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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今歷단상-6월28일] 중국 특색 정치개혁은 여전히 동면중
1989년 5월15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 대연회장에서 '개혁 총설계사' 덩샤오핑과 '페레스트로이카와 글라스노스트'의 미하일 세르게이비치 고르바초프가 대좌했다.
두 공산주의 대국의 최고 지도자는 공산주의 체제를 개혁해야 한다는데 같은 생각이었고 이를 과감하게 추진 실천, 성과를 거두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그들의 방점은 정반대였다. 고르비는 정치체제 개혁에 중점을 둔 반면 덩은 생산력 확대를 실현하기 위한 경제개혁을 최우선시 했다.
'새로운 장정'의 선봉과 '인간의 얼굴을 한 사회주의' 기수가 마주한 역사적 순간에 인민대회당 앞 천안문 광장은 '민주의 여신상'을 설치한 대학생에 의해 점령되어 있었다. 이 순간 고르비의 방식이 옳은 것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2년7개월 뒤 고르비가 지키려던 소련체제는 붕괴했다.
그로부터 1개월이 채 지나지 않은 1992년 1월 말 덩샤오핑은 '남순강화를 시작했다.
덩의 행보는 소련체제의 붕괴에도 불구하고 중국 사회주의 지속을 위해서는 개혁은 계속되어야 한다는 다짐이었다.
또한 경제 우선의 자신 방법이 역시 옳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한 '새로운 장정'의 부활을 알리는 새 출진이었다.
고르비의 정치개혁의 최종 목표는 경제 재건이었다. 마찬가지로 덩샤오핑의 설계도에는 정치개혁이 자리잡고 있었다. 정치개혁으로 마무리되지 않고는 개혁은 완성되지 못한다는 인식을 지니고 있었다.
선후는 달라도 두 가지 모두 사회주의를 지속하기 위해 불가결한 요소임을 덩도 고르비도 인식하고 있었다니 말이다.
1978년 12월 집권한 덩샤오핑은 경제개혁이 상당한 성과를 거둔 1986년 정치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1987년 말 들어선 자오쯔양 체제는 덩의 지침을 실현하기 위해 당 중앙에 정치체제 개혁 연구실을 설치했다.
이해 1월 후야오방을 학생 시위에 대처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해임한 덩샤오핑이지만 정치개혁은 불가피하다고 판단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1985년 소련 공산당 서기장에 취임한 고르비의 개혁 조치를 지켜본 덩은 순서는 바뀌었으나 정치개혁은 필수적이라고 판단했던 것이다.
하지만 1989년 천안문 사태로 정치개혁 시도는 초동단계에서 치명적 타격을 받고 깊은 동면에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
자오쯔양의 정치 브레인 역할을 수행하던 바오퉁(鮑彤) 정치체제 개혁 연구실 주임은 숙청되었고 7년 동안 옥살이를 해야 했다.
천안문 유혈 진압 후 정치국 상무위원에 오른 리루이환은 삼권분립까지 나갔던 바오퉁과는 분명하게 거리를 두었으나 천안문 시위 이후 정치개혁 빙하기 상황에서도 이의 불꽃을 되살리려 기회 있을 때마다 강조했다.
리루이환은 덩샤오핑의 '허가 받은 반골'이었다. 그는 당내 지도부 모두가 침묵하는 가운데 덩의 장기 미래 설계도에 정치개혁이 있음을 일깨워 주었다.
덩이 추구한 시장경제가 '사회주의 시장경제로 자본주의 시장경제와 차별화한 것처럼 정치개혁도 '중국 특색의 정치개혁'으로 차별화하였다.
덩샤오핑은 사회주의와 마오쩌둥 사상 견지를 핵심으로 하는 4항 기본원칙으로 중국 특수 정치개혁의 한계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남순 강화에서 '좌와 우를 모두 경계해야 하지만 더욱 경계해야 하는 것은 좌다'라고 말했다.
이는 물론 경제에 방점을 찍은 것이나 정치개혁에도 같이 적용된다는 시각에서 보면 정치개혁 논의에도 아울러 힘을 실어준 것이었다.
리루이환은 덩샤오핑 사망 뒤 정협 주석에 있으면서 정협 강화 등을 통한 견제와 균형 방안 등을 제시했다. '서구식 정치와는 다른 '중국 특수의 정치개혁'을 꾸준히 외쳤던 것이다.
리루이환 등 '외로운 목소리'가 은퇴하자 중국 지도부 내에서 더 이상 정치개혁 목소리는 나오지 않았다.
바오퉁은 시진핑 집권 초기 정치개혁에 대한 기대감을 가졌다.
시진핑의 부친 시중쉰은 1987년 1월 후야오방의 해임을 끝까지 반대했다. 그는 더 나아가 '반대 의견 표현을 막지 말아야 한다'는 지론을 서슴없이 피력한 인물이었다.
하지만 시진핑은 아버지가 아닌 마오쩌둥의 방향으로 나아갔다.
시진핑은 '붉은 시황제' 되고자 덩샤오핑-리루이환이 개척해 놓은 길로부터 유턴하여 도리어 반정치개혁 만리장성을 공고히 해나갔다.
그러나 홍콩의 시위는 그 공고한 '만리장성'에 조그만 구멍처럼 보인다.
<스위프트-류야저우-버크왈드>
류동희 차이나워치 대표 2019년 6월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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