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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今歷단상-5월9일] 중국 국치일과 한 세기만의 역사 반전
중국의 국치일은 5월9일이다. 1915년 중국 정부가 일본의 21개 조 요구를 수락한 날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일본에 강제 병탄당한 것을 두고 그해 1910년 간지에 맞추어 경술국치로 지칭하는 데서 짐작할 수 있듯이 중국인들은 21개조 수락을 나라를 빼앗긴 것에 비견되는 가장 수치스러운 일로 여긴다는 이야기다.
우리나라 국치일은 일제에 의해 강제 병탄당한 날로 잡고 있는데 일자가 좀 애매하다. 병탄 일자는 1910년 8월22일이고 공식 발표된 날은 1주일 뒤인 8월29일이다.
당시 우리나라 수도 서울의 조야는 고관대작에서 바닥 민중에 이르기까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를 지켜본 영국 한 언론은 "신부가 마지못한 표정으로 결혼가마에 올라타듯 한일합방이 이루어졌다"고 적었다.
한마디로 동맹국 일본이 그들이 인도를 집어 삼키듯 조선을 집어 먹는데 조선이 비명다운 비명조차 지르지 않은데 대한 경멸감이 담겨 있는 표현이다.
그 순간 서울의 대한제국 국민은 한마디로 '개돼지' 모습으로 비춰졌다.
물론 그 관찰은 피상적이고 틀렸다. 어쨌든.
위안스카이 중화민국 정부에 대한 일본의 21개조 요구는 중국을 일본의 보호국, 더 나아가 식민지로 만들겠다는 장기적 목표 하에 작성된 것이다.
이는 1905년 대한제국의 외교권을 박탈한 을사늑약(을사보호조약과 사법권과 경찰권을 빼앗고 차관통치의 길을 열어낸 1907년 정미 7조약을 뭉뚱그려 하나로 압축)과 비슷한 것이다.
일본은 서구열강이 감히 생각지도 못했던 중국에 대한 독점적 식민 지배를 꿈꾸었다.
위안스카이가 강압적인 일본의 21개조 요구를 수락한지 만 101 년을 닷새 앞둔 2016년 4월 30일 중국 왕이(王毅) 외교부장은 방중한 일본 외상에게 '4개항 이행 요구'를 제시했다. 일본은 이를 강압적인 것으로 받아들였다.
왕이가 일본에 이행을 요구한 4개 항은 다음과 같다.
첫째 역사를 직시 반성하고 (중국과 대만은 불가분이라는)'하나의 중국'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
이는 2016년 5월20일 대만독립 성향의 차이잉원(蔡英文) 정부 출범을 앞두고 막강 여당이 된 민진당을 중시하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를 압박한 것이다.
두 번째는 중국 위협론과 중국경제 쇠퇴론을 퍼트리지 말라. 이는 중국의 해양 진출을 비판해온 아베 총리를 견제한 것이다.
세 번째로 경제면에서 중국을 대등하게 취급하며 협력을 진행하자. 이는 미국에 일방적으로 의존하지 말아야 한다는 취지로 일본 언론은 이해했다.
4번째 지역과 국제사회 문제에서 중국에 대항하는 마음을 버려야 한다. 이는 중국이 주도로 창설한 아시아 인프라 투자은행(AIIB)에 일본이 불참한 것 등을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 분석이었다.
주일대사를 지낸 왕 부장은 유창한 일본어를 거의 사용하지 않아 무겁고 어색한 분위기가 연출되는 가운데 4개항 요구를 전달했다고 한다.
101년 전인 1915년에는 대륙으로 팽창하던 일본이 중국을 압박했다면 그 101년 뒤 2016년에는 대양으로 뻗는 중국이 일본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이런 자세는 해가 갈수록 강화하고 있다. 역사의 드라마틱한 반전이 아닐 수 없다.▶중국 왕이 외교 ‘4개항 이행 요구’ 파문…일본 ‘불쾌감’ 2016/05/02 21:14
<스위프트-류야저우-버크왈드>
류동희 차이나워치 대표 2019년 5월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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