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今歷단상-6월25일]슐리펜 계획과 업그레이드·축소 재연 1차대전 발발 전 독일이 수립한 대전략은 이른바 슐리펜 계획으로 부른다. 이 계획은 프랑스와 러시아 등 양대 적대국으로 선택과 집중 방식을 통해 순차적으로 격파하자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전쟁이 터지면 우선 전력을 집중하여 프랑스로 쳐들어가 신속하게 승리를 거둔 뒤 재편성한 전력을 빠른 기동으로 동부전선으로 이동, 집중시켜 러시아를 격파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 전략은 실패하고 말았다. 개전 직후 러시아의 동원이 독일의 예상보다 훨씬 빨라 동부전선에 병력을 할애하지 않을 수 없었다. 힌덴부르크가 러시아군을 탄넨베르크에서 격파, 섬멸하는데 성공했으나 서부전선에서 병력 집중을 신속하게 할 수 없었다. 집중과 신속기동에서 모두 실패한 독일군은 프랑스의 페탱에 의해 베르덩 전투에서 저지되어 상호 막대한 인명피해를 가져오는 참호전의 늪에 빠져 버린 것이다. 결국 독일은 동부와 서부전선 양면에서 소모전을 지속하다가 패전하였다. 그러나 이 전략 패러다임은 이후 세계 패권을 노리거나 지키려는 초강대국들에게는 참을 수 없는 유혹이었다. 2차대전 당시 아돌프 히틀러의 전략은 '슐리펜 계획'의 업그레이드 버전이었다. 소련과 불가침조약을 맺고 폴란드를 나눠가져 동부전선의 우려를 던 뒤 전력을 집중하여 프랑스를 단기간에 무너뜨렸다. 그러나 히틀러 업그레이드 버전의 슐리펜 계획도 실패로 끝났다. 히틀러는 프랑스 점령 1년 뒤에 전력을 집중하여 소련으로 쳐들어갔으나 나폴레옹과 마찬가지로 동장군에 무릎을 꿇어야 했고 이는 제3제국 파멸로 이어졌다. 소련 이오시프 스탈린의 세계전략은 슐리펜 계획을 유럽 대륙에서 유라시아 대륙으로 확대 적용한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 스탈린은 1948년 6월 감행한 베를린 봉쇄가 실패하자 북한 김일성 정권으로 하여금 한국전을 일으키도록 하였다. 스탈린의 전략에 따르면 친소 공산국가를 한반도에 수립하여 소련 국경을 접하고 전통적인 지역 라이벌인 신생 공산중국을 견제함과 함께 현해탄을 동북아의 도버해협으로 만들어 미국의 상당한 전력을 일본과 태평양 지역에 확실하게 묶어두자는 것이었다. 스탈린은 이후 다시 유럽에서 소련 패권을 도모하자는 것이었다. 그러나 오월동주 하듯이 도쿄의 맥아더와 워싱턴의 트루먼이 신속하게 한국전에 대응, 소련제 탱크를 앞세운 북한군을 낙동강 교두보에서 저지하는데 성공함으로써 '스탈린 스타일의 슐리펜 계획'을 조기 유산시켰다. 냉전 시기 공화당과 민주당을 가리지 않고 미국의 역대 행정부가 선택과 집중 방식으로 유럽과 아시아에서 시간차 동시전쟁을 벌인다는 '스윙전략' 역시 슐리펜 계획을 업그레이드한 것으로 보아야 한 다. 2019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중동의 이란과 동북아의 북한을 상대로 한쪽과는 군사적 충돌을 벌일 것처럼 으르렁거리고 다른 쪽인 협상에 방점을 둔 미소작전을 펼치는 것은 축소판 스윙전략의 구현으로 보이는데 이는 슐리펜 계획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스위프트-류야저우-버크왈드> 류동희 차이나워치 대표 2019년 6월25일

▶ 2022/06/26 23: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