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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今天動向- 2월15일]김정남 피살과 트로츠키 암살 데자뷔
김정남 북한 최고지도자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이 13일 피살됐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북한 공작원으로 추정되는 젊은 여성 2인조에 의해 독침 또는 미상의 독극물 스프레이 공격을 받고 병원 이송 도중 사망했다. 암살자들은 공항 밖 택시를 타고 도망쳤다.
김정남은 김정일의 장남이었으나 눈 밖에 나 후계자의 위치에서 일찌감치 밀려 났으며 김정일 생존 시부터 북한을 떠나 베이징, 마카오 등 외국을 전전했다.
3남인 김정은이 후계자에 오르자 김정남은 여러 차례 암살 표적이 되었다. 최고 권력에 대한 최고 위협으로 간주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13년 12월12일 고모부이자 김정은 체제하에서 2인자로 군림한 장성택이 처형되면서 김정은에 대한 그의 권력 위협 잠재력은 급속도로 떨어졌다.
장성택은 김정남과 김정은 사이에서 누구를 후계자로 삼는 문제를 놓고 저울질을 하다가 김정일 뜻을 좇아 김정은을 선택했다. 김정일이 2011년 12월 17일 급사한 뒤 김정은 체제가 확립되는데 절대적 역할을 하였다.
그러나 보험용으로 김정남을 보호한 중국과 지나치게 가깝고 부지불식간에 '태상왕' 처신을 일삼다가 죽고 만 것이다.
'이후 '뉴스 메이커'라기 보다는 '가십'대상으로 취급되던 김정남이 갑작스레 김정은에 의해 제거된 것이다.
김정남의 암살 일시는 여러 가지로 의미를 갖는다.
북한이 중거리 탄도 미사일 2발을 동해안으로 실험 발사한 다음날이다. 아버지 김정일의 생일 사흘 전이다. 또한 한국으로 망명한 이종사촌 이한영의 20주기를 이틀 앞둔 날이기도 하다.
이한영은 한국 망명 뒤 북한 최고위층 속살을 낱낱이 폭로한 책을 출간하는가 하면 TV 출연 등 통제 불능할 정도로 자유분방한 생활을 하다가 남파된 북한 공작원의 권총 저격을 피하지 못했다.
한국 당국은 행동 자제를 경고하는 차원에서 그에 대한 경호를 느슨하게 했는데 이한영은 김정일과 평양에서 친분을 믿고 또한 안보차원의 비밀을 알지도 또 털어놓지 않았기 때문에 위해를 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고 한다.
김정남도 자신이 더 이상 김정은의 위협 대상이 아닌 만큼 설마 죽이기까지 하겠느냐는 이한영식 방심을 했는지도 모른다.
김정남 암살과 관련 국정원은 김정남은 김정은으로부터 '언제든지 기회가 포착되면 즉시 제거를 실행하라'는 내용의 '항시 명령(STANDING ORDER)' 대상이라고 국회 정보위에 보고했다.
따라서 북한이 이 시점에서 김정남을 암살한 의미를 찾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마침내 기다리던 기회가 왔으니 공작원들이 집행했을 뿐이라는 뜻이다.
위협되지 않는 존재를 제거하라는 지시를 내린데 대해서는 김정은이 '편집광적 성향'이라는 설명이 덧붙여졌다. 장성택에 대한 무자비한 처형 방식과도 맥이 닿아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시기와 행동이 정교하게 설정되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한동안 조용하던 북한이 2월12일 중거리 탄도 미사일 두 발을 쏘아올린 것은 다목적이었음을 충분히 살필 수 있다.
북한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미국에서 양국 정상회담을 갖는 일정에 맞추어 동해로 낙하하는 시험 발사를 했다.
과거 북한은 미국 독립 기념일과 월드컵 결승전 시간대에 미사일 발사 실험을 한 적이 있다. 그때 대단한 선전효과를 거두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트럼프와 아베는 북한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별도의 추가 기자회견을 가져야만 했다.
아베는 북한을 강력히 비판하고 트럼프는 일본 뒤에 미국이 있다고 추임새를 넣었다. 북한과 김정은이 성공적인 존재를 과시한 셈이다.
또한 미국과 중국에 대한 ‘간보기’로도 설계한 발사 실험은 존재감 과시에는 ‘대성공’이었으나 트럼프와 시진핑(習近平)의 태도를 누그러뜨리려는 의도에서는 ‘대실패’였다.
‘북극성 2호’는 중거리 미사일이었기에 일본 열도를 넘어가지 않았다. 미사일 발사 실험 하루 후 방송 보도에서 이동식 발사대를 사용했으며 대기권 실험에도 성공을 거두었다고 하였다. 이는 대내용이고 대외적으로는 아직 ICBM까지는 이르지 않았다는 보여주기다.
트럼프와 시진핑이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해서 타협했듯이 북한 밀어 붙이기에서 톤 다운을 기대하는 뒷걸음이었다.
하지만 트럼프와 시진핑은 기대와 정반대로 나갔다
트럼프는 캐나다 총리와의 회담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대단히, 대단히"를 연발하면서 북한에 대한 강경 자세를 취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중국 관영 신문 환구시보와 글로벌 타임스는 연달아 북한 미사일 발사가 중국의 전략적 이해에 손해를 끼친다고 언명했다. 한반도 사드배치에 명분을 주었다는 지적도 했다
북한 김정은 정권은 이번 간보기를 통해 미중이 '북한 정권 레짐 체인지'에 동조하고 있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그래서 'standing order'의 집행이 필요했는지 모른다.
스탈린은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하던 1940년 8월 멕시코에 망명 중이던 레온 트로츠키를 암살했다.
트로츠키 세력은 국내에 남아있지 않았으나 스탈린은 물과 불의 관계인 나치 독일과 한 해 전 불가침조약을 체결한 관계로 당내 반발 있을까봐 신경이 곤두선 상태였다.
‘영구혁명론’을 주창해, ‘일국 사회주의론’의 스탈린에게는 대안적 존재인 트로츠키가 살아있다는 것이 스탈린으로서는 몹시 불안했다.
결국 스탈린은 미남계를 이용, 트로츠키 곁에 접근한 암살범에게 제거 집행을 명령한 것이다.
트로츠키가 현실적 위협 세력이든 아니든 간에 트로츠키는 제거되어야 했다.
김정남도 실질적 위협 세력이 아니라 해도 김정은의 대안적 존재로 오랫동안 거론됐기 때문에 미중 사이에 레짐 체인지 공조의 기미가 보이자 즉각 제거 집행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盲瞰圖子>
▶기[外信Essais] 구(舊) 트로츠키와 신(新)트로츠키 2010/10/16 15:46
류동희 차이나워치 대표 2017년 2월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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