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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今歷단상-6월9일] 버린 카드 쓸모 암시 ‘희망 고문’
제갈공명이 오장원에서 병사했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유배 중인 촉나라의 전직 고위관리가 "승상께서 돌아가셨으니 이제 나는 더는 조정에 복귀하지 못하겠구나"며 한탄했다고 한다.
그는 다름 아닌 제갈공명이 직접 내친 인물이었다.
하지만 그는 제갈공명이 인재의 장단점을 두루 꿰고 청탁(淸濁) 불문, 호오(好惡) 불문의 적재적소 인사를 단행하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따라서 재능에 대한 자부심을 지닌 그는 자신에게 언젠가는 기회가 다시 주어질 것으로 기대했던 것이다.
제갈공명은 중용한 이나 배척된 이나 경계한 모두에 두루 희망을 갖게 한 '희망 고문'의 달인이었다.
공명이 숨을 거두기 직전에야 비위와 장완 등 자신의 후계자 이름을 구체적으로 거명한 것이라든가 위연이 공명의 경계를 받는다는 사실을 잘 알면서도 공명이 죽을 때까지 반기를 들 엄두도 못낸 것 등은 이를 대변해준다 하겠다.
제갈공명은 '버린 카드'도 '쓸모 있는 카드'로 관리한 것이다.
현대 중국에서 용인술에 있어 '희망 고문의 달인'은 두말 할 나위 없이 마오쩌둥이다.
1957년 백화제방 운동과 반우파 투쟁이라는 불과 물처럼 상반된 성격의 선전 캠페인을 한달 사이에 얼굴색 바꾸지 않고 수행한 '마오쩌둥의 아바타' 선전부장 루딩이는 1966년에는 '당권파 선두그룹 '으로 가장 먼저 숙청됐다.
루딩이는 공명에 의해 배척되어 쫓겨났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죽음을 가장 안타까워하던 앞서 언급한 인물처럼.
마호 사망 순간까지 '2호 주자파'로 지목되다가 재등용된 덩샤오핑처럼 자신에게도 기회가 주어질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진 것은 아닐까.
류사오치도 펑더화이도 희망 속에서 살다가 갔다. 그들은 희망 고문 속에서 죽음에 이르는 박해와 모욕을 받으면서도 '희망'을 '저주'나 '환멸로 바꾸지 않았을 성 싶다.
마오쩌둥은 '반란기계'이자 '희망기계'였다.
전자는 오작동이 한번도 없었지만 후자에서는 치명적 사고가 있었다. 린뱌오는 위연보다 빨리 행동했으나 위연처럼 갔다. 린뱌오의 등 뒤에서 '목을 벤 마대'는 그의 딸이었다.
<스위프트-류야저우-버크왈드>
류동희 차이나워치 대표 2019년 6월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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