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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今歷단상-4월2일] 불법도박 이젠 가래로는 못막아
한중수교 1년 뒤인 1993년 6월 산둥성의 한 도시를 베이징 주재 한국 기자단 일행으로 취재 방문했을 때 그곳 시장이 특파원 단을 위한 연회 자리에서 마약을 빼놓고 모두 열겠다고 말했다.
불혹 전후의 연배인 그 시장은 거무튀튀한 구리빛 얼굴에 눈빛이 형형하였고 배석한 대부분 연장자인 시 고위 간부들을 눈초리 하나로 꼼짝 못하게 제압하였다.
마약과 함께 3대 사회악 범죄를 구성하는 매춘과 도박도 허용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냐는 질문에 그 시장은 잠깐 뜸을 들이더니 법을 지키는 한도에서는 그런 관련사업도 허용할 수도 있다라고 '우문현답'을 하였다.
카리스마 넘치는 호방한 시장에 기죽어 있던 최연장 시간부가 한국 기자단들에게 식사와 술을 권하면서 화제를 돌렸다.
광둥성과 산둥성의 다른 연해 도시와는 달리 내륙에 위치한 도시의 시장으로서 한국을 포함한 외국기업의 진출을 갈망하는 마음에서 한 말인데 더 이상 오버하지 않도록 노련하게 제지한 것이리라.
중국에는 마약, 도박과 매춘을 사회악 3대 범죄 한 묶음으로 지칭하지만 마약범죄는 아편전쟁의 트라우마 탓 때문인지 살벌하고 철저하게 단속하고 강력하게 엄벌하지만 도박과 매춘 산업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느슨한 편이다.
3대 범죄를 모두 불법화하고는 있으나 도박의 경우에는 도박 행위 모두를 범죄 행위로 보지는 않는다. 이점에서 도박은 마약과 매춘과 구별된다 하겠다.
홍콩에 주재할 때 식당에서 중국인들이 식후 마작을 하면서 식탁을 두드리는 패의 소리가 이곳저곳에서 경쟁적으로 귀를 따갑게하여 당혹했던 경험이 생생하다.
홍콩에서 뱃길로 한두 시간 거리에 위치한 마카오는 도박으로 먹고 사는 곳이다. 당연히 도박산업은 합법적이다.
중국에 주재할 때 마약사범들을 공설운동장 같은 곳에 일반인들을 모아 놓고 공개처형했다는 뉴스 사진들을 심심치 않게 보았다.
마약사범에 대해서는 중국 자국민 뿐만 아니라 강대국 약소국을가리지 않고 강력하게 처벌하기 때문에 우리나라를 포함해 적지 않은 외국인들도 처형됐다.
그러나 도박의 경우 오락과 사행성의 경계가 명확하지 않고 합법과 불법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 역시 엄격하지 않아 보였다.
중국이 경제성장으로 주머니가 두둑해지자 붉은 중국의 해외여행객들은 마카오, 모나코 및 라스베이거스 등 도박 메카에 큰 손님이 되었다.
김정일이 나진 선봉 지구에 카지노 영업을 하도록 하였고 신의주 특구 개발계획도 도박을 즐기는 중국인들의 지갑을 겨냥해서 였다.
하지만 이런 사이 중국의 흑(黑)사회의 불법 도박산업이 팽창하여 중국 당국으로서는 강력한 단속과 처벌을 하지 않을 수 없는 단계까지 이른 것 같다.
인터넷의 발달로 불법도박은 이제 중국 흑사회의 막대한 자금원이 되어가는 양상이다. 중국의 도박산업이 어느덧 마약처럼 중국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암'과 같은 치명적 병으로 성장해버린 듯하다.
<스위프트-류야저우-버크왈드>
류동희 차이나워치 대표 2019년 4월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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