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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今歷단상-5월16일] 현리전투 미군오판 중공군 기습전략
한국전이 미국이 첫 번째의 '승리하지 못한 전쟁'이 된 것은 당시 민주당의 트루먼 행정부가 유럽에서 소련 침공을 의식, '제한전' 프레임을 너무 일찍 설정하고 또 아주 노골적으로 드러냈기 때문이다.
트루먼은 골수 공화당원인 더글러스 맥아더의 해임이라는 강력한 초강수 정치 이벤트를 통해 너무 일찍 또한 너무 강렬하게 자신들의 전략적 마지막패까지 상대방에게 홀딱 보여주는 치명적 실수를 범했다.
이는 미국 국내 정치적으로는 '시저'가 '루비콘 강'을 건너지 못하도록 해야 하는 불가피한 것이었는데 어쨌든 마오로서는 세계 초강대군이 단지 좀 더 센 '장제스 군'으로 오판적 확신을 갖도록 만들었다.
한반도 허리 중간에서 밀당의 지리한 소모전으로 미국은 마오의 중국과 그 배후에 도사린 스탈린의 소련에 의해 전략적으로 질질 끌려가야 했다.
마오의 공산 중국으로 하여금 허장성세의 '아아큐적 정신 승리'를 오랫동안 또 충분히 선전하고 누릴 수 있는 결과를 만든 것은 미국이 큰 그림의 전략적 오판 외에도 전투 차원의 전술적 오판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전술적 오판의 대표적 사례가 맥아더 해임 1개월 뒤인 1951년 5월 중순의 현리전투다.
펑더화이가 지휘하는 중공군이 한국군의 대병력을 거대한 포대 주머니 속에 끌어 들여 놓은 뒤 좁은 입구를 단단하게 꽉 졸라매는 것에 비유할 수 있는 이 전술은 2차대전 때인 1943년~ 944년 스탈린그라드 전투에서 소련군의 주코프가 구사하던 전략이며 펑더화이가 국공내전 초기 옌안 공방전에서 장제스 군대를 패퇴시킬 때 활용한 전술이었다.
펑더화이는 1950년 말 장진호 전투에서 이미 이 전술을 구사했다.
그러나 주머니 속에 갇힌 미 해병의 퇴로 입구를 졸라매는데 실패하여 도리어 미군은 흥남 철수라는 '영광스러운 철수'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한국군을 겨냥한 현리전투에서 펑더화이는 완전 성공을 거두었다.
이 전투는 장진호 전투에서 '영광스런 후퇴'를 지휘한 미군 지휘관 앨먼드의 치명적 오판이 불러일으켰으나 그 군사적 피해와 징벌을 모두 한국군이 뒤집어 써야했다.
백선엽이 지휘하는 한국군 1군단을 제외한 모든 한국군은 미군 장성의 지휘를 받도록 했는데 '패장은 유구무언' 이라는 병가의 논리에 따라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펑더화이가 이끈 중공군은 상상을 초월한 신속한 기동력을 발휘하였는데 이는 미국과 한국군 모두의 전술적 계산을 뛰어 넘었다.
미군은 한국전 뒤 펴낸 보고서에서 중공군은 농민 출신이며 농사일로 단단해진 그들의 튼튼한 다리때문에 행군 속도에서 가공할 위력을 보였다'를 지적하였는데 아마도 이는 한국전 개입 초기와 현리 전투 등에서 상상을 초월한 야간 및 험악한 산악 지형에서 보여준 행군속도에 감탄한 탓이리라.
자신의 과오는 덮고 동맹군에 모든 것을 뒤집어씌우는 미국의 아전인수식 '평가 악습'은 그때도 구현되었다.
앞서 국공내전 평가에서 장제스군에 모든 잘못을 뒤집어 씌우고 훗날 베트남 패전 평가에서도 남베트남 지도자와 군대에 씌운 논리와도 연결된다.
미군은 이런 가운데서도 내부적으로는 마오쩌둥의 군대에 대해서 그들의 장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괄목상대하였음을 알 수 있다.
현리전투를 계기로 한국전은 군사적으로는 완전히 미군과 중공군간의 싸움이 되었다.
우리 국군과 북한의 인민군은 종속 변수가 되었다.
69년 뒤 동북아의 군사적 움직임에서도 과거의 이런 상황은 재연되는 것이 아닌가. 과거를 다시 한 번 반추해야 한다. 다가올 미래에 과거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 말이다.
‘전사불망 후사지사(前事不忘 後事之師)'.
<盲瞰圖子 >
류동희 차이나워치 대표 2019년 5월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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