지 않다.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은 2월 초 그의 취임 첫 해외 방문국으로 한국과 일본을 선택했다.
아직 공식 발표된 것은 아니다. 일본 언론 보도에 따르면 내달 2일부터 1박2일간 한국을 방문하고서 3일에는 일본을 찾는다.
한국에서는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제( 사드) 배치 일정이 역점 논의 될 것으로 보인다.
새 행정부 첫 국방장관의 첫 해외 순방국이 유럽과 중동이 아닌 아시아라는 것은 전례가 없다.
물러난 민주당 버락 오바마 행정부와 20일 출범한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상전(桑田)과 벽해(碧海)다. 거의 모든 분야에서 상전벽해 식으로 정책이 뒤집어지고 있으나 안보 전략 측면에서 아시아 중시 정책은 일치하고 있다
트럼프는 대선에서 치열하게 맞붙었던 힐러리 클린턴이 국무장관으로 재임 중 닻을 올려놓았던 '아시아로 중심축 이동 (Pivot to Asia)‘ 정책은 그대로 인계한 셈이다.
25일 중국 외교부 정례 브리핑에서 사드 문제가 거론됐다. 외교부 대변인은 한국인 피아니스트 백건우와 성악가 조수미의 중국 공연이 취소된 것이 한국 정부의 사드 배치 결정에 대한 보복이 아니냐는 질문에 알지 못한다는 식으로 두루 뭉실 부인하면서도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관심에 유의해야 한다고 분명하게 주문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직면한 군사전략적 주요 현안은 북한 핵 문제외에도 남중국해 인공섬 문제 , 이란 핵 합의 그리고 미군의 폴란드 주둔에 따른 러시아와 관계 재설정 등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퇴임 직전 마지막으로 취한 안보 관련 결정에 따라 미군 1개 여단이 폴란드에 주둔하는 조치가 이루어졌다.
미군 여단장은 폴란드 주둔 첫 일성에서 "우리는 전쟁을 막으려 이곳에 왔다. 그러나 당장 오늘이라도 싸울 수 있다"라고 말했다.
오바마 전 행정부와 트럼프 새 행정부는 러시아와 냉탕과 온탕처럼 상반된 자세이다. 하지만 미군이 2차 대전 이후 처음으로 러시아의 영토 턱 앞에 주둔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오바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크림 반도를 군사력을 앞세워 병탄한 이후 동구권 국가들이 미국에 군사지원을 요구했으나 러시아와 관계를 고려, 이에 미온적이었다.
그러나 퇴임하는 마당에 친러적인 트럼프에 불안감을 느끼는 동구권의 전방에 '인계철선'을 설치하도록 함으로써 '트로이 목마'의 선물을 안겨 준 것이다. 그러니 미러 관계는 전략적으로 아직은 패감 교환 수준이다.
이란 문제 역시 마찬가지다. 중부사령관 출신인 매티스 국방장관 등 트럼프의 안보담당자들은 대선 기간 이란과 핵협정 재검토를 공언했지만 이란은 협정의 충실한 이행을 거듭 천명하면서 미국 새 행정부와의 충돌을 피하고 있다
남중국해는 미국 새 행정부 출범 이전부터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중국 첫 항공모함 랴오닝이 세밑과 연초에 걸쳐 남중국해에서 훈련을 마치고 칭다오 기지로 귀환한 뒤 미국 항모 칼빈슨함이 그리로 향했다.
동태평양을 관할하는 3함대가 서태평양 괌 기지를 모항으로 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이는 7함대가 관할해온 중국과 러시아 인접 서태평양 지역에 새로운 항공전단이 추가로 상주한다는 이야기다.
중국이 군함 척 수에서 만큼은 조만간 미국을 앞설 것이며 트럼프 행정부는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 이후 아들 부시 때 잠깐 늘었던 것을 제외하면 지속적으로 감소되었던 군함 척수를 다시 늘이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냉전 시기 소련 레오니드 브레즈네프 집권 기간 태평양 지역에서 벌어졌던 양 초대강대국의 해군력 경쟁 재현을 예고한다.
남중국해의 중국 인공섬을 두고 행동과 말은 시간이 지날수록 양국 모두에서 거칠어지고 있다.
북핵 문제를 살펴보자.
중국은 26일 북한의 핵무기 제조에 이용될 수 있는 광범위하고 세세한 금수품목 명단을 발표하고 즉시 시행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어느 때 어느 곳이든 대륙간 탄도 미사일(ICBM )을 발사 할 수 있다고 위협하고 장거리 미사일 발사 실험 조짐을 보이는 북한에 대해 설을 앞두고 던진 강력한 이례적 경고다.
한국에 대해서 사드 배치 반대 여론이 설을 통해 확산하기를 바라며 던진 압박카드이기도 하다. 또한 매티스 국방장관의 방한을 앞둔 맞불이다.
북한은 24일 ICBM을 1만km 떨어진 미국 본토의 어느 곳 어느 때에도 쏠 수 있다고 호언했다. 김정은의 명령을 기다리고 있다며 시험발사 미사일을 요격한다면 전쟁도 불사하겠다고 엄포를 쏴댔다.
김정은이 ICBM개발이 완성단계라고 신년사에서 주장한 뒤 이를 펌프질하는 발언이 반복되자 중국은 외교부를 통해 한반도 안정을 위협하는 발언과 행동을 하지 말라"고 외교 수사학적으로 점잖게 나무랐다. 그러자 나온 것이 노동신문 보도다.
북한이 '막가자'는 식으로 이렇게 나오자 26일 중국의 핵관련 품목 금수 조치가 나왔다.
앞서 22일에는 중국군은 한반도에 가까운 랴오닝성 선양(瀋陽)에 있는 로켓군 기지에 최신형 레이더를 설치해 북한의 ICBM 동향을 감시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홍콩 중국인권민주화 센터는 중국 로켓 전문가가 제공한 로켓군 동태 자료를 인용해 선양 쑤자툰(蘇家屯)에 주둔한 로켓군 51기지에 고성능 레이더 중대를 새로 배치해 북한의 ICBM 발사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같은 날 홍콩 명보는 중국이 사정 1만4000km인 핵탄두 탑재 ICBM 둥펑-41을 동북지방 헤이룽장 성에 이미 배치된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김정은이 신년사에서 ICBM 개발이 완성 단계에 근접하고 있다고 주장하자 미국이 기다렸다는 듯이 미사일 방어체제( MD) 체제의 핵심 축 시설인 X밴드 레이더를 한반도 인근을 향해 이동시키기 시작한데 대한 전략적 대응 배치인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일단 순망치한(脣亡齒寒)이라는 인식 아래 취해진 행동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후 중국의 북한에 대한 태도와 조치를 살펴볼 때 중국이 '입술을 유지하려니 이빨이 고통스럽다(脣全齒痛)'의 인식으로 바뀌었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다.
ICBM 감시 체제가 궁극적으로 감시하는 미사일에 대한 요격에 있다는 점을 주의하면 중국에 의한 북한 미사일 요격 가능성을 아주 배제할 수 없다.
북한 미사일에 가장 가까운 수도는 서울이지만 베이징이 도쿄보다는 더 가깝다. 북한 핵 미사일은 중국에게도 위협이 된다는 이야기다.
중국의 최고 전략가들은 세계 전략의 대국적 판단에 따라 '입술을 망하게 하고 이빨을 유지하자(脣亡齒全)'를 염두에 두고 있는지도 아주 배제하기 힘든 움직임이다
미국 한 고위 장성은 북한 핵위협에 대해 '블랙 스완'이라고 지칭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은 백조'는 나타날 가능성이 거의 없지만 일단 출현하면 재앙적 파국을 초래할 것이라는 의미다.
미국도 북한을 기존의 '쓸모 있는 악한' 인식에서 '블랙 스완'으로 바뀌고 있는지도 모른다.
우리가 '신선놀음'에 푹 빠져 있는 동안 중국과 미국 모두 한반도 전략에서 코페르니쿠스적 패러다임 전환을 하고 있을 수 있다.
<盲瞰圖子>
류동희 차이나워치 대표 2017년 1월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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